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3만 6,000박스 처리 가능한 세계 최대 소터 도입
국내 최초 저온 자동분류기 설치, 각종 최첨단 물류장비 구축
글 : 모덕천 기자(dcmo@ulogistics.co.kr)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가업리 140번지 일대에 문을 연 신세계 이마트 물류센터는 세계 최대 물류처리능력을 갖춘 곳이다. 지난달 기자가 찾은 여주물류센터에는 협력업체 납품차량과 이마트 배송차량이 끊임없이 물류센터를 드나들었다. 재고를 거의 보관하지 않는 여주물류센터의 특성상 주문한 물량을 점포로 보내려면 차량이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센터에 들어온 차량은 도크 안내 표시시스템에 따라 해당 도크에 접안하고 작업자들은 상품을 자동분류기에 올려놓았다. 상품 하나가 자동분류기를 지나서 분류되는 시간은 60초 정도. 최장 180초면 컨베이어 벨트를 탄 박스가 점포별로 분류된다.
자동분류기 위의 박스가 지나는 컨베이어를 잠깐만 보고 있어도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다. 세계 최대 처리 능력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여주센터의 화물처리 속도는, 월마트 브룩스빌 물류센터의 시간당 2만 4,000박스보다 1만 2,000박스가 더 많은 시간당 3만 6,000박스의 처리 능력을 갖춰 세계 최대 물류 처리능력 보유센터의 위용을 자랑한다. 이마트는물류처리의 핵심 설비인 슬라이드 슈 방식 최신형 자동분류기(Dry Sorter) 3대와 신선식품 전용분류기(Wet Sorter) 1대 등 분류기 4대가 현존하는 세계 최대 유통물류센터를 만들었다. 이 자동분류기는 오배송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납품시간도 제조업체별로 최대 30분 이상 단축했다.
총 1,240억원 투입
여주센터는 토지조성 및 건축비 800억원, 물류설비 및 기타비용 300억원 등 총 1,240억원이 투입됐으며, 대지면적 18만 2,801㎡, 건축면적 5만 8,637㎡, 연면적 7만 5,345㎡에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 9동으로 지어졌다.
센터는 음반, 게임CD, 문구, 생수, 화장지, 헬스용품, 가구, 전기재료, 의약품, 전자, 자동차용품 등 건조물류에 대해 DRY동에 보관하고, 청과와 야채 등 신선식품은 WET동에서 처리한다.
DRY 센터에는 55개의 입하 도크와 90개의 출하 도크를 3개의 최신 자동분류기로 연결하고, WET 센터는 국내 최초로 전용 자동분류기를 도입해 36개의 입하 도크로부터 들어오는 상품을 90개의 출하 도크로 출하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신선식품 등을 처리하는 WET동은 입하에서 출고까지 전 과정이 상품 특성에 따라 영하 25℃부터 영상 8℃까지 조절하는 콜드 체인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농약 잔류량과 미생물 검사 등을 처리하는 검사실도 마련, 신선식품 품질유지에 만전을 기했다. 이외에도 전체 물동량의 12% 가량을 차지하는 비정형 상품을 효과적으로 분류할 수 있는 DAS를 구축, 더욱 빠른 물류 처리가 가능해졌다.
센터에는 자동분류기, DAS 등 첨단 분류시설뿐만 아니라 워크스테이션, 전동파렛트트럭, 배터리충전실, 지게차 단말기, 휠락(Wheel Lock) 등 첨단 물류장비가 도입됐다.
