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국내)

'외국계VS토종' 기관 해외부동산 투자 대행 경쟁2013.05.09

Bonjour Kwon 2013. 5. 9. 11:34

'해외 네트워크' 글로벌 운용사 VS 전문 토종 운용사 구도…동반진출 제도화 의견도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자 국내외 자산운용사들의 인수 대행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존스랑라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 CBRE 등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들이 계열 자산운용사와 함께 해외부동산 매입에 나서고 있다.

이들 외국계 업체는 해외 네트워크가 탄탄하고, 다양한 투자 플랫폼을 갖추고 있어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물건 파악부터 매입 협상, 임차인 모집·운용, 매각까지 토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SRA자산운용이 영국 런던의 30 크라운 플레이스(30 Crown Place) 빌딩을 인수할 때 C&W 계열 운용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인베스터스(CWI)가 참여했다. CWI는 C&W의 100% 자회사로, 런던과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에 지사를 두고 13억 유로(한화 약 1.8조원) 규모의 부동산을 관리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CWI와 국내 기관투자가간 첫 거래로, 공개 입찰이 아닌 1대1 협상으로 진행해 CWI가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미국계 라살자산운용도 금융위원회에서 부동산펀드 운용업 인가를 받고 국내 기관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라살자산운용의 최대 주주인 라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말로 18개국에서 477억 달러 상당의 부동산 자산을 운용 중이다.

도이치자산운용은 삼성생명 등 국내 기관의 유럽 부동산 투자를 대행하고 있다. 도이치자산운용은 독일 도이체방크의 4개 사업부문 중 하나인 에셋&웰스 매니지먼트 부문의 100% 자회사다.

아울러 CBRE코리아는 ING리얼이스테이트자산운용을 인수해 CBRE글로벌인베스터자산운용으로 바꾸고 국내외 부동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부동산 자산 운용 때나 매각 과정에서 갑작스런 환경 변화에 대처하려면 해외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외국계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국계의 공세에 국내 운용사들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 한화생명과 함께 런던 에버셰즈 본사 건물(2540억원)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프랑스 악사보험 부동산 투자계열사인 악사리얼에스테이트 등과 런던 로프메이커플레이스 빌딩을 사들였다.

현대자산운용은 교직원공제회와 런던 템스스트리트의 '빈트너스플레이스' 빌딩을 1억5000만파운드(약 2736억원)에 매입했고, 3개 연기금과 최대 14억달러(1조5200억원)에 달하는 미국 뉴욕 월드와이드플라자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국내 기관의 해외 부동산 인수 때 노하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자산운용사와 동반 진출하는 방안을 제도화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물건이 부족해 해외 부동산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기관들이 '토종' 운용사와 동반 진출하는 경우 국내 운용사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