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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전문건설간 40년 칸막이 없앤다. 종합건설사는 일감만 따내…전문건설사에 하도급 관행 부실하도급·상생저해 요인

Bonjour Kwon 2018. 6. 29. 07:22

2018.06.28

종합건설사는 일감만 따내…전문건설사에 하도급 관행

부실하도급·상생저해 요인…"단계적 실시로 충격최소화"

 

정부가 40년 넘게 나뉘어 있던 종합시공과 전문공사 간 건설업 칸막이를 없애기로 했다. 시공능력이 있는 우량 전문건설업체도 복합공사 원도급을 직접 받을 수 있는 길을 터주고, 난립하는 영세 전문업체가 진행하던 부실 하도급을 막겠다는 취지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건설산업 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종합·전문건설업 등록기준 재편 △부실 기업 퇴출 강화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방안을 통해 건설산업 중·장기 육성 전략이 확정된 만큼, 9월 중으로 각 분야의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담은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으로 나뉘어 있던 '칸막이'는 없앨 예정이다.

 

종합건설업체는 종합적인 계획·관리·조정을 하면서 시설물을 시공하는 공사를 담당하고, 전문건설업체는 시설물 일부나 전문 분야에 관한 건설공사를 전담한다. 예를 들어 종합건설업이 토목건축공사, 토목공사, 건축공사, 조경공사, 산업환경설비공사 등으로 분류됐다면 전문건설업은 실내건축공사, 도장공사, 수중공사, 토공·석공사업 등 20개 넘는 공사로 세분돼 있다.

 

하지만 이런 업무 분류가 1976년 도입된 후 바뀌지 않아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칸막이가 강하게 나뉘어 있어 융·복합 첨단기술의 시장 진입이 제한되고, 탄력적인 복합 생산조직을 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문공사 2개 이상으로 된 복합공사를 종합건설업체가 담당하고 전문건설업체가 하도급을 받도록 되어 있어 부실 하도급 구조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에 대해 전문건설업계 반응은 그 기술력과 규모에 따라 엇갈린다. 시공능력을 갖춘 우량 전문건설업체는 직접 원도급을 받을 수 있어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대형 건설사들이 전문공사 부문까지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반면 특정 전문공사로 근근이 하도급을 받고 있는 영세 업체들은 중대형 전문건설사에 일감을 빼앗길 수 있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업계 반응을 대변하는 대한전문건설협회는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칸막이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김문중 대한전문건설협회 건설정책실장은 "실력을 갖춘 전문건설사들도 직접 원도급을 받아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40년 넘게 지속돼온 종합·전문건설업 칸막이 폐지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며 "하지만 칸막이를 전면적으로 일시에 폐지한다면 대형 종합건설사와 무한경쟁을 바로 해야 해서 문제점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