2012년까지 90개 점포 담당하도록 설계
이마트는 이번 여주센터를 건립하면서 물류생산성뿐만 아니라 친환경 물류시설도 고려했다. 태양광 발전시설과 빗물 저수조 등 다양한 친환경 설비와 시설을 설치하고 주 난방 연료로 LNG를 사용,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국내 대형 물류센터 가운데 최초로 친환경 건축물 우수 등급 인증을 획득한 것이다. 이마트는 여주센터를 통해 오픈 첫 해인 올해 연말까지 53개 점포의 물류를 담당하며 총 9,060억원 규모의(일평균 20만 박스) 물동량을 처리하는 한편, 오는 2012년까지 90개 점포 3조 1,170억 규모의(일평균 42만 박스) 물동량을 처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존 시화와 대구, 광주, 용인센터 등 6개 센터 운영 방식에서 여주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전국을 3개 광역 물류 네트워크로 조정하고, 여주센터는 수도권과 충청, 강원, 영호남 북부 지역을, 시화센터는 수도권과 인천 등 서해안 라인을, 대구센터는 영호남과 제주권역을 담당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대형 센터운영을 통한 물류비 개선으로 약 35억 7,000만원, 물량 처리 능력 향상에 따른 협력회사의 직납 비용 감소 53억 등 모두 약 100억의 연간 물류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마트 측은 이번 여주물류센터 개장을 계기로 오는 2012년까지 오픈 계획인 전국 160개점을 운영할 수 있는 물류 기반을 마련하게 됐으며, 앞으로도 선진화된 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내 최대 대형마트로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이마트가 여주센터를 오픈한 배경은 2가지 큰 축이 있다. 늘어나는 점포에 따른 물동량 증가분에 대해 원활한 물류처리를 하겠다는 것과 물류비 절감이다. 결국 물류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비용은 줄이면서 전체적인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계산이다.
물동량 증가 대비하고 물류비 절감 위해 센터 구축
기존에 이마트는 DRY센터와 WET센터 기능이 함께 있는 복합센터를 경기도 시화와 대구에 운영하고, 용인에 DRY센터, 광주에 WET센터를 운영하는 등 총 4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하면서 전국 점포에 물량을 공급했다. 이후 월마트를 인수하면서 백암센터(DRY센터), 서이천센터(WET센터)를 추가로 운영했다. 이로써 6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게 됐다.
문제는 물류센터가 많아졌으나 늘어난 물동량을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점이다. 시화와 대구센터의 경우 자동분류기가 있었지만 시간당 처리속도는 5,000박스 정도이다. 시화센터는 지역의 특성상 수도권 및 수도권 서부지역에 물량을 공급함에 따라 물동량이 적지 않다.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성수기라도 닥치면 작업에 부하가 걸리기 마련이다.
여주물류센터 물류지원팀 김재윤 팀장에 따르면, 시화센터는 개장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물동량이 늘어나자 물류처리 속도가 늦어졌다. 평상시에는 그나마 괜찮지만 추석, 설 등 성수기 시즌에는 평소보다 2~3배의 작업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았다.
물류센터 내의 작업시간이 늘어나면 센터를 기점으로 전후방에서 속도가 떨어진다. 우선 협력업체 납품차량의 대기시간이 길어진다. 먼저 센터에 입하된 차량의 물량이 처리되어야 다음 차량의 하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류속도가 느리면 협력업체의 입장에서 차량 회전률이 떨어져 물류비가 상승하는 요인이 된다.
각 점포 배송도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입고 차량의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분류작업이 늦어지고, 상차작업도 당연히 늦어지게 된다. 따라서 점포 배송이 늦어지는 것이다. 특히 센터에서 상품을 늦게 보내면 점포에서는 일정기간 동안 결품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출점이 계속 늘어난다면 물류센터가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이마트는 여주센터 건립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막고, 앞으로 늘어날 점포에도 신속한 물류처리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물류비용도 절감하도록 센터를 건립했다.
센터 건립은 06년부터 TFT를 만들고 추진했다. 추진당시부터 대구와 시화센터는 그대로 두면서 나머지 용인, 광주, 백암, 서이천 물류센터를 통합해 전국을 3개 광역 물류센터에서 커버할 수 있도록 했다.
수도권동북부 강원 충청 영호남 북부 지역 커버
즉 수도권 동북부, 강원, 충청, 영호남 북부 지역은 여주센터가, 수도권 및 수도권 서부는 시화센터, 영호남과 제주권은 대구센터에서 맡는 것이다.
시화센터와 대구센터가 맡고 있는 지역을 제외한 곳을 커버하기에 적당한 곳은 여주 지역으로 선정됐다. 여주는 영동고속도로 여주 나들목이 있고, 중부내륙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까지 쉽게 연결돼 수도권 진입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충청권, 강원권 등에 대한 접근성도 유리하다. 특히 여주물류센터 부지는 과거 외국계 유통업체 인수 당시 함께 취득한 것으로, 이로 인해 이마트는 대형 부지를 구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한편 단일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경쟁사와 달리 이마트가 전국 권역별 물류센터를 구축한 것은 점포 접근성과 물류비용 절감 차원이다. 김재윤 팀장에 따르면, 이마트는 전국 1일 2배송 체제를 운영한다. 따라서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점포와 물류센터간 2배송이 가능한 범위 내에 물류센터가 있어야 한다. 특히 신선상품의 선도를 높이려면 배송거리가 짧은 것이 유리하다.
