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3
이달 공모 앞둔 알파돔 가보니
지난달 상장한 E리츠코크렙
뉴코아아울렛 3개점 묶어 투자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신분당선)과 맞닿은 곳에 자리잡은 오피스빌딩 알파돔시티4에선 입주를 앞둔 기업들의 사무실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난 3월 준공한 지상 15층 연면적 9만9000㎡ 규모의 이 빌딩에는 국내 1위 포털사인 네이버를 비롯해 지난해 세계 PC게임 매출 1위를 기록한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블루홀, 네이버의 카메라 앱 서비스 자회사인 스노우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4~5층에선 공유오피스업체 아라워크앤올의 인테리어 마무리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신한리츠운용은 이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신한알파리츠를 설립했다.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사장은 “한국 4차 산업혁명의 거점으로 떠오른 판교의 중심지에 있는 이 빌딩의 오피스가 100% 임대 계약됐다”며 “8월 말 기업들의 입주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임대료 수입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공모를 앞두고 있는 신한알파리츠와 지난달 27일 상장한 E리츠코크렙이 투자한 부동산은 편리한 입지조건을 앞세워 임차인과 이용자를 끌어모아 수익을 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알파돔시티4는 북쪽으로는 판교역 1번출구와 연결돼 있다. 정보기술(IT)업체들이 밀집한 테크노밸리도 가깝다. 남쪽으로 길을 건너면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지나 서울로 가는 광역버스 정류장이 있다.
이런 입지조건 덕분에 알파돔시티4는 오피스 계약률 100%를 달성했다. 블루홀, 네이버 등 IT기업들이 오피스 12개 층 가운데 10개 층에, 아라워크앤올이 2개 층에 입주할 예정이다. 나머지 상업시설 4개 층에는 일본 생활용품업체인 무인양품을 비롯해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등 금융사가 입주하기로 해 계약률이 70% 수준이다.
E리츠코크렙이 보유하고 있는 3개의 상업시설 가운데 하나인 뉴코아아울렛 야탑점은 분당선 야탑역(하루 8만2573명 승·하차)과 붙어 있고 경기 성남 구시가지와 분당 신도시를 연결하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11일 방문한 뉴코아아울렛 야탑점은 통상 한산한 시간대인 오후 3시에도 1층 입구 쪽 매장부터 북적였다. 7층 외식코너에는 40~50대 여성 등으로 붐벼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이곳 외에도 리츠가 편입하고 있는 일산점과 평촌점은 신도시의 상업중심지에 있어 유동인구가 풍부하다.
E리츠코크렙이 투자한 상업시설은 이랜드리테일이 단독 임차인이다. 이랜드리테일의 매출 상위 10위권에 올라 있다. 이렇게 올린 임대료 수익에서 각종 비용을 지급하고 남은 금액을 리츠 주주들에게 배당 형태로 지급한다. 신한알파리츠의 기대수익률은 5년 평균 연 6.1%, 10년 평균 연 7.0% 수준이다. E리츠코크렙의 기대수익률은 5년 평균 연 7.2%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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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 값에 빌딩 투자"…정부 '리츠 상장 활성화' 추진
2018-07-12 국종환 기자
신한알파리츠·홈플러스리츠·이리츠코크랩 등 상장 잇따라
국토부, 9월 '리츠 활성화 대책방안' 공개 계획
판교알파돔시티 6-4블록 입지© News1
"알파돔시티 6-4블록은 4차 산업혁명 거점인 판교에서도 황금 입지로 꼽힙니다. 이미 유력 기업들이 모여들면서 중심지가 되고 있죠. 오피스 수요는 높은데 공급이 부족해 임대율이 높아 안정적인 수익이 예상됩니다."(신한리츠운용 관계자)
분당 판교 노른자위 상권에 위치한 판교알파돔시티 6-4블록. 지난 4월 준공된 이곳은 이미 92% 이상 임대를 완료해 현재 입주가 진행 중이다. 특히 오피스는 100% 임대를 마쳤다. 다음 달쯤이면 입주가 거의 마무리돼 인파가 북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임차인으로는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블루홀과 국내 1위 인터넷 포털 네이버, 네이버 관계사인 스노우, 무인양품 등 유력 업체들이 이름을 올렸다.
언뜻 봐도 향후 건물의 미래가치 상승이나 안정적인 임대료 수입 등이 예상된다. 하지만 건물 값만 수천억원에 달하다보니 일반인들로서는 도저히 투자할 엄두를 내기 어렵다.
