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26
■ 세계 최대 美 수직농장 '에어로팜스' 로젠버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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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저지주 북동쪽에 있는 도시 뉴어크 내 롬스트리트와 미국 1번 고속도로가 만나는 지점에 약 6500㎡ 규모의 건물이 하나 있다. 이곳은 미국을 대표하는 애그테크(AgTech) 기업 중 하나인 에어로팜스(AeroFarms)의 수직농장(Vertical Farm)이다.
전 세계 수직농장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공장 같은 농장 안으로 들어가면 높이 11m, 길이 24m 크기의 일종의 바구니 같은 게 층층이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수백 개 바구니 안에서는 케일, 물냉이, 루콜라, 그리고 일본 채소인 미즈나 등 무려 30종류의 채소가 동시에 자라고 있다.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에어로팜스 공동설립자이자 대표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상품화한 채소 종류가 30가지고, 지금까지 개발한 채소 종자는 300품종에 달한다"며 "이곳에서 우리는 어떤 채소라도 기를 수 있다"고 자신했다. 2004년 설립된 에어로팜스는 미국 중동 등에 9개 수직농장을 보유한 이 분야 선두 기업이다. 연내 3개 정도의 수직농장을 더 지을 계획이다. 직원 120명 중 절반 이상이 시스템공학자, 생명공학자, 미생물학자 등 기술전문직이다. 농기업이 아니라 테크기업인 것이다. 에어로팜스가 자랑하는 농업 생산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로젠버그 대표는 "채소류를 토양에서 기르는 데 평균 45일 걸리지만 우리는 15일이면 된다. 물은 95% 적게 사용한다. 비료도 절반 정도만 사용한다. 일반 농장과 비교해 동일 면적당 생산성이 무려 390배에 달한다"며 "그러면서도 깨끗하고 신선한 채소를 소비자 맞춤형으로 생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바이오 알고리즘 변화를 통해 쓴맛을 없앤 케일도 생산 가능하다"고 자랑했다.
바구니 속 모습도 낯설다. 우선 흙이 없다. 그 대신 공중에 떠 있는 뿌리에 자동 분무(Aeroponic Mist)식으로 물을 뿌리는 수기경 재배를 한다. 태양광 대신 발광다이오드(LED) 빛이 내리쬔다. 조명 변화에 따라 다양한 크기·모양·색깔의 채소가 자라나기 때문에 에어로팜스는 LED 빛을 '레시피'라고 부른다. 그 외 모든 식물을 위한 영양소 관리 등이 13만개 넘는 빅데이터 샘플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이 같은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에어로팜스는 이케아,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약 1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에어로팜스가 채소를 상품화하기로 한 이유는 채소를 섭취하고자 하는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이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질 좋은 상품 공급은 현저히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로젠버그 대표는 "수직농장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도 많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농장 규모가 커질수록 식품 안정성 측면에서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지금 있는 수직농장 중 90%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결국 3년 안에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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