또한 김재윤 팀장은 “물류센터 운영비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배송비”라며 “단일센터를 운영하건 권역별 센터를 운영하건 물류비에서 배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크다. 배송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적재율을 높이고 배송거리를 단축하는 것이 기본이다. 물론 한 센터에서 배송을 하면 적재율은 향상될 수 있지만 점포 배송거리가 길어질 수 있다. 반대로 여러 센터를 운영하면 배송거리는 짧지만 적재율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마트는 최대의 적재율을 감안해 권역을 구분했다. 협력업체도 각 센터 배송거리가 먼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5년 이마트 물류 노하우 담아 센터 건립
1993년 창동점을 개점하면서 할인점 사업을 시작한 이마트는 그동안 지속적인 성장으로 물동량이 늘어난 것은 물론 물류노하우도 상당부분 쌓였다. 여주센터는 이러한 이마트의 물류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겼다. 따라서 여주센터는 그동안 할인점 물류를 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건립했다.
첫째, 국내 최대 점포 대응 능력을 보유한 복합물류센터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마트는 시화 및 대구물류센터를 복합물류센터로 운영하고 있지만 화물처리 능력에서는 각각 35개 점포를 커버할 수 있다. 하지만 여주센터는 용인, 광주 등 기존 센터를 통합하면서 수도권 중동부, 충청, 강원, 전북, 경북북부 등에 있는 90개 점포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했다.
둘째, 물류작업의 신속한 처리를 위한 건물 배치 및 동선 구성이다. 건물 배치는 DRY동과 WET동을 구분하고 입하 라인도 달리했다. 특히 DRY동은 보관지역과 분류지역을 ㄴ자 구조로 만들어 물류흐름이 뒤섞이지 않고 하나로 흐르게 했다.
작업동선은 단순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DRY동의 자동분류기 상품과 비 자동분류기 상품, 보관 상품의 입고 라인을 별도로 만들어 독립적인 작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따라서 화물의 특성에 맞게 해당 지역에서 입고하기 때문에 물류처리가 빠르게 진행된다. 입고라인은 상품의 특성에 따라 3개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출하라인은 1개 라인으로 만들었다.
WET동도 온도대에 따라 입하장을 다르게 구성하고 출하장은 한곳으로 모았다. 김재윤 팀장은 “물류센터에서 물류동선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물류처리속도가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며 “특히 통과형 상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마트의 경우 센터에서 빠르게 작업이 진행되어야 점포배송에도 차질이 없다. 따라서 신속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동선구성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셋째, 신선상품에 대한 선도 강화이다. 최근 소비패턴의 변화로 청과, 야채, 축산, 수산 등 신선식품을 할인점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당연히 물동량도 늘어나는 추세.
따라서 신선상품을 취급하는 유통 및 제조, 물류업체에서는 콜드체인을 구축하는 등 선도관리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산지에서 신선했던 상품이 유통과정중에 변질되거나 선도가 떨어진다면 구매율이 떨어지고 제품을 취급하는 회사의 이미지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주센터 역시 품질 좋은 신선식품을 공급하지 위해 콜드체인시스템을 구축했으며, 특히 창고 내부와 외부의 온도차로 인해 문틈과 주변에 결로현상이 발생하는 일반 저온창고와 달리 전실을 만들어 이를 방지하는 등 온도관리에 신경을 썼다. 전실은 일종의 버퍼공간으로, 외기온도와 저온창고 내부온도 차이를 최소화해 상품의 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김재윤 팀장은 “신선상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관리이다. 냉장/냉동차량을 운영하는 것은 기본이고 차량과 저온창고를 연결하는 공간도 중요하기 때문에 전실을 만들었다”며 “전실을 통해 온도 차이를 최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째, 물류처리 속도 향상을 위한 시스템 도입이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분류기, DAS 등이지만, ASN도 눈에 띈다. 김재윤 팀장은 “ASN은 일종의 물류 대표 코드로 경쟁사에서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말했다. ASN은 음반, 서적 등 낱개 단위이면서 부피와 크기 작아 하나씩 작업하기에는 비효율적인 것을 하나의 박스에 모아 코드를 읽으면 내용물의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마트는 기존에 ASN을 도입하지 않았지만 여주센터를 오픈하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본격적인 사용을 위해 시화나 대구센터 같은 다른 센터에서 테스트를 거쳤다.
