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6
뉴레이크얼라이언스-JB자산,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
"인수가 5000억 이상 달해"
토종 사모펀드(PEF) 컨소시엄이 호주 최대 철강회사 아리움을 인수한다. 포스코가 2012년 인수에 나섰다 실패한 지 5년 만에 국내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대신 결실을 보게 됐다. 토종 사모펀드가 전략적 투자자(SI)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해외 대형 기업을 사들인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리움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는 이날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뉴레이크얼라이언스-JB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아리움 구주 지분 100%로, 가격은 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이치증권과 법무법인 광장이 각각 인수를 위한 재무 자문과 법률 자문을 맡았다.
아리움은 호주 와얄라 지역에 철강 생산시설과 항구를 보유한 호주 1위 제철 회사다. 호주 및 뉴질랜드 지역 봉형강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2015년 기준 매출 60억8600만호주달러(약 5조2093억원)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3억5100만호주달러(약 3004억원)를 기록했다.
2012년 포스코가 뉴레이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1조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하며 이 회사 인수를 추진했으나 아리움 이사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실적이 악화되고 부채가 40억호주달러(약 3조4248억원) 규모로 급증하는 등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지난해 말 다시 매각에 나섰다.
뉴레이크 컨소시엄은 회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재무개선 계획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이뤄진 본입찰에는 인도계 영국 철강 회사 리버티하우스 컨소시엄도 참여했다.
뉴레이크는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의 한국 내 자산 관리 자문을 목적으로 2012년 설립된 회사다. 같은해 포스코의 아리움 인수 추진 때도 입찰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2013년 말 독립 운용사로서의 기능을 갖추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 차병원그룹이 해외 진출을 위해 설립한 차헬스케어 등에 투자해 왔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JB자산운용은 JB금융지주가 옛 더커자산운용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자원 투자 전문 운용사다.
포스코는 이번 컨소시엄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뉴레이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파이넥스 공법 수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원료의 예비 처리 과정을 없앤 친환경 제철 기술로 포스코는 이 기술의 수출을 오랫동안 추진해 왔다. 아리움으로의 판매가 성사되면 첫 수출 사례가 된다.
뉴레이크 컨소시엄은 조만간 실사를 거쳐 이르면 내달 주식 매매 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국내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아리움 인수를 위한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투자확약서(LOC)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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