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등세계경제정치사회역학분석

美 은행들 `눈물의 다이어트`…전자거래 확대·비용절감 영향….1년간 지점 1700여곳 폐쇄

Bonjour Kwon 2018. 2. 7. 07:06

2018.02.06

23년만에 최대 규모 실시

 

5일(현지시간) 미국 은행들이 최근 1년간 역대 가장 많은 지점을 폐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전자거래 활성화와 비용 절감 정책 등의 영향을 받은 결과다.

 

WSJ는 미국 은행들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년간 폐업한 은행 지점이 1765개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집계가 가능한 1995년 이후 23년래 최다 기록이다. 미국 은행 지점 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절정에 이르렀다 계속 내리막을 걷는 추세며 지난해 하반기에도 감소세가 지속됐다고 WSJ는 전했다.

 

이는 1930년대 대공황기 이후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하락세다.

 

2012년 중반부터 2017년 중반까지 5년간 캐피털원파이낸셜은 32%, 선트러스트뱅크는 22%, 리전스파이낸셜은 12%의 지점을 각각 폐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09년부터 지점 1500개 이상을 폐쇄하거나 매각했다. 지역은행인 오하이오 신시내티의 피프스서드뱅코프와 앨라배마 버밍햄의 리전스파이낸셜은 지점을 개설하기 위해 확보해뒀던 부동산 매각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점 폐쇄는 미국 대도시부터 교외까지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PNC는 2012년 이후 시골이나 소도시 지역 지점 3분의 1을 없앴고 선트러스트도 시골 지역 지점을 50% 가까이 줄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초저금리 상황이 지점 폐업의 주원인으로 지적된다. 수익성이 악화된 은행들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수익성이나 고객 집중도가 떨어지는 지점을 통폐합하거나 정리했기 때문이다. 또 전자결제 등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하며 지점 수요가 축소된 것도 한몫했다. 모바일뱅킹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이 지점 기능을 일부 보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점 폐쇄는 몇몇 은행에 실제로 큰 도움이 됐다. BoA는 2017년 사상 최고치 순익을 냈는데 이는 지점의 점유비용과 고용비용 지출이 크게 낮아진 결과로 해석된다. 폐쇄 기준은 지점당 예금 액수와 주거지에서의 거리 등이다. 캐피털원파이낸셜 대변인은 "지점을 가능한 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경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 수가 적은 시골 지역은 이러한 지점 폐쇄가 지역 주민들에게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은행 측에서는 수익을 기준으로 폐쇄를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이용자들은 지역 내 다른 은행으로 옮기거나 먼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리전스파이낸셜 대변인은 "지점 폐쇄가 고객과 소규모 마을에 불편을 야기한다는 걸 알고 있다"며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