ASN을 이용하면 혼입된 상품 하나하나를 검수해야 하는 것과 달리 박스를 한꺼번에 소터에 태워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작업속도가 획기적으로 향상된다. 물론 정확한 작업을 위해서는 제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가 물건을 제대로 담아야 한다. 김재윤 팀장은 “아직은 본격적으로 시행된지 얼마 되지 않아 내용물이 안맞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과도기가 지나면 안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슬라이드 슈 타입 자동분류기 도입
여주센터는 새롭게 오픈한 센터인 만큼 최첨단 물류설비와 다양한 장비들이 도입됐다.
우선 세계 최대 규모 처리능력을 자랑하는 자동분류기 4대(DRY 3대, WET 1대)가 도입됐다. 이 4대가 처리하는 물량은 시간당 3만 6,000박스.
이 가운데 DRY동에 설치된 자동분류기는 박스 규격이 다양한 유통, 물류에 적합한 슬라이드 슈 방식이다. 슬라이드 슈 방식은 미국 월마트 물류센터에서도 채용한 것인데, 여주센터에 설치된 것은 월마트 브룩스빌 물류센터의 시간당 2만 4,000박스보다 3,000개가 더 많은 시간당 2만 7,000박스를 처리할 수 있다. 또한 국내 경쟁사의 자동분류기보다는 시간당 9,500박스를 더 처리할 수 있다.
2만 7,000박스는 트럭 50대분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컨베이어 벨트의 속도로 따지면 분당 150m를 움직이는 것이다. 속도가 빠른 만큼 상품 매입시간도 최단 60초, 최장 180초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자동분류기 본체 길이는 180m, 입하라인은 27개 슈트, 출하라인은 90개 슈트로 구성됐다.
이마트는 이 자동분류기 도입으로 자동화가 가능한 박스 상품에 대해 100% 자동화를 실현했으며, 이에 따라 납품 정확도가 향상되고, 오배송도 제로화 실현이 가능해졌다. 특히 이 자동분류기 도입으로 협력업체에 따라 납품시간이 30분 이상 단축됐다.
WET동에 도입된 자동분류기는 국내 저온창고에 최초로 설치된 것이다. 1대가 도입된 자동분류기는 시간당 9,000박스를 처리할 수 있는데, 이는 트럭 20대분이다. 분류기의 컨베이어 벨트 속도는 DRY동 분류기보다 30m 느린 분당 150m이다. 이러한 속도로 최단 30초, 최장 90초면 상품 매입이 가능하다. 분류기 본체 길이는 120m이고, 입하라인은 8개 슈트, 출하라인은 90개 슈트로 구성됐다.
자동분류기로 처리하는 상품은 패키지가 견고하고 바코드가 부착된 건해산, 가공, 조리 등 식품으로 오픈 초기에는 3만 박스를 처리하고 향후에는 7만 박스를 분류한다는 목표이다. 패키지가 취약하고 바코드가 부착되지 않은 수산, 산지공급 상품 등 비 자동분류기 상품은 오픈 초기에 5만 5,000박스를 처리하고, 향후에는 8만 박스까지 처리한다는 목표이다.
