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umer Journal]
최초입력 2016.11.03
세븐일레븐 KT강남점, 점심먹는 직장인들 북적북적…디저트로 즉석 원두커피 즐겨
■ 카페테리아로 무한변신…편의점 전성시대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KT강남점 2층. '도시락(樂) 카페'로 명명된 이 공간은 40석의 좌석이 준비돼 있어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 = 세븐일레븐]
지난달 24일 정오 서울 역삼동 세븐일레븐 KT강남점 2층. '점심 복불복! 오늘 점심은 니가 쏜다'라는 팻말 옆의 다트게임에서 동료에게 4점 차로 석패한 직장인 정환규 씨(31)가 '우리집 백반 혜리 간장불고기 도시락'과 '혜리의 맛있는 행복, 함박&치킨까스'를 들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을 주문하고 있었다. "혜리 도시락은 둘이 먹어도 8000~1만원 안팎"이라는 정씨는 편의점에 자주 들른다. 세븐일레븐 '도시락(樂) 카페'는 이를테면 주방인 셈. 테이블 좌석 40석이 식탁으로, 전자레인지 4대가 부엌으로 변신해서다.
전국 팔도에 편의점이란 이름의 '공동 주방'은 현재 3만3000곳을 넘겼다.
CU 1만509곳, GS25 1만362곳, 세븐일레븐 8405곳, 미니스톱 2317곳으로 가맹점은 매년 증가세다. 서울올림픽 이듬해인 1989년, 당시 미국계 세븐일레븐이 올림픽선수촌점에 개점해 '대한민국 편의점 1호'가 탄생했고, 가장 진화한 형태인 KT강남점에 이르기까지 편의점 수가 하향곡선이었던 적은 IMF 시절을 제외하곤 없었다.
"바빠졌고, 독신가구도 늘었잖아요. 서울시내에서 200m 정도만 걸으면 어디서든 만나 한 끼를 해치울 수 있고요. 푸짐하고, 저렴하며, 편리하니 찾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 심지어 자체 브랜드(PB)로 '기똥찬' 상품이 나오니까요."
자타공인 '편의점 평론가' 채다인 씨는 "편의점은 더 이상 편의점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만 12년째 편의점 블로그('다인의 편의점 이것저것')를 운영해 5000여 개의 신제품 맛을 보고 평가를 해온 채씨는 편의점계의 산증인이다. 편의점이 이제 더 이상 편의점이 아닌 이유는 먹거리, 서비스, 인프라 등 3박자가 편의점 그 이상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단돈 1000원짜리 원두커피부터 숙취해소용 음료, 3000원짜리 6찬 도시락, 500㎖ 캔맥주와 땅콩까지 갑남을녀의 24시간이 서린 곳. 편의점은 '시대를 담는 그릇'이다.
세종시 소재 한국영상대와 대전시 소재 대덕대는 학교 내 편의점이 푸드코트이자 카페테리아로 변신했다. 메뉴판을 보고 주문하면 즉석피자와 빵을 직원이 오븐으로 구워준다. 편의점이 대학생들의 '참새 방앗간'인 셈이다. 홍대 수(秀)노래방 1층에는 '숍인숍' 개념으로 1층에 CU 편의점도 들어섰다. 세븐일레븐 KT강남점은 편의점 내 음식 매출이 평균비중(6%)보다 높은 15.5%에 달할 정도로 직장인의 점심식사 장소가 됐다.
먹거리도 나날이 진화하기에 편의점은 '속 빈 강정'이 아니다. 도시락, 커피, PB상품이 진열대에 그득하다.
미니스톱은 최근 부산의 대원어묵과 제휴해 매장 한쪽을 어묵바(bar)로 변신시켰다. 사각어묵, 봉어묵, 땡초어묵은 하나당 1000원. 명태와 AA등급의 실꼬리돔의 연육을 사용하니 전국 팔도에서 부산 어묵을 맛볼 수 있다.
자체 브랜드로 만든 상품들도 편의점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GS25의 오모리김치찌개라면은 편의점 업계 라면계의 '해장용 절대면발'로 입소문이 난 지 오래다. CU의 '백종원 한판도시락'은 편의점 매출 강자인 소주와 바나나우유를 제치고 매출 1위까지 등극하기도 했다. 미니스톱의 '점보닭다리'는 편의점 간판 상품으로, 2008년 출시 이후 2013년까지 매년 수량기준 1위를 차지했다. 2014년 이후로도 매년 3위 안에 드는 효자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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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원산지의 다변화는 편의점이란 좁은 공간을 세계화의 현장으로 압축하기 시작했다. CU는 겟(GET)커피를 선보였는데 원산지가 콜롬비아다. BGF리테일 상품팀은 10개의 현지 농장을 방문해 최고급 수프리모를 CU 편의점으로 옮겼다.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는 에티오피아(40%), 브라질(40%), 콜롬비아(20%)의 원두를 섞어 '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뽑아낸다. GS25는 연말까지 카페25의 운영 점포 수를 현재 3500곳에서 400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갑이 홀쭉해지고 위장이 헛헛할수록 우리는 저 "안전하면서도 풍요로운 영역"(조해진 단편소설 '산책자의 행복')의 문을 두드리며 "물건이 아니라 일상을 구매"(김애란 '나는 편의점에 간다')한다. 분식점, 백반집, 카페, 술집, 베이커리, 붕어빵 노상 등 편의점은 백열등 아래 카멜레온의 빛깔로 위장한 먹거리 소비의 최전선이다.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저서 '편의점 사회학'에서 편의점을 이렇게 평가했다. "우리나라 편의점 영업에 있어서 흥미로운 점 가운데 하나는 그것이 식당의 역할을 겸하게 되는 이르바 '푸드점화'이다. 시나브로 편의점은 '천(千)의 얼굴'을 갖게 되었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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