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IPO등>/Blockchain(가상화폐)

블록체인은 제2의 인터넷 인프라. 2024년 65조 규모 탈중개성(P2P)과 신속성을 기반으로 `블루오션`뮤추얼펀드 시장 블록체인 비용절감 효과

Bonjour Kwon 2018. 3. 4. 19:02

"AI 뛰어넘을 `제2의 인터넷`"… 2024년 65조 규모 `블루오션` 20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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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성 · 편의성 높아 확산 빨라

40여 은행 기술 개발 컨소 구성

월마트는 식품 이력 추적에 활용

 

관련법령 개정해 실용화 속도내야

 

■ 혁신성장 2018

 

블록체인 혁명이 온다

 

"블록체인은 제2의 인터넷 인프라로, 인공지능(AI)을 뛰어넘는 위대한 기술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경영컨설턴트이면서 탭스콧그룹을 이끄는 돈 탭스콧의 말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액센츄어가 지난달 중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억8000만달러(8400억원) 규모에 불과하던 블록체인 시장은 오는 2024년 607억달러(65조58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사회적 이슈인 가상화폐와의 연관성 등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블록체인은 기존 IT산업의 패러다임과 질서 자체를 바꾸는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세계경제포럼은 전 세계 은행의 80%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2025년에는 블록체인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의 10%를 저장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산업 거래방식이 달라진다=블록체인은 거래 데이터를 중앙집중형 서버에 기록, 보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거래 참가자 모두가 내용을 공유하는 분산형 디지털 장부를 의미한다. 이를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IT기업들은 블록체인을 다양한 금융서비스에 활용하게 해주는 서비스 개발환경과 개발 플랫폼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블록체인 개발 플랫폼은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개발·실행하기 위한 환경으로, 개발언어, 라이브러리, 운영체제 등을 포함하며 일반적으로 동일 플랫폼에서 개발된 서비스는 호환이 가능하다.

 

블록체인은 특히 탈중개성(P2P)과 신속성을 기반으로 어떤 인증체계보다 보안성과 편의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돼 금융권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네트워크 상에서 개인의 정보 통제권을 정보제공자가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물류·유통·제조·공공·콘텐츠·의료 등 비금융분야 서비스에서도 활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돈 탭스콧은 "블록체인이 가져올 변화에 비해 기존의 체계는 크게 뒤처져 있는데 특히 금융시스템은 산업화 시대에 고안된 규칙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며 "예로 뉴욕주의 송금에 관한 법률은 남북전쟁 시대 이후로 거의 바뀐 것이 없는데 당시 돈을 운반하는 주된 수단은 말과 마차였다"고 지적했다. 오늘날 인터넷뱅킹으로 현금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시장 상황에 말과 마차가 다니던 시절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과 같다는 것.

 

◇금융권에서 주목하는 블록체인=새롭게 열리는 플랫폼에 대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기업과 관련 기관들은 발 빠르게 글로벌 협력체계를 구축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R3 CEV' 컨소시엄을 체결해 개발한 블록체인 시스템을 개발·확산시키고 있다. R3 CEV에는 KB국민은행·신한은행·KEB하나은행·우리은행·IBK기업은행·NH농협은행 등 국내 6개 대표 은행을 포함한 40여 개의 글로벌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펀드거래 네트워크 칼라스톤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제 뮤추얼펀드 시장이 블록체인 지원 분산시장 기반시설로 전환할 경우, 26억달러(2조8000억원)가 넘는 잠재적인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결제, 계약, 정보기록, 플랫폼 등에 활용되고 있다. 거래·결제의 경우 중개자나 신뢰기관 없이 거래가 진행됨에 따라 비용절감이 가능하고 거래 효율성이 높아져 전자상거래나 국제송금, 지급결제, 소액금융 등에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계약의 경우 거래 데이터에 프로그램을 입력해 거래보증 및 계약체결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콘텐츠 저작권 사용 관련 계약이나 거래 보호 서비스 등에 활용되고 있다.