신선상품은 박스 상품보다는 비 박스상품이 더 많다. 따라서 이마트는 비 박스 상품에 대한 자동분류기 사용을 높이기 위해 패키지 표준화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김재윤 팀장은 “포장 표준화가 안된 상품에 대해 패키지 표준화를 진행하면 자동화율도 높아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상품개발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며 “적절한 패키지 표준화가 이루어지면 생산지에서 점포까지 일관된 운송이 가능해 납품 업무가 간소화되고, 생산성이 향상돼 물류비도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저온창고에서는 자동분류기를 도입하지 않았다. 자동분류기를 사용할 만큼 물량이 많지 않은 요인도 있지만, 온습도 등을 이유로 구축하지 않았다. 이는 자동분류기가 기계적인 장치인 만큼 저온, 습도 등의 환경에서 제대로 가동이 되겠냐는 의구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트는 공급업체와 충분한 사전협의를 통해 저온에서도 자동분류기가 문제없이 가동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신선식품 물류 자동화의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으며, 향후 저온물류를 수행하는 물류센터에서 자동분류기를 도입할 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저온창고 자동분류기 도입으로 물류혁신 선도
DAS는 이마트 물류센터 가운데 여주센터가 처음 도입한 것이다. 김재윤 팀장은 “기존에는 DAS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마트는 기존에 자동분류기를 태우지 못하는 비정형 상품에 대해 수작업으로 점별 분류를 했다.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사람이 분류함에 따라 당연히 작업생산성이 떨어졌다. 물론 숙련된 작업자라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DAS는 DRY동과 WET동에 함께 도입됐다. DRY동의 DAS는 2식으로 90개 점포를 구분할 수 있다. 주 취급상품은 가구, 장난감, 아령 등 박스 상품이 아닌 것. WET동은 3식이 설치됐다.
DAS를 도입함에 따라 기존 비정형 상품 납품 프로세스인 하역 분류장 이동, 분류장 준비, 상품분류, 상품이동, 검수매입, 납품확인 등 6단계가, 하역 분류장 이동, 상품분류(DAS), 납품확인 등 3단계로 줄었다.
김재윤 팀장은 “DAS를 도입함에 따라 디지털 전자 게시판에 발주 수량 정보와 작업 진행현황 등이 표시돼 분배 정확도가 향상되고, 숙련자가 아닌 비숙련자도 손쉽게 작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납품 절차도 단순해졌다”고 말했다.
보관창고에 1만 8,000파렛트 보관 가능
여주센터는 대부분의 물량이 크로스도킹으로 운영되지만 해외 소싱상품은 재고를 보관한다. 이에 따라 분류라인을 제외한 1층, 2층은 평치창고가 들어섰고, 4층은 파렛트랙이 설치됐다. 이를 이용해 1만 8,000파렛트를 보관할 수 있다.
보관창고는 각 층마다 카테고리별로 제품을 보관하며, 상품의 입출고를 위해 수직반송기, 파렛트 매거진, 지게차 단말기 등이 도입됐다.
먼저 4대가 설치된 수직반송기는 상품의 입출고를 위한 층간이동 수단으로 사용된다. 파렛트 매거진은 파렛트 상품에 대해 컨베이어에 투입하는 작업을 용이하게 하는 것으로, 파렛트 랙에 적재된 상품을 피킹해 자동분류기로 보낼 때 사용한다. 파렛트 매거진의 특징은 파렛트 높이를 작업자가 작업하기 쉬운 위치로 맞춰주는 것이다. 쉽게 말해 파렛트 맨 윗단에 있는 상품이 없어지면 다음 단의 높이가 처음 윗단의 높이로 맞춰지면서 맨 아랫단에 있는 상품까지 작업자의 높이에 일정하게 맞춰준다. 또한 빈 파렛트는 자동으로 배출시켜 10단식 쌓아 지게차가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지게차 단말기는 입출고, 재고이동 등에 사용하는 것으로, 이 단말기를 통해 Paperless를 실현했다. 김재윤 팀장에 따르면, 과거에는 입고시 매입확정을 잡을 때 현장에서 수량을 확인하고 사무실에 들어가서 전산 입고를 했으나 지금은 지게차 단말기를 통해 상품을 스캐닝하면서 곧바로 매입 확정이 된다. 뿐만 아니라 입고작업시 상품이 어느 로케이션으로 가야하는지, 출하시 해당 상품이 어디에 있는지 단말기를 통해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작업자는 입출고와 관련된 업무를 지게차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다.
이외에 센터에는 PC, 스캐너, 프린터 등을 하나로 묶은 이동식 오피스 개념의 워크스테이션과 휠락(Wheel Lock) 등도 도입됐다. 휠락은 컨테이너 차량이 센터 도크에 접안할 때 차량이 움직이 않도록 하는 것이다.
