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미래에셋·NH·삼성 ‘글로벌IB’해외 순익(530억) 늘어도 환율 탓 포괄손익적자. 미래에셋대우 해외 순익216%↑ NH는 홍콩·인도네시아 큰 성장 …

Bonjour Kwon 2018. 4. 9. 08:03

2018-04-09

성장통?직면!

“사업확대 이익 충분히 늘리는 게 급선무”

▲ NH투자증권은 지난 2월 베트남 현지법인을 100% 자회사로 새단장하고 정식 출범했다. 사진 = NH투자증권

 

[한국금융신문 김수정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거듭나려는 대형 증권사 해외부문이서 크고 작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일찍이 터를 닦은 홍콩,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사업을 넓히면서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지만 원달러 환율이 역사적 저점에 가깝게 떨어지자 포괄손익은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총포괄손익이 환율에 크게 좌우되지 않도록 이익 규모를 키우는 것이 과제라고 조언한다.

 

◇ 미래에셋대우 해외 순익 216%↑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증권업계 자기자본 상위 3사의 해외법인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은 530억원으로 전년(207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해외법인 순이익이 382억7900만원으로 전년 121억2000만원보다 216% 증가하면서 괄목할 성장세를 보였다. 11개 해외법인 중 절반은 실적이 호전됐다. 2016년말 합병 이후 시너지가 제대로 나기 시작한 모습이다.

 

미래에셋대우의 글로벌 거점인 홍콩법인(Mirae Asset Securities (HK) Limited)의 성장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홍콩법인 순이익은 2016년 54억6000만원에서 작년 315억8500만원으로 479% 증가했다. 부동산, 항공기 등 실물자산을 대상으로 자기자본(PI) 투자에 적극 나서는 한편 본사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다양한 해외 투자상품을 제공하면서 수익을 냈다.

 

LA법인(Mirae Asset Wealth Management (USA) Inc.)은 2016년 16억6800만원 적자에서 작년 77억6800만원 흑자로 전환했다. LA법인은 개인?법인고객 대상 자산관리(WM) 업무를 주로 한다. 작년 미국 주식시장 호황으로 고객들의 투자상품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수익이 늘어났다.

 

런던법인(Mirae Asset Securities (UK) Ltd.) 순이익은 2016년 12억7500만원에서 지난해 20억4700만원으로 61% 늘었다. 주식.채권 운용과 자문업을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주식 위탁 중개, 채권 세일즈 등 타 부문 매출도 고르게 증가하면서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여기다 베트남법인(Mirae Asset Securities (Vietnam) LLC) 순이익은 55억1500만원으로 2016년(14억8500만원)보다 271% 늘었다. 싱가포르법인(Mirae Asset Securities (Singapore) Pte. Ltd.)은 순이익이 1600만원에서 3억2800만원으로 1950% 증가했다.

 

반면 브라질법인(Mirae Asset Wealth Management (Brazil) CCTVM)의 지난해 순이익은 81억9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8% 줄었다. 인도네시아법인(PT. Mirae Asset Sekuritas Indonesia) 순이익도 57억9900만원으로 17% 감소했다.

 

뉴욕법인(Mirae Asset Securities (USA) Inc.)은 순손실이 104억7300만원에서 227억7600만원으로 118% 커지면서 적자를 지속했다. 뉴욕법인은 미국 금융기관과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증권금융·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수행하며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국·미국 주식을 중개하고 있다.

 

최근 PBS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관련사업을 본격화하다 보니 수익보다 비용이 컸다.

 

해외법인 중 제일 소규모인 몽골법인(Mirae Asset Securities Mongolia UTsK LLC)과 중국법인(Mirae Asset Investment Advisory(BEIJING) Co., Ltd.)도 부진했다. 몽골법인은 순이익이 2600만원으로 70% 쪼그라들었고 중국법인은 7400만원 흑자에서 5900만원 적자로 전환했다.

 

작년 설립된 인도법인(Mirae Asset Capital Markets (India) Private Limited) 역시 1억53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뉴욕 PBS 준비 과정에 비용이 많이 들면서 적자가 지속됐지만 하반기부터 관련 사업을 시작해 수익을 내고 있다”며 “작년 원/달러 환율도 비우호적이었다”고 설명했다.

 

◇ 홍콩·인도네시아 큰 성장 NH…순익 4배 껑충

 

NH투자증권 해외법인 6곳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98억6500만원으로 2016년(72억3700만원) 대비 36%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 사업의 핵심 거점인 홍콩법인(NH Investment & Securities(H.K.) Ltd.)과 제2거점인 인도네시아법인(PT. NH Korindo Securities Indonesia)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NH투자증권 홍콩법인의 지난해 순이익은 100억8900만원으로 2016년(71억5200만원) 대비 41% 증가했다.

 

해외채권 중개 규모가 확대되고 IB 신용공여 이자수익이 느는 등 전 부문이 흑자를 기록했다.

 

홍콩법인은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이 2566억원으로 전체 해외자본의 88%를 차지한다. 규모에 걸맞게 IB-트레이딩 부문 공조 체계를 구축하고 IB와 해외채권 중개에 주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법인은 지난해 순이익이 18억6700만원으로 2016년(6억7500만원)보다 177% 늘어났다. 기관영업에 집중한 결과 국민연금과 국영통신사 등 대형 정부기관 주문을 수취하면서 점유율을 대폭 확대했다. 차세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우선 적용 등으로 리테일 실적도 제고했다.

