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4
개인 간 거래(P2P) 대출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대부업의 일종으로만 여겨졌던 P2P 대출이 최근 핀테크 열풍에 힘입어 이젠 선진 금융기법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P2P 대출업체들은 시중은행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하면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13일 P2P 금융 시장을 분석하는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현재 국내 P2P 대출 누적액은 1570억1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393억3000만 원)과 비교하면 5개월 만에 4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P2P 대출 업체 수도 지난해 말 12개에서 5월 말 33개로 크게 늘었다.
차미나 크라우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에는 신용대출뿐 아니라 부동산 등 담보대출 실적까지 급증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P2P 대출 시장 규모가 3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경쟁사라고도 할 수 있는 시중은행과 협업에 나서는 P2P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P2P 업체들은 시중은행을 통해 인지도와 신뢰도를 동시에 얻고, 시중은행은 기존에 흡수하지 못했던 중금리대출 고객을 확보하는 ‘윈윈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국내 P2P 대출 업계가 시중은행과의 협업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전북은행과 P2P 금융 플랫폼 업체인 피플펀드의 협약식 모습. 두 회사는 이달 1일 업계 최초로 ‘은행통합형 P2P 대출’ 상품을 내놓았다. 피플펀드 제공
P2P 금융 플랫폼 업체인 피플펀드는 이달 초 전북은행과 함께 ‘은행통합형 P2P 금융 서비스’인 ‘JB피플펀드론’을 내놨다. 피플펀드가 투자자와 대출자를 모집해 이들을 연결해주는 중개자 역할을 맡고 그 외에 입출금, 대출, 회수 등 기존 은행들이 하던 제반 업무를 전북은행이 맡는 시스템이다. 시중은행이 직접 P2P 금융 업체와 공동으로 상품을 내놓고 영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출 고객 입장에서는 기존 P2P 금융과 달리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게 아니라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는 게 큰 장점이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기존에 카드론이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대출을 이용했던 고객이 JB피플펀드론을 이용해 해당 대출을 갚으면 금리가 내려가는 것은 물론이고 은행 거래 실적이 쌓여 신용등급이 상승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 역시 투자와 대출 계약의 주체가 전북은행이라는 점에서 원금 손실 우려가 줄어들 수 있다. 현재 직장에서 3개월 이상 근무한 근로소득자라면 대출 신청이 가능하며 연 2.99∼23.17%의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최대 3000만 원까지 1년 또는 2년 만기로 빌릴 수 있다.
NH농협은행 역시 P2P 금융 업체인 30CUT(써티컷)과의 제휴를 통해 ‘NH-30CUT론’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신용카드 대출을 이용하던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환 대출 전용상품이다. 대출 승인이 완료되면 농협은행이 카드사에 고객 대신 대출금을 상환해주고 고객으로부터 원금과 함께 기존 대출보다 30% 낮은 수준의 이자를 받는 구조다.
정식 상품 출시는 이달 말로 예정돼 있으며 현재 써티컷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을 받고 있다. 사전 신청자 가운데 대출 승인이 완료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삼성 갤럭시 S7엣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식사권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P2P 금융 업체 중 최초로 지난해 7월 신한은행과 제휴를 맺은 어니스트펀드는 심리분석 등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 중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
'■ 핀테크(P2P)'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동산P2P금융 테라펀딩, 누적대출액 300억 넘어 (0) | 2016.07.26 |
---|---|
한화생명.英최대 핀테크사 앤서미스에 위탁운용. 1000만弗 투자 (0) | 2016.07.26 |
P2P 대출업계 "VVIP 투자자 잡아라" 실적등 신뢰제고로 결국 .기관투자가를 유치해야 (0) | 2016.06.13 |
[삐걱대는 P2P대출]②미국과 중국이 보내는 경고.중국에선 대형 사기…미국은 부실 대출 후폭풍 국내시장 급격한 성장 "터지기 전에 대비해야" (0) | 2016.05.26 |
수수료 받을까 말까" P2P대출업체의 `속앓이` (0) | 2016.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