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테크(P2P)

은행 통하니… P2P 투자, 더 믿을 만해졌네. 은행·자산운용사 사모펀드 등 참여 늘어 신뢰도 보고 투자할 수 있게 돼.위험도에 따라 연 4.9~18.3%

Bonjour Kwon 2016. 12. 8. 07:59

2016/12/08

 

핀테크 스타트업 위주에서 은행·자산운용사 등 참여 늘어 신뢰도 보고 투자할 수 있게 돼 최소 투자 금액 낮추는 등 기존 업체들 서비스 업그레이드

 

한국에서 약 2년 전 본격화한 P2P(peer to peer·개인 간)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기관투자자가 참여하고, 은행·증권사 등과 연계한 P2P 투자 상품이 출시되면서 P2P 투자 방식이 다양화하고 있다. 이른바 'P2P 투자 시즌2'가 열리는 분위기다. P2P 투자란 돈이 필요한 사람이 전문 중개 업체를 통해 대출금·사용처 등을 올리면 불특정 다수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금융 서비스다. 지난해 말 350억원쯤이던 P2P 투자 누적액은 지난달 말 10배가 넘는 3967억원 규모로 커지는 등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은행·자산운용사 참여 늘어나

 

최근 P2P 투자 시장의 큰 변화 중 하나는 핀테크(금융과 정보기술의 결합) 스타트업 위주로 외형이 커져 온 P2P 투자에 은행·자산운용사 등 기존 금융회사들의 참여가 점점 늘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은행 등 기존 금융회사의 신뢰도를 보고 투자할 수 있다. 은행은 핀테크 같은 신기술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북은행과 손잡고 지난 6월 P2P 투자 상품을 출시한 피플펀드는 5개월 만에 업계 3위(월 취급액 기준)로 빠르게 성장했다. 투자 과정은 이렇다. 대출받고 싶은 사람이 피플펀드에 대출 신청을 하면 피플펀드가 금리를 산정해 대출 신청 서류를 전북은행에 넘긴다. 피플펀드는 대출에 투자할 불특정 다수를 공개적으로 모집한다. 투자자가 낸 돈은 전북은행을 통해 대출자에게 가고, 투자자는 대출의 부도 위험도에 따라 연 4.9~18.3%의 이자를 받는다.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는 "P2P 투자자 중엔 중개 업체의 자금 유용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 모델은 은행의 손에 맡긴다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연내 상품 출시를 앞둔'써티컷(30CUT)'은 농협은행이 참여하는 P2P 투자 상품이다. '이자를 30% 깎아준다'는 뜻의 회사 이름처럼, 카드론과 같이 높은 금리를 내고 쓰는 기존의 대출을 30% 싼 금리의 대출로 농협은행이 바꿔주고 그 대출 채권에 투자자가 돈을 넣는 방식이다.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자를 통해 대출 재원(財源)을 조달한 다음에 그 돈을 재원으로 대출을 내준다. 개인 투자자는 자산운용사가 만들어 증권사를 통해 판매할 사모펀드 등을 통해 투자할 수 있다. 서준섭 써티컷 대표는 "기관투자자를 통해 서비스의 수익성과 안정성이 검증되면 개인 투자자의 투자를 본격적으로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P2P 회사도 '업그레이드'

 

KTB증권의 P2P 투자 전문 계열사인 '더줌자산관리'는 금융회사의 부실 채권(3개월 이상 연체 중인 대출 채권)을 모은 P2P 투자 상품을 최근 내놓았다. 부실 채권을 매입하는 회사에 투자한 다음, 이 회사가 회수하는 대출 이자와 원금을 불특정 다수인 투자자가 나눠 갖는 방식이다. 지난 6일 한도액 1억원으로 출시된 투자 상품 '줌 10호'는 12개월 동안 투자해서 연 약 13%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다.

 

신생(新生) P2P 투자 상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기존의 P2P 투자 중개 회사들도 서비스를 발 빠르게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P2P 투자 가이드라인을 통해 내년부터 1인당 투자 한도를 '1회사당 1000만원'으로 제한하며 규제가 까다로워지는 데 대한 대응책도 나오고 있다. 빌라 등 소형 부동산 건설 대금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업계 1등 '테라펀딩'은 현재 100만원인 최소 투자 금액을 조만간 50만원이나 10만원으로 내려 투자의 문턱을 낮출 계획이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을 중심으로 하는 '펀다'는 그동안 서울·경기 지역에 한정되던 대출 대상자를 지난달 전국으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