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과세 공모주 펀드와 부동산 펀드, 구조화 펀드
2016.12.18
고액 자산가 뭉칫돈 잡으려 자산관리 분야 강화하면서 고객 맞춤형 사모펀드 선봬
갈 곳을 잃은 고액 자산가들의 '뭉칫돈'을 잡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사모펀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고객 요구사항을 제대로 반영해 차별적인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은행 프라이빗뱅킹(PB) 영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면서다. 특히 최근에는 은행과 계열 증권사의 자산관리 플랫폼을 결합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펀드 설계 과정에서부터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 새로운 영업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 우리, KEB하나, KB국민 등 4개 시중은행의 사모펀드 설정액은 연초 이후 지난 11월 말까지 약 3조7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는 올해 들어서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브렉시트, 미국 대선 등 대외 변수로 국내 주식시장이 출렁이면서 정형화된 공모 펀드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자산가들이 사모펀드로 눈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모펀드가 49인 이하 투자자를 대상으로 모집하는 만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펀드에 비해 고객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 은행들도 자산관리 분야를 강화하면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를 일부 도입하기 시작했다.
신한은행 PWM은 국내 최초로 은행과 증권을 결합한 협업 플랫폼을 구축해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신한 PWM은 올해 들어 사모펀드 1조1000억원을 신규 설정했다. 주가연계펀드(ELF)를 포함하면 2조1000억원에 달한다.
신한은행은 일반 채권형, 주식형 펀드 외에도 기업공개(IPO) 시장에 투자하는 분리과세 공모주 펀드와 부동산 펀드, 구조화 펀드 등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처음 출시한 구조화 펀드 상품인 '프리미엄 세이빙 펀드'는 연내 판매액 1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저금리에서 PB(프라이빗뱅킹)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니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통해 '정기예금+α'의 수익을 추구하는데 집중된다"며 "내년에는 글로벌 헤지펀드와 저위험 절대수익 추구형 상품을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사모펀드 시장에 힘을 쏟아온 우리은행은 법인, 기관자금을 포함해 1조25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신규 설정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하반기부터 고객 참여 방식 사모펀드를 판매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 펀드는 법인.기관 자금담당자 등 '큰 손'을 중심으로 먼저 설문조사를 한 뒤 세미나를 통해 의견을 듣고 우리은행이 상품을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지난 7월 판매한 첫 번째 고객참여 방식 사모펀드는 2주만에 7000억원, 9월 판매한 두 번째 펀드는 1주일만에 1000억원 '완판'에 성공했다.
KEB하나은행은 합병 이후 외화 자산에 강점을 보이면서 올해 8000억원에 달하는 신규 설정액을 기록했다. 공모펀드를 중심으로 자산관리 사업을 펼치는 KB국민은행도 올해 사모로 5500억원을 모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PB사업을 강화하면서 사모펀드를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시작했고 시장의 덩치도 커졌다"면서 "주식형, 채권형 상품 뿐 아니라 한국형 헤지펀드, 구조화 상품, 부동산펀드 등으로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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