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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밀컨 콘퍼런스 경고 목소리: 美달러 급등·채권값 급락… "자산가격 재조정 온다"

Bonjour Kwon 2018. 5. 3. 07:05

 

 

 

[밀컨 콘퍼런스] 2018.05.02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값이 치솟고 유가와 금값은 급락하는 등 자산 가격 재조정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가 상승과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국 채권 금리가 오르고 이로 인해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몰리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이 같은 시장 흐름이 유가와 금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빅샷들은 초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넘쳐난 유동성이 부동산, 주식, 원자재 등 대다수 자산 가격을 한껏 끌어올려 적당한 투자처를 찾는 것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리 인상발` 자산 가격 재산정(리프라이싱)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각종 글로벌 자산에 대한 `투자 경고등`이 켜졌다.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진행된 `미국판 다보스포럼` 밀컨 콘퍼런스에 연사로 참석한 리언 블랙 아폴로매니지먼트 회장은 "모든 자산 가격이 매우 높고 특히 해외 자산의 적정 가치를 측정하는 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당수 자산이 오를 대로 올랐는데 투자 대기자금은 여전히 넘쳐나는 게 문제다. 글로벌 사모펀드(PEF)의 투자 미소진 물량은 기록적 수준인 1조달러에 달하고, 미국 헤지펀드에 몰린 실탄은 올 1분기에만 45억달러가 추가돼 총 3조2150억달러를 기록했다. 밀컨 콘퍼런스 행사장에서 만난 월가 인사는 "포화 상태인 자금을 어디다 굴려야 할지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만만치 않다"며 "모든 기관투자가는 알파(추가 수익)를 창출하는 게 고통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날 연사로 참석한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사장은 자산 가격 재산정이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불거지면서 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산 가격이 연쇄적으로 흔들리는 전조 증상이 포착돼 시장 참가자들이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최근의 촉매제는 `인플레이션 상승 신호`다.

 

 

원자재값 상승과 임금 상승 기류,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 등이 맞물리면서 예상보다 빠른 미국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가 감지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내 금리 인상을 네 번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석학이자 미국 재무장관을 역임한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이날 행사장에서 "미국 정부가 무리하게 성장을 재촉하면 반드시 재정 적자가 따르고 지속 불가능한 자산 가격 상승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이미 시장이 과잉 유동성에 취해 있는데 대규모 감세와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단행하면 원치 않는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올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7년 2월 이후 최고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9% 상승해 역시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3% 선을 찍고 살짝 하락세를 보였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 1일 2.97%를 기록했고 미국 기준금리 변동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200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2.5%대를 상회했다. 이러한 금리 상승 움직임은 연준이 더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을 결정할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자 달러가 강세를 띠고 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한때 92.57까지 치솟은 뒤 소폭 하락한 92.45를 기록했다. 올해 1월 9일 달러인덱스가 92.53을 기록한 이후 4개월래 최고치다. 지난 4월 중순 88.25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것에 비해 4.7% 상승했다. 반면 달러 강세에 유럽의 주요 통화가치는 급락했다. 이날 유로당 달러가치는 전일 대비 0.7% 상승한 1.1993달러에 거래됐는데 이는 올 1월 이후 가장 강한 수준이다. 영국 파운드와 스웨덴 코로나도 달러 대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올해에도 견고한 경제 성장세가 예상되는 미국과 달리 올해 유럽은 지난해만큼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외환전략가는 "최근까지만 해도 유로화가 달러 대비 강세일 것으로 봤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1유로당 1.21달러를 예상했던 것을 1.15달러 수준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가장 염려되는 신흥국 통화가치도 달러 강세에 타격을 입었다. 지난 1일 터키 리라화 가치와 남아공 랜드화 가치는 각각 전일 대비 1%가량 하락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지난달 27일 대비 2.2% 하락했고, 멕시코 페소화 가치도 1.27%가량 급락했다.

 

흔히 달러 흐름과 반대로 작용하는 국제 유가와 국제 금값도 하락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1.9% 하락한 배럴당 67.25달러로 거래를 마쳤으며, 이는 지난달 17일 이후 최저치다. 같은 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0.9%(12.4달러) 내린 1306.80달러를 기록했다.

 

브래드 벡텔 제프리스인터내셔널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달러가 대부분 지표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현물거래에서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되면 자금 흐름 방향이 바뀔 수 있고 그 중심에는 달러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데이비드 헌트 PGI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변동성이 너무 낮은 것도 문제"라며 "작년은 변동성이 희한한 시기였다. 어느 정도 변동성이 있어야 투자 기회가 있고 더 나은 가격대를 선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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