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전문투자형)

알짜기업 품은 사모펀드 눈부신 활약

Bonjour Kwon 2017. 12. 26. 09:59

 

2017.12.25

LK파트너스, 현대시멘트, 한앤컴퍼니, 대한시멘트 등 M&A로 시멘트업계 재편

 

올해 투자은행(IB) 업계의 딜(거래)은 인수.합병(M&A)을 통한 산업재편과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 덩치를 불려 업계 선두 주자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금리를 낮춰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노력이다. 사모펀드(PEF)에 의한 경영권 인수.재무구조 개선도 관전 포인트다.

 

■LK투자파트너스.한앤컴퍼니 M&A로 시멘트 업계 재편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멘트 업계는 M&A로 신흥강자들이 등장했다.

 

한일시멘트는 현대시멘트 인수전을 통해 업계 1위로 올라섰다. LK투자파트너스는 한일시멘트와 컨소시엄을 통해 지난 7월 현대시멘트 지분 84.56%(1417만986주)를 약 6221억원에 인수했다. 한앤컴퍼니도 쌍용양회 위상 강화를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LK투자파트너스의 전략적 판단이 통했다는 후문이다.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쌍용양회는 지난 6월 한앤컴퍼니 제1호 사모투자전문회사로부터 국내 슬래그시멘트 1위 업체 대한시멘트를 2650억원에 인수했다. 한앤컴퍼니의 쌍용양회 지분율은 79%다.

 

아세아시멘트는 한라시멘트를 PEF 운용사인 베어링 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PEA)로부터 차입금 4000억원을 포함해 7760억원에 인수했다. 시장점유율을 7%에서 19%대로 크게 끌어올렸다. 시멘트업계는 한일시멘트(점유율 22.3%), 쌍용양회(19.2%), 아세아시멘트(19.1%) 등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코웨이.한온시스템 등 리파이낸싱이 딜 주도

 

올해 딜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리파이낸싱이 활발했다는 점이다. 인수금액 2조원에 달한 대성산업가스의 M&A 후 리파이낸싱, 코웨이.한온시스템.동부하이텍.매그너스홀딩스 리파이낸싱 등이 대표적이다.

 

리파이낸싱이란 조달한 자금을 갚기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대출금리가 기존 금리보다 낮아질 경우 대출자가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시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금을 갚는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올해 상반기 1조2500억원 규모 코웨이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에 성공했다. 2013년 1월 코웨이 30.9%를 인수하면서 운용펀드를 통해 출자한 4200억원 가량의 투자원금을 모두 회수한 것이다. 신디케이트론의 선순위 금리도 4.5% 수준으로 5.05%였던 기존보다 낮아졌다. MBK파트너스는 신규 조달한 1조2500억원의 자금으로 기존 대출 8200억원을 상환하고, 나머지 4300억원은 RCPS 상환과 후순위 보통주 배당 재원으로 사용했다.

 

한앤컴퍼니는 자동차용 공조부품사 한온시스템(옛 한라비스테온공조)의 2조원 규모 리파이낸싱을 통해 2000억원 이상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했다. 리파이낸싱을 통해 추가 조달하는 2684억원을 재원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의 배당을 시행했다.

 

올해 리파이낸싱과 관련 IB업계에서는 PEF 인수 후 인수금융단의 배당금지를 우회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금리인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랜드.락앤락 등 PEF의 힘

 

올해는 PEF의 재무구조 개선 등 활약도 뜨거웠다.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는 26일 1조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이랜드월드의 지분 약 28.3%를 보유하는 딜을 끝낸다. 이랜드그룹의 신용등급은 'BBB'로 자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만큼, 펀드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목적이다. MBK파트너스는 이랜드의 모던하우스 100%를 10년치 선급임차료 약 700억원을 포함해 7100억원에 인수하면서 이랜드의 재무구조 개선을 도왔다.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회사(SPC)인 모던리테일홀딩스를 설립하고, 그 아래 별도로 설립하는 SPC인 오퍼레이션컴퍼니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모던하우스를 인수했다.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 8월 말 김준일 락앤락 창업주 등으로부터 3496만여 주(63.56%)를 6293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락앤락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9월 이후 상승률은 93.94%에 달한다.

 

화장품 브랜드 AHC를 보유한 카버코리아 매각도 올해 IB업계 화제의 딜이다. 인수 1년 만에 막대한 차익을 얻은 사례이기 때문이다. 유니레버는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ASSG가 보유한 카버코리아 지분 60%와 이상록 카버코리아 대표가 보유한 지분 35%를 합한 95.39%를 22억7000만유로(약 3조600억원)에 인수했다. 앞서 베인캐피탈 컨소시엄은 2016년 6월 카버코리아 지분 60.39%를 약 4000억원에 이 회장 등으로부터 사들였다.

 

매각자인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 컨소시엄과 이상록 회장은 2조5100억원에 달하는 매각 차익을 얻었다.

 

내년 주목할 딜로 IB업계에서는 ADT캡스(칼라일), CJ헬스케어(CJ제일제당), 한화종합화학(삼성물산.삼성SDI), 투썸플레이스(CJ푸드빌.투자유치), 코웨이(MBK파트너스) 등을 꼽았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