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설립,매매

DGB금융, LS자산운용 3개월 만에 MOU체결한 사연

Bonjour Kwon 2016. 8. 7. 07:45

 2016.07.25       


박인규 DGB금융 회장

DGB금융그룹이 LS자산운용 인수를 결정한 데는 박인규 DGB금융 회장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DGB금융은 올해 초 인수전에 뛰어든 칸서스자산운용이 손해배상소송에 휘말리면서 인수에 어려움을 겪자 빠르게 방향을 선회해 인수 추진 3개월 여만에 LS자산운용과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DGB금융은 지난 15일 LS자산운용과 지분 88.75%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난주 본 실사에 들어갔다. DGB금융은 약 한 달 동안의 본 실사를 거쳐 최종 가격을 조율한 뒤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LS자산운용은 지난 3월말 기준 총 6조6000억원을 운용하는 자기자본금 130억원의 중소형 자산운용사다. 3월말 결산법인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이익률(ROE)는 각각 21억원, 14.1%로 견조한 실적을 꾸준히 내고 있고 우발채무도 없다. LS자산운용은 주로 주식과 채권에 투자했지만 올해 초 대체투자팀을 신설해 향후 DGB금융이 부동산, 헤지펀드 등 대체투자 분야에도 적극 뛰어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에서는 DGB금융이 LS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소식에 놀라는 분위기다. 당초 DGB금융그룹은 2~3년 전부터 현대자산운용, 칸서스자산운용, 알파에셋자산운용 등을 후보군으로 놓고 인수를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DGB금융이 LS자산운용에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한 것은 지난 4월부터다. 당시 DGB금융은 칸서스자산운용 인수를 검토했으나 칸서스자산운용이 매각가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하면서 인수 검토를 중단됐다. 칸서스자산운용이 당한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 판결은 하반기에나 나올 예정이고 다른 후보였던 알파에셋자산운용은 DBG금융이 정보를 수집하는 초기 단계였다. 유력하게 진행중이던 인수작업에 차질이 생기면서 DGB금융이 올해 안으로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기 힘들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올해 안으로 자산운용사 인수하겠다고 밝힌 박 회장은 후순위로 밀려있었던 LS자산운용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LS자산운용도 실적이 좋은 매물로 지난해부터 인수 후보에 올랐지만 LS그룹 구자운 회장 일가 14명이 주요 지분을 가지고 있어 거래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DGB금융은 LS그룹과 인연이 깊은 삼정KPMG를 인수자문사로 선정해 그룹 임원을 비롯해 주주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했다. DGB금융은 삼정KPMG와 함께 14명의 주주들을 설득해 LS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MOU를 체결할 수 있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 3월 칸서스자산운용 매각이 중단됐을 때만 해도 올해 DGB금융그룹의 자산운용사 인수는 힘들다는 전망이 많았다”며 “빠른 의사결정과 LS자산운용 주주들을 설득해 3개월 여만에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