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PL 투자

고수익 매력…부실채권 5조 큰장 선다 .은행권 내달 올해첫 공매…시장규모 10%↑ 유암코·대신F&I에 코레이트·유진운용 도전

Bonjour Kwon 2017. 2. 24. 08:23

2017.02.23

◆ 레이더M ◆

 

저금리 시대에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한 부실채권(NPL) 시장이 3월 올해 첫 공개경매를 시작으로 달궈질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이 1분기부터 다량의 부실채권 매물을 내놓고 있는 만큼 올해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한 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유암코와 대신F&I가 양분해 왔던 NPL 시장을 놓고 코레이트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등이 추격에 나서 업체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3월부터 NPL로 분류된 위험자산 매각에 나선다. NPL은 금융회사가 돈을 빌려준 후 떼일 상황에 놓인 채권이다. 은행은 재정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위험자산인 NPL을 1년에 네 차례 공개입찰 방식으로 NPL 전문운용업체에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채권을 사들인 NPL 업체는 미수금을 추심하거나 부동산 담보를 실행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첫 주자인 우리은행은 다음달 2일 약 668억원의 NPL을 시장에 내놓는데 이미 유암코(연합자산관리), 대신F&I, 코레이트자산운용 등이 참가 의사를 밝히며 손을 들었다. 대구은행(688억원), 신한은행(860억원), 경남은행(866억원)이 뒤를 잇는다. 특히 기업은행이 다음달 8일 내놓는 NPL 매물은 1분기 전체 시장 규모(6070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2969억원에 달해 최대어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올해 NPL 공개경매 총규모를 지난해 4조6000억원보다 10% 이상 늘어난 5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이 보유한 회사채 중 상당수가 제조업체 줄도산으로 인해 NPL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코레이트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KB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등 3위권 업체들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어 수년간 시장을 양분해 온 양대 산맥 유암코 및 대신F&I와 격전이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유암코는 전체 시장의 40% 가까운 물량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되며, 2위인 대신F&I 점유율은 약 20%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 경매에 사용할 '실탄'도 충분하다는 평이다. 지난해 10월 후발 주자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설정한 3400억원 규모 NPL 펀드에 한화손해보험, 교보생명, NH농협생명, 흥국화재와 행정공제회가 참여했고 그다음 달에 KB자산운용이 조성한 NPL 펀드에도 행정공제회, KB손해보험과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2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저금리 기조로 0.01%의 수익률도 소중해진 기관들에 연평균 7~10%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NPL 투자의 매력이 부쩍 높아진 덕이다.

 

다만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NPL 투자의 위험 요소로 꼽힌다. 시장이 과열되는 경우 NPL 매입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수익률이 떨어지거나 심지어 원금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한 NPL 전문업체 임원은 "수년 전부터 NPL 업체 수가 늘어나며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다른 업체를 의식하지 않고 담보를 정확히 평가해 입찰가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저축은행들도 수익처 다변화를 위해 NPL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15년에는 OK저축은행이 농협은행의 NPL을 인수하며 시장에 진입했고, SBI저축은행도 지난해 대표이사 직속의 NPL 사내 태스크포스를 신설해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몇몇 저축은행도 NPL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7월 금융회사와 대부업자, 공공기관 등 사전에 등록된 기업만 NPL을 매입할 수 있도록 대부업법이 개정된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NPL 투자에 나설 수 있는 방법은 펀드를 이용한 간접투자뿐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사모펀드 형태로 운용되는 NPL펀드는 총 12개로 'KB사모부동산투자신탁2(NPL)'(설정액 1965억원), '코레이트NPL사모부동산투자신탁AP3'(1131억원) 등이다.

 

■ <용어 설명>

 

▷ 부실채권(Non Performing Loan·NPL) : 금융회사가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대출채권. 일반적으로 NPL을 싼값에 사들인 뒤 채무 회수나 담보 처분, 채권 재매각 등의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진다.

 

[유태양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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