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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리티, 한국 운용사업 철수...펀드투자자 어떡하나?외국계 운용사들 한국줄줄이 떠날전망.공모시장위축 사모펀드 판매망 한계등이유?

Bonjour Kwon 2017. 3. 9. 17:58

2017.03.09

 

[한스경제 김지호]피델리티자산운용이 국내 운용부문을 철수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다른 외국계 운용사들이 한국을 줄줄이 떠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미 외국계 운용사 펀드에 자금을 넣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불거지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피델리티자산운용은 국내 운용사업 부문을 접고 세일즈 부문은 존속시키기로 했다. 이미 운용팀 전원에 대한 구조조정과 글로벌 계열사 재배치 등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로 지난 2004년 한국에 진출한 뒤 대표 외국계 자산운용사였던 피델리티가 철수를 결정하자 운용업계에서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이처럼 피델리티가 사실상 국내 시장 철수를 결정한데는 공모펀드 시장의 침체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공모펀드 순자산은 235조4,846억원으로 사모펀드(257조5,480억원)에 크게 뒤지고 있다. 사모펀드 순자산총액은 2004년 12월 사모펀드 허용 이후 이미 지난해 6월 사상 처음으로 공모펀드를 넘어섰다.

 

 

저금리·저성장 기조 속에 부동산·특별자산펀드 등 사모펀드로 돈이 몰리면서 공모펀드가 소외를 겪고 있는 것이다. 공모펀드 시장이 침체되면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고 판매망이 약한 외국계 증권사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대형 운용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나 은행을 통한 공모펀드를 팔거나 사모형태로 고객을 모으기가 쉽지만 외국계 운용사들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피델리티운용은 지난해 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JP모간자산운용의 영업손실도 43억원에 달했다.

외국계 운용사들은 피델리티운용 철수에 애써 태연한 척을 하고 있다. 한 외국계 운용사 관계자는 “아직 한국시장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고 변화 계획은 전혀 없다”면서도 “피델리티 철수에 대해서는 전혀 말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모펀드 시장의 침체가 계속된다면 향후 다른 외국계 운용사의 국내 시장 이탈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외국계 운용사 관계자는 “결국은 돈이 되는 지역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는 외국계 운용사가 철수하면 해당 운용사가 출시한 펀드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피델리티운용이 국내에서 판매한 펀드는 306개, 순자산은 1조5,216억원에 달한다. 세일즈 부문이 존속한다고 해도 운용부문이 철수한 마당에 이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투자자 의결기구인 수익자총회를 통해 펀드 청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영진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실장은 “외국계 특성상 본사가 의사결정을 하기 전까지 금융당국에 철수 등을 통보하지는 않는다”며 “만일 한국시장에서 철수한다면 수익자총회를 열어 펀드 이관으로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델리티운용 관계자는 “한국시장에서 철수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김지호 기자 better502@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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