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보험업 전망]
당국 약관 없어져 사실상 보험사 '무한경쟁' 시대 돌입
판매채널 온라인·GA중심으로 재편 가능성↑
2015-12-29
(서울=포커스뉴스) 2016년은 국내 보험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돼 있는 해다.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보험사에 도입되기 전 새 감독회계기준이 내년에 발표될 예정인데다,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사실상 보험업 규제를 풀어줌으로써 보험 상품 및 가격의 '무한경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를 내년 중 시행할 방침을 밝힌 바 있어, 보험사의 판매채널에도 큰 변동이 예상된다.
[그래픽] 생명보험사 총자본 순위
(서울=포커스뉴스) 28일 금융감독원은 생명보험사업계의 총자본은 61조1762억원, 그 중 삼성생명이 22조1475로 업계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2015.12.28 조숙빈 기자 stby123@focus.kr
[그래픽] 손해보험사 총자본 순위
(서울=포커스뉴스) 28일 금융감독원은 올해 6월말 기준 손해보험업계의 총 자본은 28조1928억원, 그 중 삼성화재가 9조8192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2015.12.28 조숙빈 기자 stby123@focus.kr
◆新지급여력제도 발표…대형사도 피해갈 수 없는 '큰 파고'
2020년 보험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를 적용하기 전,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에 새로운 감독회계 기준을 내년 중 발표할 예정이다. IFRS4 2단계의 핵심 내용은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한다는 점이기 때문에 금감원은 중간 단계로 '솔벤시(Solvency)2'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서태종 금감원 수석 부원장도 "현재 건전성 지표로 사용되는 지급여력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며 "공정가치(시가)평가나 시나리오 방식으로 리스크를 측정할 수 있는 '한국형 새 RBC제도를 수립해 내년 중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현 RBC제도는 자산과 부채평가 방식이 일치하지 않아 건전성 착시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새 RBC인 '솔벤시2'가 도입될 경우, 대형 보험사는 물론이고 중소형 보험사의 자본 확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과 부채 평가방식이 바뀌기 때문에, 기존 부채를 보완할 자기자본 충당 필요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현재 대형보험사를 중심으로 솔벤시2 도입에 맞춰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자산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상품 및 가격 자율화…무한경쟁으로 보험사 '적자생존'
지난 10월 금융위원회는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의 주요 골자는 보험료 산정 및 상품 개발 자율화.
보험사마다 획일적인 가격을 만들어왔던 금융당국의 표준이율이 폐지됨에 따라, 보험사는 보험상품 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표준이율은 보험사들이 표준책임준비금(고객에 보험금을 주기 위한 적립금)을 쌓을 때 기준이 되는 이자율로 보험료를 산출할 때 동일하게 적용돼 왔다.
또 표준약관도 없어져 보험상품이 다양화될 것으로 금융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자금 여력이 있는 대형사가 더 유리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형 보험사가 가격을 최대한 낮춰 고객을 더욱 끌어모으는 과정에서 중소형사가 피해를 본다는 논리다.
금융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적자생존"이라고 말하며 "금융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가격 경쟁력있는 상품을 내놓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되는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및 GA성장 설 자리 줄어드는 보험설계사
보험상품을 온라인에서 한 눈에 비교하는 온라인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 출범과 동시에 보험사가 온라인 채널(CM·Cyber marketing)을 강화하고 있다. 인건비와 물적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방침과 맞닿는 부분이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독립투자자문업자 제도(IFA)를 내년 중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독립투자자문업자가 활동하게 되면 보험법인대리점(GA)의 영향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GA에서는 다양한 회사의 보험을 취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펀드, 연금 등 증권사 상품을 소개하고 자산관리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을 수도 있다.
보험사들은 IFA 도입에 따라 판매채널의 영향력이 보험사의 전속설계사에서 GA채널로 움직일 것으로 내다보고 전속설계사의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최근 일부 보험사들은 직접 GA(자사형 GA)를 신설하고 일부 전속설계사를 이동시켜 영업에 나섰다. '보험아줌마'라고 불렸던 보험설계사들의 재배치나 감원 바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예술 기자 kunst@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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