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국내)

서울도심 빌딩 사들이는 이지스자산운용, 전문성 강화에 '올인' 파격적성과급과 부문대표제도도입, 최대 전문인력 유지 130여명…운용자산 20조원

Bonjour Kwon 2018. 4. 13. 08:12

2018.04.12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편집자주] 자산운용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014년 이후 금융당국의 규제완화로 자산운용사 수가 2013년 85개에서 지난해 말 214개로 크게 늘었다.

 

자산운용사의 글로벌 주식과 채권 등 투자자산 가격 변동성까지 확대되며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하지만 상당수 운용사들은 자산만의 운용철학을 무기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이들 자산운용사들의 실적을 짚어보고 운용전략과 성공비결을 소개한다.

 

[[운용사 돋보기]파격적인 성과급과 부문대표제도 도입, 최대 전문인력 유지…운용자산 20조원에 달해 ]

 

 

조갑주 이지스자산운용 대표

"전문성이 바로 자산운용사의 핵심 경쟁력입니다."

 

조갑주 이지스자산운용 경영총괄부문 대표는 11일 "운용사가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펀드 수익률을 보장해 성장하려면 전문성을 높여 좋은 투자 건을 발굴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업계 최대 규모의 전문인력을 유지하면서 파격적인 성과급과 부문대표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전문성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 운용인력은 120명 규모로 업계에서 가장 많다. 전체 임직원 130여 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모두 경력 5년 이상의 부동산 자산운용 전문가다. 조 대표 역시 1994년부터 25년 가까이 경력을 쌓은 1세대 부동산 자산운용 전문가 출신 CEO(최고경영자)다. 2014년 취임 후 고속성장하던 이지스의 운용자산을 업계 3위 규모에서 선두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해 지난해 3년 임기의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부터는 조직을 대표이사 아래 8개 본부로 나눠 각 부문 대표체제를 도입했다. 조직을 업무특성에 맞게 세분화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회사 내 견제와 균형을 통해 그만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회사가 대표 등 특정 인사들의 목소리로만 움직이면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지 않아 전문성이 약화되고 결국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조 대표의 평소 소신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 실적이 개선되면서 최근 임직원들에게 대규모 성과급도 지급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137억원 규모로 전년도(66억원)보다 두 배 이상(108%) 늘었다. 조 대표는 "설립 당시부터 임직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이익 중 일정 부분을 기여도에 따라 직원들에게 돌려준다는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성 강화에 힘입어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운용자산은 20조원, 부동산펀드 설정액(수탁액)은 9조5000억원 규모로 각각 부동산 운용사 중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전체 운용자산 중 오피스빌딩(5조5000억원)과 쇼핑센터 등 대규모점포(2조6000억원)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부동산펀드는 기관과 개인 등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빌딩이나 호텔, 물류시설 등에 투자한 뒤 투자자에게 임대료와 매각차익을 배당한다.

 

2010년 설립된 이지스운용은 부동산펀드를 만들어 서울 도심 등 핵심지역의 우량 코어(핵심), 미래 밸류애드(부가가치추구), 고위험·고수익 오퍼튜니스틱(기회추구) 자산 등으로 나눠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시장지배력에 걸맞게 공격적으로 서울 도심의 핵심 부동산에 투자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오피스빌딩 최고 매각가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어서다.

 

이지스운용은 지난해 인수 당시 매각가가 역대 오피스빌딩 최고를 기록한 시그니처타워에 이어 지난달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센트로폴리스빌딩 매각우선협상자에 선정돼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 알짜 부동산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우량 임차인을 확보해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데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조 대표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초우량주인 삼성전자 주식을 선호하는 건 그만큼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서울 도심의 프라임 오피스빌딩은 유동인구가 많아 임차인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우량 임차인의 입주가 늘면서 자연히 건물가치가 올라가고 투자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만기가 긴 부동산펀드 특성에 맞게 수익률도 안정적이다. 조 대표는 "보통 펀드 만기가 5년, 10년 정도인데, 일시적으로 시장 변화 등 외부 변수에 수익률이 등락을 보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지스운용 부동산펀드의 지난해까지 5년 간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6.1%. 같은 기간 은행예금 평균 금리(2.0%)는 물론 채권 수익률(2.1%)보다 세배 정도 높다. 매년 평균 5% 중반에서 6% 후반을 기록했다. 여기에 펀드의 부동산 매각 시 발생하는 차익은 별도로 투자자에게 지급된다.

 

조 대표는 "특정 자산에 편중하기 보다 핵심 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리스크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향후 기존 전통적인 오피스와 리테일(상업시설), 호텔 등에서 물류시설, 임대주택, 인프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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