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5
전국 모든 병원서 개인 의료기록 통합 관리
고객·리스회사·보험사 실시간으로 정보 공유
토지대장·전자시민권 등 공공서비스 대폭 개선
◆ 블록체인發 금융혁명 (中) / 금융넘어 전산업으로 확산되는 블록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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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업에 종사하는 김미래 씨(33)는 직업상 전국을 돌아다닌다. 며칠 전부터 몸이 좋지 않다고 느낀 김씨는 운행 일정에 맞춰 부산에 있는 한 병원에 검진을 예약한 뒤 시간에 맞춰 병원을 방문했다. 처음 찾은 병원이었지만 의사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의료정보시스템을 통해 이미 김씨 병력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었다. 이 덕분에 과거 병력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거나 최근 다른 병원에서 찍은 X선을 추가로 찍을 필요 없이 당장 불편한 몸의 증상만 간단하게 설명한 뒤 이에 걸맞은 맞춤 처방을 받았다.
병원 진료 후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 전 김씨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카셰어링을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동일 목적지로 가는 사람을 찾아냈다.
김씨는 동행자와 말벗하면서 목적지까지 함께 갔고 운임은 디지털 통화로 받았다. 김씨가 출장 나와 있는 동안에도 주식 투자나 돈 관리는 전혀 문제없다. 블록체인 기반 증권거래 서비스를 통해 미리 설정한 조건에 따라 거래가 체결되는 스마트 계약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 지방선거를 맞아 김씨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후보에게 투표도 했다.
금융거래를 할 때 꼭 필요한 공인인증서를 과거의 유물로 만들어가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혁명과 함께 블록체인이 타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조만간 현실이 될 에피소드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등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주로 논의돼왔지만 이제는 공공서비스는 물론 제조와 유통 부문까지 전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막대한 파급력을 발휘하고 있다. 삼정KPMG는 블록체인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으로 인한 패러다임 변화는 금융서비스 부문을 넘어 전 산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블록체인을 통해 금융서비스 산업에서 가능했던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이 전 산업으로 확대 적용될 것이란 얘기다.
우선 블록체인 기술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면 생산성 증가로 연결시킬 수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을 통해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공급사슬 전 단계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IBM, GE,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사물인터넷(IoT)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사람과 사물, 데이터를 모두 연결시켜 효율성을 높이는 IoT 기술을 위협하는 것은 보안 문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한 체계인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IoT 활용도를 혁신적으로 넓힐 수 있게 된다. IoT를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 처리 능력을 구축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도 기존 중앙 집중화된 시스템의 약점이었는데 블록체인의 분산형 데이터 구조를 활용한 시스템을 활용해 이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일상생활에 접목하면 혁신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카셰어링을 통해 같은 목적지로 향하는 사람을 실시간으로 모집할 수 있고 더 이상 택시가 안 잡혀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사라지게 된다. 자동차를 리스할 때 사용자와 리스회사, 보험사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 정보를 제공받게 되고, 부동산 거래를 할 때 신속하게 거래를 마무리하는 것은 물론 문서 정확성도 보증받을 수 있다.
블록체인의 장점은 공공서비스 부문에서도 나타난다. 모든 정보가 한곳에 집중되는 시스템은 불투명성과 비효율성으로 인해 불신을 초래하기 쉽다. 블록체인을 접목한 정부 정보시스템은 예산 집행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 참여한 구성원이 개별 데이터를 검증하고 저장하는 블록체인 특성상 정보의 임의 조작이 어렵기 때문에 모든 국민에게 정보를 공개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이 밖에 공과금 징수, 세금 징수, 여권 발급, 토지 등기 등 블록체인을 활용해 개선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는 무궁무진하다.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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