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감세 규제완화 러스트벨트 들썩…US스틸 "일자리 1만개 복원"트럼프, 잔류 압박하며 투자확대 `당근` 주요공장 해외이전 계획 철회 움직임

 

2016.12.08

"약값 인하" 으름장에 제약업계는 울상

 

감세와 규제 완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친(親)기업 정책이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본격적으로 자극하기 시작했다.

 

마리오 롱기 US스틸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하면서 "경기 침체기에 축소했던 투자와 해고했던 고용을 다시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1만여 개의 일자리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US스틸은 2007년 미국 내에서 2만8000개 일자리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말에는 2만1000개로 7000개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 철강 산업이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대선 기간 내내 철강 산업 부흥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6월 펜실베이니아 알루미늄공장 유세에서는 "미국산 철강으로 미국의 건물과 다리를 건설할 것"이라며 "철강 산업의 밝은 미래를 약속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감세 공약과 규제 완화 정책이 철강 산업 투자 확대를 자극하고 있다.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공약 역시 미국 철강 산업에 커다란 호재다. 롱기 CEO는 "트럼프의 법인세 인하가 성장률을 상당히 끌어올릴 것"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미국에서 투자를 늘릴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롱기 CEO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주장하는 미국 경제성장률 목표치 연 3.5%도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주요 철강기업이 '러스트벨트'에 집중돼 있는 것은 트럼프 당선과 무관하지 않다. 트럼프는 미국 철강 산업 부활과 관련 일자리 확충을 약속하면서 러스트벨트 지역 표를 확보해 대선 승리의 발판으로 삼았다. 펜실베이니아 미네소타 미시간 오하이오 등이 오대호를 끼고 있는 러스트벨트 대표 지역이다. US스틸 본사와 주요 생산시설 역시 러스트벨트의 핵심 지역인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 일자리 확보를 위해 최근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와 기계부품 제조업체 렉스노드 그리고 포드자동차 등을 지목해 공장 해외 이전 계획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 밖으로 공장과 일자리를 옮기는 기업에 35%의 고율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했다.

 

그 결과 포드자동차와 캐리어는 일부 생산시설 이전 계획을 철회했고 일자리를 미국 내에 유지하기로 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본인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타임지와 인터뷰하면서 "약값을 끌어내릴 것"이라며 "약값에 관한 일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타임지 인터뷰 내용이 전해지며 나스닥의 생물공학 주가지수는 7일 하루 새 4.6% 폭락했다.

 

지난 대선에서 약값 내리기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던 힐러리 클린턴 대신 트럼프가 당선되며 그간 제약 업계 주가는 호조를 보였다. 트럼프 역시 약값 폭리를 반대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힐러리만큼 강경한 자세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임지 인터뷰가 전해지며 제약 업계의 경계감이 극에 달한 모습이다. 홀리 캠벨 미국제약협회(PhRMA) 대변인은 "정부의 지시와 개입은 환자를 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제약 시장의 경쟁력을 향상하고 환자들을 위한 혁신적인 치료 약을 계속 제공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차기 행정부와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톡스 제조사로 유명한 앨러건의 브렌트 손더스 CEO도 "제약 산업이 가격을 자율 규제할 수 있을 때 약값 논란을 피해 혁신적인 의약품 개발을 위한 투자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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