 

뉴욕법인(NH Securities America, Inc.)은 지난해 순이익 3억6300만원을 기록하며 2016년(-2억5400만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해외주식 중개 규모가 커진 한편 국내 수요를 겨냥한 대체투자상품 소싱이 증가했다. 해외주식 중개 규모는 2015년부터 연 평균 30% 이상 늘고 있다.

 

최근 새단장한 베트남법인(NH Securities Vietnam Co., Ltd.)은 손실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순손실 규모가 11억3700만원으로 2016년(-1억6300만원)보다 7배 가량 커졌다. 50대 50 비율 합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던 해당 법인을 100% 자회사로 재편하는 과정에 주식매입 등에 비용이 들었다.

 

NH투자증권 역시 소규모 해외법인들은 부진했다. 중국법인(북경NH투자자문유한공사)은 2016년 1억1900만원 흑자에서 작년 12억100만원 적자로 돌아섰다. 싱가포르법인(NH Absolute Return Partners Pte. Ltd.)은 2016년(-2억9200만원)과 작년(-1억1600만원) 모두 적자였다.

 

삼성증권 해외법인들은 3곳 모두 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하면서 전체 순이익이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삼성증권 해외법인 3곳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13억2992만원) 대비 262% 많은 48억1023만원을 기록했다.

 

증시 활황 속에서 미국법인(Samsung Securities (America) Inc.) 순이익은 30억5484만원으로 2016년(3억4765만원)보다 779% 급증했다.

 

홍콩법인(Samsung Securities (Asia) Ltd.)의 당기순이익도 4억7280만원에서 11억6410만원으로 146% 증가했다. 런던법인(Samsung Securities (Europe) Ltd.) 순이익은 5억9128만원으로 전년(5억0946만원) 대비 16% 증가했다.

 

◇ 환율 출렁이면 포괄손실 체질 허약

 

이들 증권사 해외법인은 순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총포괄손익이 일제히 악화됐다.

 

NH투자증권 해외법인 총포괄손익은 2016년 163억1700만원에서 지난해 -278억16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해외 현지법인 6곳 모두 총포괄손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홍콩법인 포괄손익은 2016년 156억4200만원에서 작년 -220억54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인도네시아법인 포괄손익은 11억원 흑자에서 15억3600만원 적자로 돌아섰다.

 

뉴욕법인 포괄손실 규모는 2016년 1억1000만원에서 작년 2억500만원으로 2배 가량 커졌다. 베트남법인 총포괄손실도 5000만원에서 21억2700만원으로 4배 확대됐다.

 

중국법인 포괄손실은 14억4500만원으로 2269% 불었고 싱가포르법인 포괄손실은 4억4900만원으로 120% 커졌다.

 

삼성증권 해외법인들도 모두 포괄손익이 마이너스로 반전됐다. 홍콩법인 총포괄손익은 2016년 15억7677만원 흑자에서 작년 33억6141만원 적자로 바뀌었다.

 

미국법인은 2016년 포괄이익 14억8640만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13억7459만원 포괄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런던법인 포괄손익은 15억2452만원 흑자에서 32억3357만원 적자로 전환했다.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도 상당수 총포괄손익이 악화됐다. 뉴욕법인은 포괄손실이 2016년 244억3300만원에서 작년 556억9300만원으로 128% 커졌다.

 

홍콩법인은 포괄이익이 지난해 157억6400만원으로 2016년(389억5200만원)보다 60% 줄었다.

 

브라질법인 포괄이익도 147억4800만원으로 전년(189억7700만원) 대비 22% 감소했다. 중국, 싱가포르, 몽골, 인도네시아법인만 소폭 호전됐다.

 

달러화 약세가 심화하면서 기타포괄손익이 악화된 게 총포괄손실로 이어졌다. 현행 회계기준에 따르면 자산과 부채를 제외한 자본금의 경우 투입시점 환율로 환산한 액수와 현재 환율로 환산한 액수 간 증감분이 기타포괄손익에 반영된다.

 

◇ “이익 증가 고무적…사업확장 나서야”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회사가 각 현지법인에 최초 US달러를 출자할 때 적용된 환율과 현재 환율의 차이로 인해 왜곡이 발생했다”며 “특히 현지 진출 시기가 빠르거나 투자금이 클수록 이 왜곡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도 “달러 표기 재무제표상으로는 이런 이슈가 없다”며 “원달러 환율이 지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 달러로 투입된 자본금을 원화로 환산해 반영하다 보니 포괄손익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주요 회계지표인 총포괄손익이 환율 때문에 출렁이는 건 자본에 비해 이익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이다. 이들 증권사 해외법인의 자기자본이익률은 아직 1~4%대로 국내 이익률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 해외진출은 규모나 경험치 측면에서 아직 초기단계”라며 “포괄손익이 환율에 크게 좌우되지 않도록 열심히 사업을 확장해 이익규모를 늘려가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의 평가손실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단 이익을 늘리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이익규모를 충분히 유의미한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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