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13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역삼동 'PCA라이프타워' 1년여간 대량 공실로 경고등…판매證, 콜센터 입주시켜 수익률 방어 ]
서울 역삼동 PCA 라이프 타워/사진=다음
서울 역삼동 오피스 빌딩인 'PCA 라이프 타워'에 투자했던 부동산투자회사(리츠)가 장기 공실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조기 매각 등을 추진한다. 해당 리츠를 계열사 임원 등 VIP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했던 증권사도 지난해 말 자사 조직 일부를 빌딩에 입주시키는 등 수익률 악화를 막기 위한 진화에 나섰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스턴투자운용이 운용하는 리츠인 '마스턴제7호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는 지난해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한 푼도 지급하지 못했다.
리츠가 투자했던 PCA 라이프 타워의 주요 임차인이던 PCA생명이 이전하면서 대규모 공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의 적용을 받는 간접투자상품으로 보통 6개월에 1번 배당금을 지급한다. 마스턴투자운용은 2013년 리츠를 투자자에게 판매할 당시 연평균 배당 수익률을 6.11%(매각차익 제외)로 제시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지난 1년여간 빌딩의 30~40%를 빈 사무실로 운영한 탓에 리츠 수익률에 경고등이 켜졌다. A증권은 2013년 전체 리츠 설정액(1363억원)의 40%인 546억원을 사모(49인 이하)로 판매했다.
당시 해당 증권사가 소속된 그룹의 임원이 투자 고객에 다수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A증권은 공실을 줄이기 위해 자사 콜센터 조직을 PCA 라이프 타워에 입주시키는 등 임차인 모집에 적극 나섰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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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츠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인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사모부동산투자신탁20호'가 소유하던 PCA 라이프 타워를 2013년 1313억원에 매입했고 2018년까지 5년간 운용할 예정이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배당 첫해인 2014년 6% 수익률을 지급했고 2015년에도 4~5% 수준으로 양호했다"며 "지난해 공실 여파로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했는데 최근 임차인을 구하면서 올해는 배당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이 펀드 만기지만 매수자가 적정가격을 제시하면 조기 매각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매각차익을 통해 1년간의 공실로 인한 부진한 수익률을 만회하려는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한 자산운용사 부동산 펀드매니저는 "공실이 발생하면 임대료를 줄이더라도 빈 사무실부터 채울 것인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적정 임대료를 지불할 임차인을 찾아야 할지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판단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로선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매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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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펀드의 배신…연 6%수익 기대했는데 배당금 '0'
온혜선 기자 | 2016/12/02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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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6% 수익이요? 그냥 제로에요, 제로.”
저금리 기조 속에 연 4~6%의 수익을 앞세워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던 부동산 펀드와 상장형 리츠(REITs·부동산 간접투자)가 잇따라 투자자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펀드나 리츠가 꼭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나 리츠의 경우 공실이 생기면 임대 수익이 줄어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할 수 있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부동산 매각에 실패해 펀드 청산 시점에 원금을 회수하지 못하거나 손해를 볼 수도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마스턴제7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마스턴제7호)라는 리츠는 지난 2015년 4월부터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오피스·상가 등에 투자한 뒤 주로 임대 수익을 6개월~1년 단위로 배당한다.
이 리츠는 마스턴투자운용이 지난 2013년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사거리에 있는 PCA타워를 매입하면서 투자자금 모집을 위해 설정한 펀드다. PCA타워는 지하 6층, 지상 22층, 연면적 1만9645.98㎡ 규모의 대형 빌딩으로, 강남권(GBD)에서도 핵심권역으로 꼽히는 곳에 있다.
서울 역삼동 PCA타워 전경. /다음 로드뷰 캡처 서울 역삼동 PCA타워 전경. /다음 로드뷰 캡처
마스턴투자운용은 국내 한 증권사를 통해 이 상품을 팔았는데, 4일만에 목표금액 556억원을 달성했다. 투자자들은 연 6%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고 이 리츠에 뭉칫돈을 넣었다.
문제는 이 빌딩에 공실이 대거 발생하면서 빚어졌다. 올해 초 지상 4~12층에 임차인이 들어오지 않아 임대료 수익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투자회사의 한 임원은 “투자운용사가 올해 초 이 건물을 매각하려고 시도했지만 공실률이 거의 40%에 달해 매각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상품을 판 증권사 관계자는 “강남에 있던 IT기업이 판교 테크노밸리로 대거 떠난 것이 강남 오피스 공실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최근 해당 건물의 공실이 많이 주는 데다, 입주 협의를 진행중인 임차 기업이 들어오면 내년에는 수익률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리츠가 투자한 부동산이 팔리지 않아 펀드 청산이 자꾸 미뤄지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05년 설정된 ‘골든브릿지WM경매부동산펀드’의 경우 만기가 6년이나 지났지만 아직 청산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
이 리츠는 대전 중구 은행동의 뱅시빌딩과 서울 구로시 오류동에 있는 광장타워를 매입했고, 임대료 등으로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지급했다. 하지만 만기가 지나도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지 못해 청산이 계속 미뤄졌다. 광장타워의 경우 2012년에야 매각이 완료됐고, 뱅시빌딩은 아직 매각이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펀드와 리츠의 경우 실물 부동산 경기와 연계되는 점을 고려해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이들 상품은 만기가 돌아오면 투자했던 부동산을 되팔아 원금을 돌려주는 구조인데, 경기 침체로 매각을 하지 못하거나 제값을 받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 결국 펀드가 투자하려는 부동산의 입지, 공실률,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 등을 잘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홍 그로쓰힐 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연초와 비교해 부동산 펀드와 리츠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줄었다”며 “경기 침체 시에는 부동산 수익이 줄고 매각 가치도 하락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리츠나 부동산펀드는 대부분 수년동안 투자금을 돌려 받을 수 없는 폐쇄형 구조다. 일반 투자자라면 자금 운용성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 자산 배분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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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6120102647#csidx5630256b0afcff8a04d9514b0796f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