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시아 증시의 기업공개(IPO) 시장이 중국의 핀테크 기업 및 대형 기업들의 자금 수요에 힘입어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가장 주목되는 곳은 핑안보험의 자회사이자 중국 최대 P2P 대출 플랫폼인 루팍스(Lufax)다. 지난해 1월 투자자들에게 12억 달러 유치에 성공한 이 기업의 현재 가치는 185억 달러(약 22조 원)에 이른다. 아직 어느 증시에 상장할 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홍콩 증시 IPO에 50억 달러 수준의 거래규모가 예상된다.
루팍스는 성공적인 IPO 데뷔로 현지 시장은 물론 해외비즈니스 확장까지 꾀한다는 구상을 갖고있다. 그레고리 깁 루팍스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우리는 IPO에 관련한 구체적 계획에 언급하지 않는다”면서도 “국내성장을 지원하고 점차적으로 해외로의 움직임을 지원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IPO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알리바바의 자회사 앤트파이낸셜(Ant Finanacial)도 기대주다. 앤트파이낸셜은 중국 최대 결제서비스 알리페이의 운영업체로 현재 4억 5000만 실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하루 당 거래규모만도 1억 7000만 건에 달한다.
이 기업의 IPO는 모기업인 알리바바에도 ‘상당한’ 혜택을 안겨줄 것이란 전망이다. CFRA리서치의 주식연구 기술부문 책임자인 스콧 케슬러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알리바바)그들은 이미 앤트파이낸셜로부터 수익 일부를 나누고 있고, IPO로 상당한 지분을 가져갈 능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알리바바는 2014년 뉴욕에서 상장했다.
ANT
앤트파이낸셜 홈페이지
이에 지난해 2년 연속 IPO 규모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홍콩증권거래소와 2위를 차지한 상하이거래소의 올해 전망도 밝아졌다.
톰슨로이터가 앞서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거래소에서 이뤄진 IPO 규모는 71건으로 총 243억 5000만 달러(약 29조 500억 원)를 기록해 전세계의 18.1%를 차지했다. 이전년도보다 26% 감소한 수치지만 2년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했다. 2위는 160억 달러의 상하이거래소가 차지했으며 뉴욕거래소는 118억 7000만 달러로 3위에 머물렀다.
홍콩은 세계 IPO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중국우정저축은행(PSBC)의 76억 달러 규모 등 대형 중국 기업들의 유치로 선전할 수 있었다. 컨설팅기업 PWC는 올해 홍콩에서 130개 기업이 2200억 홍콩달러(약 33조 8000억 원) 규모의 IPO를 진행해 지난해보다 금액이 13%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말레이시아 시장도 전망이 밝다. 일부 은행가들은 말레이시아의 IPO 규모가 올해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IPO 규모는 3억 500만 달러로 2000년 이후 최저치였다. 그러나 올해 말레이시아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의 4.5%를 넘기며 최대 5%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 다음달 엔지니어링 그룹인 세르바디나믹 홀딩스(Serba Dinamik Holdings)와 부동산 신탁업체 KIP REIT가 IPO를 통해 각각 5억 8400만 링깃(약 1557억 원), 2억 3400만 링깃(약 624억 원)의 자금 조달 계획을 세웠다. 이외에도 지난해 IPO를 미뤘던 부동산개발업체 에코월드인터내셔널(Eco World International)은 20억 링깃(약 5334억 원) 이상의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으며, KFC와 피자헛 등의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QSR브랜드가 5억 달러(약 5900억 원) 규모의 주식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투자은행 아핀황캐피털의 헤드리서치 추에궉얀은 “지난 2 ~ 3년간 상장을 미뤄왔던 일부 기업들에 억압된 수요(Pent-up demand)가 있다”며 향후 더 많은 기업들의 IPO 가능성을 알렸다.
이외에도 톰슨로이터그룹 소속매체 IFR는 앞서 한국의 경우 올해 넷마블게임즈의 18억 달러, 호텔롯데의 45억 달러 규모를 전망했다. 싱가포르의 넷링크 트러스트(Netlink Trust)는 25억 달러의 자금 조달이 예상된다.
지난해 40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키며 2010년 84억 달러 이후로 가장 많은 규모의 자금이 몰렸던 인도도 올해 기대해볼만 하다. 인도 고탁투자금융의 수브라지트 로이 ECM 책임자는 “2017년에도 IPO 거래가 꽤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승인 [2017-01-06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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