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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 높아지는 캐피탈…우리은행, 캐피탈社 인수!.지주내 순익 비중 갈수록 확대…KB캐피탈 순익비중3.5→4.2%. 카드보다는 캐피탈 성장에 올인

Bonjour Kwon 2017. 5. 18. 06:29

 

2017.5.18

 

금융지주 非은행 부문 강화 전략…카드보다는 캐피탈 성장에 올인

 

 

최근 금융지주계 캐피탈사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면서 금융지주 내에서 캐피탈사가 차지하는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금융지주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우리은행의 캐피탈사 인수도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캐피탈업계가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계 KB·하나·신한·IBK캐피탈의 올해 1분기(1~3월)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동시에 금융지주 순이익에서 이들 4개 캐피탈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덩달아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계 캐피탈사의 대표격인 KB캐피탈은 소매영업 위주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365억원으로 전년 동기 192억원보다 2배 가까이 큰 폭 늘었다. 총자산 규모도 같은 기간 5조9200억원에서 7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실적이 올라가면서 KB캐피탈의 순이익이 KB금융지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분기에는 3.5%였는데 올 1분기 4.2%로 올라섰다. 신한캐피탈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 186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26억원) 대비 7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신한캐피탈이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이 0.38%에서 1.87%로 수직 상승했다. 금융지주에서 차지하는 하나캐피탈의 순이익 비중도 같은 기간 3.16%에서 3.61%로 높아졌다.

 

이처럼 금융지주 당기순이익에서 캐피탈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지주 내에서 캐피탈을 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주요 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캐피탈의 역할을 더 키우려는 분위기다. 비은행 계열사인 카드사의 경우 이미 시장 포화로 성장 여력이 적기 때문에 각 지주사는 캐피탈사 성장에 `올인`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KB금융은 최근 실적이 급상승한 KB캐피탈 지분을 공개 매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신한은행과 함께 부동산대출이나 일반기업대출에 주력하고 있다"며 "금융지주로부터 파생되는 영업 기회가 많은 게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들은 금융지주계열 캐피탈사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조달금리를 무기로 자동차할부 및 리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가는 것으로 보고있다. 금융계 캐피탈사는 모회사인 금융지주가 버티고 있기 때문에 기업계 캐피탈사에 비해 유리한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KB캐피탈 신용등급을 1단계 상향 조정했다. 금융계 캐피탈사는 비슷한 재무 상태를 갖추고 있더라도 기업계 캐피탈사와 비교해 더 낮은 금융비용만 지불하고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대다수 금융계 캐피탈사의 신용등급은 `AA-` 수준으로 조달금리(3년 만기 회사채 금리)가 2.2~2.3% 선이다. 반면 대표적 기업계 캐피탈사인 아주캐피탈은 신용등급 `A`를 부여받아 조달금리가 3.56%에 달한다. 금융계 캐피탈사와 1%포인트 이상 조달금리가 차이 나는 셈이다.

 

금융계 캐피탈사 관계자는 "캐피탈사는 수신 없이 여신만 취급하기 때문에 조달금리가 수익구조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며 "특히 신차금융은 대출금리 자체가 낮기 때문에 조달금리가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말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이 개정돼 은행 창구에서 캐피탈사 대출상품 판매가 가능해진 점도 상대적으로 판매 창구가 부족한 기업계 캐피탈사보다 유리한 점이다. 쌍용자동차와 KB캐피탈이 합작한 SY오토캐피탈의 영업 개시도 자동차할부사업을 주 수익원으로 하는 기업계 캐피탈사 영업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계 캐피탈사 관계자는 "은행계 캐피탈사의 경우 은행 창구에서 영업을 도와주기 때문에 영업 일선에서 경쟁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갈수록 기업계 캐피탈사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정 상태가 어려워진 기업계 캐피탈사가 금융지주에 인수·합병되는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캐피탈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우리은행의 캐피탈사 인수가 막바지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력 인수 대상 후보로 알려진 아주캐피탈 주가는 최근 3개월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아주캐피탈은 앞서 두 차례 매각을 시도했다가 인수 측과 매각금액 등에 대한 의견 차로 매각이 불발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주캐피탈이 금융지주 계열사로 들어가면 조달금리가 0.5%가량 떨어져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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