그러나 리츠를 이용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적게는 커피 한잔 값만 가지고도 알파돔시티와 같은 우량 건물에 누구나 손쉽게 투자를 할 수 있다. 마치 주식처럼 말이다.
정부가 공모 리츠(REITs :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전문가그룹이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고, 그 수익(임대소득, 매매차익, 개발이득 등)을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우리나라는 2001년 '부동산투자회사법'을 제정하면서 처음 도입했다. 상품에 따라 3개월에서 1년 단위로 배당금을 받는다.
부동산 실물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투자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이어서 소액투자가 가능하고 현금화가 용이하다. 또 일반인이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에 비해 전문성도 확보된다.
국내 리츠의 문제는 상품은 급속도로 늘었는데 대부분이 사모로 운영돼 연기금 등 사모투자자(기관투자자)가 이익을 독식해왔다는 것이다. 일반인이 참여 가능한 공모 상품은 거의 없었다. 우리와 같은 시기 리츠가 도입된 일본의 경우 공모 리츠 시장 규모는 현재 93조원에 달하지만 우리는 약 0.1조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판교알파돔시티 6-4블록 내부 모습© News1
국토교통부는 거액자산가와 금융기관에 집중된 고급형 부동산수익을 일반 국민에게 공유하기 위해 공모 리츠 상장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주택에 과도하게 집중된 개인의 부동산 직접투자를 빌딩, 상가 등의 간접투자로 돌려 과열된 주택 투기를 막는 효과도 기대된다.
올해에만 3개의 대형 공모 리츠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할 것으로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리츠운용의 1호 공모 리츠인 '신한알파리츠'의 청약일정이 이달 25~27일로 확정됐다. 판교알파돔시티 6-4블록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다. 국토부는 리츠 활성화를 위해 리츠AMC(자산관리회사)만 입찰할 수 있게 자격을 제한하고 개인 공모 비중을 높이도록 했다. 이로 인해 개인과 기관의 비중은 각각 1140억원과 750억원으로 개인이 더 많다. 공모가는 주당 5000원이다.
신한알파리츠는 알파돔시티 임대수익 등에서 대출이자와 운용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를 투자자에게 배당(연 2회)으로 돌려준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5년 평균 예상 수익률은 연 6.1%, 10년 평균은 7% 정도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리츠 투자는 투자 대상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현장에 가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알파돔시티의 경우 유력업체들과 임대계약을 대부분 마치고 입주준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임대계약은 5~10년으로, 이 기간에 안정적인 수익률이 보장된다.
코람코투자신탁의 '이리츠코크랩'은 앞서 지난달 상장한 경우다. 국내 아웃렛 시장점유율 1위인 이랜드리테일 매장 중 매출액 최상위권 매장인 뉴코아아울렛 일산점, 평촌점, 야탑점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한 공모리츠다.
뉴코아아울렛 야탑점의 입지© News1
대부분 매장이 역세권에 위치해 상권이 탄탄하다. 일산점, 평촌점, 야탑점 3개 지점 월매출이 270억원 규모로 임대료를 제외하고도 12% 이상 영업이익을 내는 수익 기반을 갖추고 있다. 그만큼 투자자로서도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매장을 방문했을 때에도 평일임에도 고객이 꾸준히 입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람코 측은 이 밖에 2001 아웃렛 중계점과 분당점 등도 자산으로 편입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이리츠코크랩의 경우 공모 리츠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해 주가가 공모가(주당 5000원)를 밑돌며 아직은 부진을 보이고 있다. 리츠는 건물 임대료에 따른 배당이 주수입원인데 일반기업 주식처럼 시세차익만을 생각해 단기에 손절매한 경우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는 9월 배당이 예정돼 있어 이후 탄력을 받아 주가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도 오는 11월쯤 홈플러스 40여곳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자산가치는 약 3조8000억원이다. 리츠 설립으로 자산가치 60%인 2조28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리츠의 지분 20%만 갖고 나머지 80%를 공모에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공모 리츠 상장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오는 9월 '리츠 활성화 대책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리츠 상장규정 완화를 추진한다. 상장에 필요한 예비심사를 생략하고 우선주 상장을 허용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또 법 개정을 통해 하반기까지 리츠 신용평가제 법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신용평가제가 실시되면 투자자들은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검증한 신용등급을 보고 더욱 안전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퇴직연금의 상장 리츠 투자허용과 은행에서도 리츠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행령 개정안 등도 추진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리츠는 부동산 투자 민주화에도 부합되는 간접투자 상품으로 소수 자산가가 독점한 고급형 부동산 수익을 다수 일반 개인에게 배분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리츠 상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hk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