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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곡물가격 배 이상 급등"...옥스팜2012-09-05

Bonjour Kwon 2012. 9. 6. 08:03
이상기후로 극심한 가뭄,폭염,홍수→곡물생산량 급감→식량위기 초래
유엔미래보고서 '최악의 시나리오' 현실화

 

기후변화가 전 세계 빈곤층에 미치는 영향이 기존 전망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급등하는 곡물가격이 주요인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각) 최대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은 식량가격 예측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앞으로 20년 내 세계 곡물가격이 배 이상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인 기후변화와 올여름 미국을 강타한 가뭄, 혹서 같은 극단적인 날씨의 영향을 반영한 식량가격 예측 보고서는 2030년 옥수수 가격이 2010년보다 177% 오를 것이며 밀 가격은 120%, 가공 쌀 가격은 107%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옥스팜은 “빈번해지는 이상기후 현상이 식량부족과 곡물시장의 불안정, 구조적 상승 예상치를 능가하는 급격한 가격상승 등을 유발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기존의 연구에 따르면 기온상승과 강우량 변화 같은 기후변화는 식량 가격 상승의 3분의1에서 절반 정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이 더 장기적으로 식량가격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팜 관계자는 “현재 기후변화 연구들은 이런 극한 이상기후 현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도 기후변화와 마찬가지로 식량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유엔미래보고서가 예측한 ‘최악의 시나리오’
실제 올해 미국 가뭄의 영향으로 지난 7월 세계 식량가격은 10%가량 급등했고 옥수수 가격은 25%까지 치솟았다. 또 올 초 남미지역의 가뭄으로 대두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콩 가격이 상승했고 러시아와 헝가리, 루마니아, 이탈리아 등지에서도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밀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이미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010년 7월에 러시아를 덮친 가뭄으로 밀 가격이 폭등했고 8월에는 파키스탄의 대홍수로 쌀 가격이 급등했다. 또 그해 11월에는 라니냐 영향으로 가뭄과 고온이 지속되면서 아르헨티나의 옥수수와 대두 작황이 좋지 않았다. 그즈음 시작된 중국의 밀 생산지 가뭄은 다음해까지 지속되었으며 2011년 봄에는 멕시코의 이상기후로 옥수수 생산 감소가 예상되면서 옥수수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그해 발간된 ‘유엔미래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이전에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이 당시 이미 본격화되었고 이로 인한 곡물 생산량 감소와 식량가격 상승은 국가 간, 인종 간, 계층 간 분배불균형으로 이어져 기아와 분쟁이 속출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세계 주요 곡창지인 미국과 호주, 러시아, 중국 등지에 속출하는 이상기후는 밀, 옥수수, 콩 3대 곡물가격의 상승을 유발하고 이것은 곧 ‘애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 상승을 초래한다.

때문에 옥스팜은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식량가격 급등은 빈곤층을 비롯한 전 세계 취약계층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외에도 개발도상국 국민 대부분이 소득의 75% 정도를 식량 구입에 쓰고 있어 식량가격이 급등하게 되면 영양결핍은 물론 가계빚이 늘고 위기극복 능력이 약화되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옥스팜은 선진국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도록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는 한편,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관련 기금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