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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그룹, KKR과 지분매각 지지부진. KKR 이 경영권인수시 국내 페퍼저축은행 매각 할수도

Bonjour Kwon 2017. 12. 18. 09:00

2017-12-17

경영권 두고 신경전 치열…"페퍼 경영권 포기할 상황 아냐"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페퍼저축은행의 모회사인 호주계 페퍼그룹(Pepper Group Ltd)과 미국계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의 지분 매각 협상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영권과 관련해 페퍼그룹과 KKR이 경영권을 두고 막판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페퍼그룹은 지난달 15일 기존 대주주들로 이뤄진 이사회에서 KKR과의 지분매각 계약을 결정하지 못한데 이어 이달까지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앞서 페퍼그룹은 지난 7월5일 KKR이 6억6500만 호주달러(4억9800만 달러)에 지분 인수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페퍼그룹은 호주 지역의 부동산시장 리스크 확대로 지분투자자를 찾았었다.

이후 KKR은 지난 9월 페퍼그룹의 대주주인 퍼페추얼 인베스트먼트(Perpetual Investments Ltd)(지분 14.7% 보유)와의 원활한 협상을 위해 인수금액을 올리고 추가 배당 등을 약속하며 순조로운 협상이 진행되는 듯 했다. 당시 KKR은 기존보다 인상된 6억8200만 호주달러(5억4300만 달러)를 제시하는 동시에 주당 10센트의 특별 배당도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이후 4개월간 구체적인 매각협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이 지연되는 데는 기존 페퍼그룹 경영자와 KKR 간의 경영권 갈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KKR 측은 기존에 전체 임원 중 35%만 선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인수금액 확대와 배당 추가 등을 대가로 경영권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페퍼그룹 측도 투자자금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경영권을 포기할 만큼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KKR이 페퍼그룹의 경영권을 획득할 경우 페퍼그룹 내 유일하게 수신업무를 취급하는 페퍼저축은행의 경영압박도 현실화될 수 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페퍼저축은행은 페퍼그룹 내 유일하게 수신업무를 취급하는 계열사로 모기업의 경영 간섭이 거의없이 비교적 자유롭게 운영돼온 것으로 안다"며 "KKR이 경영권을 획득하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페퍼저축은행을 매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사모펀드가 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10년치 경영계획을 제출하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며 "까다로운 절차에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가 어려워질 경우 KKR은 페퍼저축은행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페퍼저축은행 분당 본점./뉴스토마토DB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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