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국제자산신탁등)

"모여야 시너지 있다"...증권사는 여의도로 신탁사는 강남으로 신탁사의 성지 '강남구'…11개사 중 10개 본사 집중

Bonjour Kwon 2017. 7. 28. 08:09

 

2017-07-27 16:

- 시행사 협업, 전국 접근성 등 장점 뚜렷

- 서초구의 생보부동산신탁도 테헤란로 이전 추진 중

 

 

[에너지경제신문 신보훈 기자] 증권사에 여의도가 있다면, 신탁사에는 강남구가 있다.

 

27일 국내 11개 신탁사의 본사 소재지를 조사한 결과 한국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대한토지신탁, KB부동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무궁화신탁, 국제자산신탁, 하나자산신탁, 코리아신탁, 아시아신탁 등 10개 신탁사가 서울시 강남구에 자리 잡고 있었다. 유일하게 생보부동산신탁가 서초구에 본사를 뒀지만, 크게는 강남권으로 포함돼 있는 상태다.

 

 

 

 

 

건설 및 부동산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신탁사들은 강남구에 거점을 마련해 신탁업계의 메카를 형성하고 있었다. 강남구 내에서도 신탁사가 집중돼 있는 곳은 테헤란로였다. 한국토지신탁, KB부동산신탁, 하나자산신탁, 국제자산신탁, 한국자산신탁, 무궁화신탁, 코리아신탁 등 7개 신탁사는 테헤란로에 본사를 둬 ‘신탁의 거리’를 조성했다.

 

 

◇ 출자사·시행사 따라 강남에 둥지

 

 

한국거래소나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금융업계의 상징적인 기관이 자리 잡고 있는 여의도와 달리 강남구에는 이렇다 할 중심 기관이 없다. 과거 강남구 내 주요 기관이라고 한다면 1990년대의 한국토지공사(現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있었다.

 

강남권 신탁사의 시초는 한국토지신탁으로 볼 수 있다. 한국토지신탁은 한국토지공사의 전액 출자로 설립된 회사로 1996년 영업을 시작했다. 한국토지공사는 토지의 취득·개발·공급 등 토지거래 사업을 수행하다 2009년 대한주택공사와 통합해 현재의 LH가 됐다. 한국토지공사는 1997년 본사를 분당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강남구의 본사를 두고 있었다. 한국토지신탁은 모기업을 따라 강남에 본사를 마련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신탁을 포함해 90년대에 설립된 KB부동산신탁, 대한토지신탁, 하나자산신탁 등이 강남구에 본사를 마련하게 되면서 2000년대 이후 설립된 신탁사들도 자연히 강남구에 본사를 두게 됐다. 부동산 시장의 중심추가 강남구로 이동하는 것은 물론이고 엠디엠, 피데스개발, 신영 등 주요 부동산개발회사(디벨로퍼)가 강남구에 위치하면서 신탁사도 강남구에 집중돼갔다.

 

대형 신탁사의 한 관계자는 "여의도의 증권사나 금융권이 밀집돼 있는 것처럼 어느 순간부터 강남에 몰리게 된 것 같다"며 "많은 시행사가 강남에 있고, 신탁사 간에 협업할 일도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후발 신탁사도 강남에 본사를 두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전국 접근성 높고, 밀집 ‘시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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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테헤란로.(사진=다음 로드뷰)

 

강남구는 상징성 이외에 실제 신탁 업무 효율성도 높여주는 입지적 특성을 가진다. 우선 전국적인 교통망이 깔려 있기 때문에 어느 지역으로든 접근성이 좋다. 시행사와 임대업자들과의 회의뿐 아니라 지방 현장을 많이 오고가는 신탁 업무의 특성상 강남권의 교통망은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준다.

 

신탁사들이 몰려 있을 때 시너지 효과도 있다.

 

다른 신탁사의 관계자는 "보통의 사업 위탁자는 신탁사에 업무를 맡길 때 한 신탁사만 알아보는 것이 아닌 여러 신탁사와 접촉을 하는데, 위탁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측면에서도 신탁사들이 테헤란로에 모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신탁사 중 유일하게 서초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생보부동산신탁은 본사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강남메트로빌딩이 미국계 부동산 투자회사에 매각되면서 연말까지 강남 테헤란로 부근으로 본사 이전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