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7
◆ AI가 몰고올 직업 대변혁 ① ◆
은퇴 후 자산관리를 증권사에 맡겨온 김진성 씨(가명·42)는 최근 인공지능(AI)이 운용한다는 공모펀드로 자산을 옮겼다.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구성되고 어떤 기준에 따라 바뀌는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내 성향에 맞는 매매가 이뤄진다는 확신이 있어 마음이 편하다"며 "거시경제 지표 등 다양한 상황변수까지 고려하는 AI가 펀드에 도입돼 사람에 대한 불신을 가질 일이 없게 됐다"고 했다.
2015년 로보어드바이저(로봇+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자산관리 서비스가 국내에 소개될 당시 금융투자업계 반응은 회의적이었지만 최근 개발된 AI 기반 투자상품의 발전은 놀랍다.
딥러닝(deep learning·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은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는 새로운 변수를 학습하고 운용전략을 스스로 수정해 누적된 정보를 토대로 효과적 투자 결정을 내린다.
2000년 600명이던 골드만삭스의 주식 트레이더들은 지난해 두 명까지 줄었다. 그 대신 200명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이 고용됐다. 현재 약 3만5000명에 달하는 골드만삭스 전체 임직원 중 4분의 1가량이 컴퓨터 엔지니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AI는 신용정보회사나 저축은행 등의 개인·법인 신용평가, 신용분석보고서 작성 등에 이미 활용되고 있다.
펀드매니저는 "투자는 결국 데이터와 심리 분석이 좌우하게 돼 있다"며 "시장 구조가 크게 변하지 않는다면 점점 더 AI의 강점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했다.
통·번역가부터 변호사, 의사까지 쟁쟁한 경쟁을 뚫어야 입성할 수 있는 여러 전문 직업군이 AI로 대체되기 시작한 지 오래다. 국내에서도 막대한 양의 법률 정보를 빠르게 분석해 소송관리를 돕는 `AI 변호사`가 등장했고, `AI 의사`는 대형 병원에서 진단을 내리고 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는 가까운 미래에 대대적인 직업군 재편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영향으로 2020년까지 세계 고용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선진국·신흥 시장 15개국에서만 제조업·사무직 등 500만개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KAIST도 WEF와 협력해 한국을 분석한 일자리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이른바 `AI발(發) 일자리 충격파`가 예측불허의 변수로 등장했지만 새로운 시대의 언어로 등장한 프로그래밍(코딩) 교육도 여전히 접근성이 낮은 상황이다.
스타트업 준비생 등이 미래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폭넓은 교육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미래형 기술을 키우겠다는 정부 구호는 있지만 막상 시민들은 어떻게 미래에 대비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HR그룹 멀티캠퍼스가 직장인 7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73.1%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준비하고 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의 54.8%가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내가 원하는 교육이나 자료가 없다`는 답변도 8.8%를 차지했다.
다가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 세대에 맞는 교육과 직업훈련 환경 조성 노력이 필요하지만 한국의 AI 시대 대비 교육은 미흡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학업성취도는 `비교적 높은 평균`과 `중간 수준 밀집` 경향을 보였다. 최근 평균 수준도 빠르게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서울대가 지난해 3월 내놓은 `4차 산업혁명의 고용 효과` 보고서는 이를 `대체 가능한 인력`을 양산하고 있는 상황으로 분석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현재와 달리 최상위 수준 학습자로 집중되고 중상위 수요는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상위 노동력의 임금은 상승하지만 중하위 임금은 상대적으로 하락해 임금 불평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4차 산업혁명 대비 과정에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AI 등 개별 기술에 주목하는 데 그치고 기술이 어떻게 생산 조직을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전무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술혁신뿐 아니라 노동의 `탈육체화`로 변화될 노동 환경과 관리 방식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기술혁신은 곧 젊은 남성 위주의 작업장을 고령 및 여성 인력 비중이 높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며 "조직 구성의 다양성과 협업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긴장이 개별 노동자에게 정신적 스트레스 등 새로운 위험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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