한편 정보시스템은 기존에 자체 개발해 사용하던 WMS를 업그레이드했으며, TMS는 물류회사에 배차를 맡겨서 별도로 구축하지 않았다. 김재윤 팀장은 “WMS는 이번에도 자체 개발했다”며 “과거에 사용하던 것보다 선입선출 일자관리, 로케이션 관리 등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단순화한 물류 프로세스
여주물류센터의 물류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DRY 센터는 오전 9시부터 협력사 차량이 입고된다. 센터에 입문한 차량은 먼저 해당 도크로 접안을 하게 되는데, 이때 센터 캐노피에 설치된 신호등이 비어있는 도크를 안내한다. 입고는 협력사별로 센터 납품시간을 다르게 해 혼란을 막고 있다.
도크에 접안한 차량은 자동분류기 인입 컨베이어 라인에 상품을 태우고, 분류기를 타고 가다가 각 점별로 분류된다. 입고시에는 매입확정과 검수가 바코드 스캐닝을 통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분류를 마친 상품은 해당 차량에 적재돼 각 점포로 출발한다. 현재 이마트의 통과형 물량은 전체 물량의 약 95% 수준이다.
분류기를 태울 수 없는 비정형 상품과 보관상품은 각각 다른 공간에서 입고가 진행된다. 먼저 비정형 상품은 DAS존으로 가서 각 점별로 구분한 다름 해당 점포행 차량에 적재한다.
보관상품은 검수를 하고 수직반송기를 이용해 해당 보관지역으로 이동하며, 카테고리별로 지정된 로케이션에 보관한다. 현재 보관상품은 많지 않지만 향후 해외 소싱상품이 현재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보관량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WET 센터의 입고는 오후 3시부터 시작된다. 센터에 입문한 차량은 해당 도크에 접안하고 전실에 상품을 하역하고, 자동분류기가 있는 작업장에서 분류를 한다. 신선상품 역시 비정형 상품은 DAS를 이용해 각 점포로 분류한다.
크로스도킹 상품이 아닌 보관상품은 각 온도대에 맞는 창고에 보관된다. 현재 WET센터는 영하 25℃ 냉동보관고 1,983㎡(600평), 0~2℃ 냉장보관고 660㎡(200평), 8℃ 입출하작업장 1만 6,860㎡(5,100평)을 운영하고 있다.
1일 2배송을 실시하고 있는 여주센터는 배송차량을 오픈 초기 550대 운영하지만 향후에는 1,100대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인력도 초기에는 350명이지만 향후에는 56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취급상품도 DRY센터와 WET센터 각각 26만 3,000SKU와 7만 4,000SKU에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속도 향상 등 다양한 개선효과 얻어
이마트는 이번 여주물류센터 운영으로 다양한 부분에서 개선효과를 거두고 있다. 우선 물류처리 속도 향상이다. 세계 최대 처리 규모를 자랑하는 자동분류기 도입으로 협력사의 납품시간이 30분 이상 줄었다. 또한 센터 내에서 신속한 분류작업으로 생산성이 높아졌으며, 이에 따라 점포점착 시간도 단축시키게 됐다.
납품 정확도도 향상됐다. 박스 상품은 자동분류기를 통해 오분류를 사전에 완전 차단했으며, 비정형 상품도 DAS를 적용함에 따라 수작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러율을 현저히 줄였다. 신선상품의 선도유지도 향상시켰다. 일단 자동분류기를 통해 점별 분류시간을 단축하고, 또한 전실을 통해 상품의 온도변화가 없도록 해 품질을 향상시켰다.
물류센터 운영비용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주센터를 구축하면서 기존 6개 센터가 3개로 줄어 운영비, 관리비 등 고정비와 부대비용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물류 네트워크가 단순화됨에 따라 협력사의 배송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소싱상품 전용 물류센터 구축 계획
한편 향후 이마트는 해외 소싱상품이 늘어날 것에 대비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여주센터에 해외 소싱상품을 어느 정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갖췄지만 해외 소싱상품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 별도의 전용공간을 만들겠다는 것.
김재윤 팀장은 “아직 소싱상품 전용 물류센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가시화된 것은 아니지만 소싱물량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향후를 대비해 조만간 구체적인 추진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