 

정보 기록의 경우 정보 보안성과 신뢰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 적분에 공공서비스, 의료정보 관리, 공급망 관리, 저작권 보호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다. 플랫폼의 경우 사물인터넷(IoT)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네트워크 상에서의 데이터 보안, 공유 등에 쓰인다.

 

이처럼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과 활용범위가 커지고 있지만 블록체인 생태계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관리적, 법·제도적, 기술적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존재한다. 특히 블록체인 도입 시 전자금융거래법,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등 현행 법령 규정 준수가 어려운 점과, 현행 규제로는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표준화 부재, 개별 사용자를 위한 시스템 보안성 강화, 거래 및 데이터 검증 프로세스 효율화, 블록크기 한계 등 기술적 보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금융 사고가 나면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가 피해자에게 배상할 의무가 있는데 블록체인 거래의 경우 거래 참여자 모두가 전자금융업자로 취급될 소지가 있다. 이렇게 되면 직접 거래에 참여하지 않고 정보를 공유한 참여자도 손해를 배상해야 할 수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술적·법적 한계가 있어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권에서 활용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금융권에서 블록체인을 어떻게 접목할지 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전 세계적으로 자금 세탁, 투기, 도박으로 빠지지 않고 실물 경제에 블록체인 기술이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무르익지 않았지만 다양한 분야로 확산=이런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은 금융권뿐만 아니라 유통, 물류, 제조 등 전 산업군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IBM과 협력해 일찌감치 재고관리 등 공급가치 사슬에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다. 그 결과 돼지고기, 망고 등 식품의 이력을 추적하는 시간을 1주일에서 2.2초로 줄였다. 이 회사는 앞으로 전체 식료품 유통을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며 먹거리 안전을 주도해 앞으로 연평균 7% 성장이 예상되는 콜드체인(저온유통시스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목표다.

 

세계 최대 해운업체 AP몰러-머스크는 IBM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국제무역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할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지난 1월 밝혔다. 세계선사협의회(WSC)에 따르면 현재 연간 해상운송 화물의 액수는 4조달러 이상이며, 무역 관련 서류를 처리하는 비용이 실제 해상운송 비용의 5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합작법인은 해당 플랫폼에 블록체인과 더불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애널리틱스 등 클라우드 기반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솔루션을 통한 국경 간 화물 이동·추적을 지원할 예정이다. 머스크와 IBM은 지난 2016년 6월부터 블록체인 및 클라우드 기반 기술 관련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두 기업의 블록체인 플랫폼은 다우-듀퐁, 테트라팩, 미국 휴스턴 항,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만 커뮤니티 시스템, 네덜란드 관세청 및 미 관세 국경 보호청 등 다수의 관련 업계 기업과 기관에서 시범 운영된 바 있다.

 

미국 부동산 업계에서도 가상화폐와 이를 뒷받침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국 부동산 업체들은 임대료 납부는 물론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 가상화폐를 사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부동산 관리회사들을 상대로 기술서비스를 제공하는 뉴욕의 매니지고(ManageGo)가 그 사례다. 올해부터 매니지고의 기술을 이용하는 부동산 관리회사들이 임차인들로부터 비트코인은 물론 이더리움과 라이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로도 월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것.

 

부동산 업계의 관심사는 단순히 가상화폐에 머물지 않는다. 업계는 블록체인 기술이 부동산 물권의 등록과 이전을 관리하는 업무에도 활용될 수 있을지를 더욱 주목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을 지지하는 이들은 효율적이며 안전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미국의 부동산 물권은 3600개에 달하는 카운티와 타운, 기타 지자체에 문서로 등록돼 있다. 일부는 서류 형태로 보관돼 있어 등기소를 직접 방문해야만 열람할 수 있다. 이에 스타트업들이 유망하다고 보고 이 분야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실제 지난 2016년 네덜란드의 비트퓨치그룹은 조지아공화국과 부동산 등기절차에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기 위한 협약을 맺었다.IT업계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업계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아직 검증단계에 가까워 본격적으로 활용되기까지는 수년 혹은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면서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도 이를 가속화하기 위한 법적 지위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탁기자 kt8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