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건 부동산뿐(?)
2016.12.12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증권사, 자산운용사들이 올 한 해 갖은 악재와 박스권 장세로 실적하락에 허덕이는 동안 부동산신탁회사들의 실적은 성장세를 거듭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와는 달리 부동산신탁업계는 올해 부동산 시장 과열 특수로 호황을 누렸다. 부동산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정책의 도입 등으로 위축이 우려되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실적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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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사진=헤럴드경제DB]
12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11개 부동산신탁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312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 같은기간(2012년 3분기)인 941억원보다 232% 급증한 수치다.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서도 86.20% 증가했다.
업체별로 보면 지난 3분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낸 회사는 한국토지신탁이었다. 한국토지신탁은 3분기 62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5년 전과 비해 61.96% 신장됐다.
그 다음이 578억원의 하나자산신탁으로 863.19% 급증했으며 코람코자산신탁이 507억원(1089.63%)을, 한국자산신탁이 419억원(302.45%)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KB부동산신탁(228억원, 35.50%), 대한토지신탁(174억원, 112.24%), 생보부동산신탁(160억원, 1422.01%), 국제자산신탁(156억원, 705.36%), 코리아신탁(112억원, 637.92%), 아시아신탁(86억원, 87.77%), 무궁화신탁(80억원, 872.94%) 등 전 회사가 모두 순이익이 급증했다.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11개 부동산신탁회사들의 영업비용대비 영업수익비율을 의미하는 수지비율은 215.83%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총자산대비 당기순이익을 뜻하는 총자산이익률 역시 5개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최대인 15.78%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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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금융투자협회]
이들 회사들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몸집불리기에도 나섰다.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은 올해 7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함으로써 자본을 크게 확충했다.
한국토지신탁의 자본총계는 지난해말 2525억원에서 5369억원으로 증가했고, 한국자산신탁은 367억원에서 3686억원으로 급증, 각각 업계 1위와 2위 자리에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부동산신탁사들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도시정비시장에 주목하면서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시장은 전년비 60% 이상 증가하며 성장하고 장기화될 것”이라며 전국적 도시정비사업 성장 수혜기업으로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을 꼽았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내년도 토지신탁시장은 25% 증가한 1조2500억원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법 개정으로 부동산신탁회사도 도시정비시장 참여가 가능해졌다.
부동산신탁회사들은 뉴스테이 활용 정비사업, 추진위원회 이전 정비사업, 장기미추진 정비사업에 진출하며 그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채상욱 연구원은 “내년 분양관련 불확실성으로 헤지가능한 차입형 토지신탁 전환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주택산업에서 신탁사의 시행업무를 선택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며 “내년 신규 주택 공급량은 줄어들어 시장도 축소될 수 있지만 신탁업의 한계를 단정짓기 어렵고 신규수주는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부동산신탁회사=부동산 소유자로부터 신탁재산을 위탁받아 이를 개발하거나 유지 및 관리해 수익을 올리고 신탁계약이 종료되면 수익을 돌려준다. 금융기관이 돈을 신탁받아 수익을 배당하는 금전신탁과 같은 개념으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금융위원회의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아야 한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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