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美 부동산 침체 기미에 불 떨어진 日 펀드시장.日 1조엔 규모 REIT펀드, 분배금 줄이기 결정 내려 - “제 2의 글로벌 소버린 펀드 될라” 우려도

Bonjour Kwon 2016. 11. 22. 08:14

2016.11.22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 부동산이 불황으로 접어들며 일본 노년층이 된서리를 맞을 위기에 처했다.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 투자신탁(REIT) 펀드가 분배금을 줄이자 다른 운용사들도 눈치 보기를 시작하고 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달부터 순자산잔고가 1조4823억엔에 이르는 ‘피델리티 US REIT펀드’가 분배금을 기존 100엔에서 70엔으로 인하했다고 보도했다.

 

펀드의 분배금은 크게 두 가지다. 원금을 상회한 이익을 나누는 보통 분배금과 운용이익과 상관없이 약속대로 지급하는 특별 분배금으로 나뉜다.

 

최근 미국의 부동산 경기는 다시 가라앉는 추세다. 중개업체 밀러 사무엘과 더글러스 엘리먼 부동산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맨해튼의 아파트 판매량은 수요 감소의 여파로 20% 이상 화려했다. 업체 측은 “가격의 시대는 이제 종말을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며 REIT 펀드의 운용 성적도 가라앉고 있다. 이 와중에 약속한 높은 분배금을 지급하려면 원금을 줄여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 또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가 산출하는 미국의 REIT 지수는 올 중반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게다가 미국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지난 17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달 초에 열린 회의에서 목표금리 인상의 근거가 더욱 강해졌다”며 “비교적 이른 시점에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결국 당분간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피델리티는 분배금을 30% 내린 것이다.

 

문제는 해외 REIT 펀드에 기대고 있는 일본 노년층이 많다는 것.REIT펀드는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지난 2월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며 해외 자산, 대체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급격히 늘었다. 노년층을 사이로 월지급형식 해외 REIT 펀드는 연금과 같은 노후 자금으로 자리 잡으며 급성장했다.

 

올들어 10월까지 해외REIT 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총 2조엔. 일본 공모펀드의 10% 수준으로 성장했다.

 

현재 일본에선 다른 REIT펀드 역시 분배금 줄이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피델리티의 REIT 펀드 외에도 순자산이 1조엔을 넘는 펀드가 2개나 있다. 배당을 그때마다 적절히 판단하겠다고 하지만 피델리티처럼 배당금을 줄일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분배금 감소를 시작으로 일본 내에서는 REIT 펀드의 인기도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선진국 국채를 중심으로 운영하며 월 지급식으로 수익을 돌려주며 인기를 모았던 ‘글로벌 소버린 펀드’의 악몽을 되풀이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2009년 일본 펀드업계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글로벌 소버린 오픈’ 펀드는 분배금을 줄이자 2008년 순자산 6조엔에서 현재 6500억엔으로 쪼그라든 바 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