2016-05-17
자산운용사들이 대체투자인력을 모시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저금리 와 저성장 여파로 주식과 채권 등의 기대수익률이 하락하면서 대체투자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하지만 자산운용사들 외에도 연기금과 국내 금융사들도 대체투자 인력을 확충하고 있기 때문에 인력을 모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하나자산운용, KTB자산운용 등이 대체투자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먼저 한국운용은 올해 초 김정연 전 하나자산운용 투자1본부장을 실물자산운용본부장(상무)으로 영입했다.
김정연 상무는 대체투자전문 운용회사인 하나자산운용의 설립 멤버로 합류해 2015년 말까지 근무했다. 그동안 기업보유 부동산 유동화, 해외 수익형 부동산, 부동산 담보부 NPL 투자 등 대체투자 부문에서 근무했다.
한국운용은 김정연 상무를 영입하면서 공모형 해외 부동산 펀드를 비롯해 개인투자자들도 투자할 수 있는 대체투자 펀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B자산운용은 대체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하나자산운용 출신의 이학구 본부장과 삼성자산운용 출신의 엄재상 본부장을 각각 부사장과 신설본부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현대자산운용은 해외투자팀이 통째로 메리츠부동산자산운용으로 이동했다. 신준현 전 대체투자본부장을 비롯한 네 명의 매니저가 함께 자리를 옮긴 것이다.
현대자산운용은 빠져나간 인력을 채우기 위해 부동산투자2본부를 신설하고 경력직 펀드매니저 다섯 명을 채용했다.
이처럼 자산운용사들이 대체투자 인력을 확충하는 이유는 부동산 등 대체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115개 자산운용사의 대체투자 자산규모는 지난 12일 기준 87조590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24% 증가했다.
다만 대체투자를 강화하는 기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자산운용사들의 인력 확충은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들의 경우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하면서 대체투자 전문가 모시기에 나섰다.
국민연금은 올해 해외투자를 담당할 인력을 33명 확충하고 향후 4년간 총 172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농협과 수협 등 상호금융사들도 부동산금융 등 외부전문가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호금융 등 대형 기관들의 경우 보수와 인센티브 측면에서 훨씬 대우가 좋기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의 인력 확충을 갈수록 힘들 것"이라며 "특히 해외 부동산 관련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대체투자를 강화하려 해도 사람이 없다"고 귀띔했다.
이재현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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