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운송사업

핫 한' 항공기펀드...개미에게는 아직 '먼길' 기관투자자들이 항공기펀드에 투자한 금액이 17개 2조원넘어.4~7% 안정적인 수익

Bonjour Kwon 2017. 2. 1. 08:02

2017.02.01

 

항공사가 파산하지 않는 한 원금손실이 없는 항공기펀드 설정액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며 대체투자처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관투자자들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게티이미지뱅크

 

항공사가 파산하지 않는 한 원금손실이 없는 항공기펀드가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며 확실한 대체투자처로 주목받고 있지만 개인투자자에게는 '그림의 떡'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설정액이 3백억원 규모로 개인투자가 어려웠던 점이 지적되자 금융당국은 항공기펀드를 '쪼개서' 판매하는 '사모 재간접 공모펀드'를 허용했지만 상품 출시 계획은 전무하다.

 

1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항공기펀드에 투자한 금액이 2조원을 넘었다. 2007년 189억원 규모였던 항공기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 기준 60배 이상 성장했다. 사모펀드의 경우는 투자자보호를 위해서 투자금액과 수익률을 공개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항공기펀드의 경우 4~7%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까지 가장 설정액이 큰 항공기펀드는 메리츠증권이 지난 2015년 설정한 ‘메리츠에리레이츠380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이다. 이어 동부증권의 ‘동부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11’, ‘한국투자사모항공기특별자산투자신탁1’순으로 설정돼 있다.

 

현재 운용되는 사모펀드수는 총 17개로 연내 신규출시를 앞둔 펀드도 많다. 한국투자증권은 중동계 에티하드(ETIHAD) 항공의 최신형 보잉 항공기(B787-9) 매입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한다. 증권사가 모든 매입 책임을 지는 총액인수(Underwriting) 방식으로, 펀드 조성을 통해 기관투자자들에게 판매한다.

 

메리츠증권은 국내외 기관투자자들과 함께 약 1조원 규모의 항공기펀드 상품을 조성했다. 국내 항공기 투자 사상 최대 규모로 20대가 넘는 여러 항공기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일본 미즈노증권과 함께 유치한 상품으로 마감돼서 4~6%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설정액 큰 항공기펀드...재간접 공모펀드가 '답'? 업계는 '글쎄'"

 

이처럼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대체투자상품에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도 일반투자자들 유입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나섰지만 업계의 반응은 미미하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을 통해 일반 투자자들도 사모펀드를 재간접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사모 재간접 공모펀드'를 도입해 6월부터 시행할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출시를 머뭇거리고 있다.

 

재간접 펀드에 담을 만한 헤지펀드를 고르기가 어렵고 공모로 전환할 경우 유동성 문제와 펀드 판매 관리 비용 등이 추가로 들어가 업계에선 '귀찮은 상품' 정도로 여겨진다.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많은 대체투자상품을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기회를 위해서 사모 재간접 펀드로 열기엔 기회비용이 크다는 판단이다.

 

특히 항공기나 부동산 같은 투자처가 분명한 대체투자상품은 유동성을 최소화 해야 수익률이 높아진다. 개인투자자들을 위해서 공모펀드 금액을 쪼개는 것 자체가 수익률 저하 요소가 되는 것이다. 아울러 개인이 들어올 경우 여러가지 법 규제를 받게 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펀드는 판매가 계속 일어나야 하는데 개인투자자들을 위해서 유동성을 남겨두는 것이 어렵다"며 "아울러 공모펀드의 경우는 허가제로 운영되고 여러가지 법 규제가 많다"고 말했다.

 

사모펀드는 49인으로 정해져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금액이 적은 개인에게 매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아울러 일반적인 대체투자상품보다 수익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불완전판매' 위험이 있는 판매대행사들도 부담을 호소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항공펀드의 경우 아무리 규모가 작아도 3~4백억 규모인데 개인이 투자하기에 큰 규모이고 짤라서 팔 경우에는 사모 펀드 인원을 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기관투자자가 운용하는 상품의 경우는 파이가 크기 때문에 각각 판매보수가 미미한 수준이지만 개인투자자가 항공기펀드에 들어갈 경우 판매보수를 뗀 금액을 가져가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보다 수익률은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김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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