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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출신들이만든 VC `디인베스트먼트`지분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인 주우식 옐로씨매니지먼트 회장이 전격 인수

Bonjour Kwon 2018. 7. 19. 05:37

주우식의 VC 도전…반도체 유니콘 키운다

최초입력 2018.07.18 17:38:18

최종수정 2018.07.18 20: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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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 `디인베스트먼트` 지분 참여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인 주우식 옐로씨매니지먼트 회장이 KDB산업은행 출신들이 모여 만든 유망 벤처캐피털(VC) 지분을 전격 인수했다. 이를 통해 수천억 원 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유니콘' 기업 발굴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주 회장은 삼성그룹 스타 경영인으로서뿐 아니라 재정경제부 관료로 이름을 날렸던 인물이다. 그와 산업은행 출신들이 의기투합한 만큼 이들의 새로운 도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주 회장은 올해 4월 사모펀드 운용사 '옐로씨매니지먼트'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 '디인베스트먼트' 인수를 마무리지었다.

 

디인베스트는 산업은행 출신들을 주축으로 설립된 VC다. 주 회장 자신도 산업은행 금융그룹 수석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주 회장은 이날 매일경제와 만나 "히든 트레저(숨은 보석) 기업들을 발굴해 자금과 경영 노하우를 지원하고 이 회사를 글로벌 톱 기업으로 키워 기업가치를 실현하는 게 목표"라며 "디인베스트를 기반으로 반도체 펀드를 만들어 반도체 스타트업과 중견·중소 기업 발굴·지원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반도체 벤처나 중견·중소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인베스트는 현재 펀드 조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8~9월께면 첫 펀드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을 정도의 글로벌 투자기관 상당수가 투자 의향을 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디인베스트는 이미 20~30곳의 유망 반도체 기업을 확보한 만큼 펀드 조성이 완료되자마자 즉시 투자집행이 가능하다는 게 주 회장의 설명이다. 주 회장은 지난 4월 옐로씨매니지먼트를 설립하고 본인이 직접 대표이사로 취임해 투자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 회사는 중국 자본이 참여한 국내 첫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중국 바이오메디컬 기업이 옐로씨매니지먼트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주 회장은 "한국과 중국에는 인공지능(AI)·핀테크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보유한 우수 기업이 많다"며 "양국의 유망 회사에 각각 투자한 후 양국 투자 기업을 서로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외국 투자자(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가 50대50 비율로 참여하는 대형 블라인드 펀드를 올해 안에 조성할 것"이라며 "해외 진출을 추구하는 바이오·의료 기업들을 적극 발굴해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자본 참여와 관련해 주 회장은 "한국은 상당 부분 성숙 단계로 진입해 과거처럼 강력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기 힘들다"며 "한국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중국 등 동남아시아와 연계해 새로운 활력을 찾아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중국 자본과 제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 회장은 PE(옐로씨매니지먼트)와 VC(디인베스트) 간 협업을 통해 새로운 벤처 생태계 구축을 시도한다는 청사진도 마련했다. VC로 발굴한 스타트업을 PE로 성장시켜 글로벌 톱 기업이 될 때 엑시트(이익실현)하는 구조다. 주 회장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에 목표를 두기보다 모범적인 벤처 생태계 모델을 구축해 이를 공유한다는 데 방점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경복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그는 소위 '잘나가던' 공무원 출신이다.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이후 재정경제부 법무담당관 지역경제과장 등으로 활약하다 1999년 삼성전자(자금 담당 이사)로 스카우트돼 '삼성맨'으로 변신했다. 그는 삼성전자 경영지원총괄 IR팀장(부사장)을 거친 뒤 2009년 삼성증권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투자와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산업은행 금융그룹 수석부사장을 역임하고 모건스탠리 PE가 대주주로 있던 전주제지 사장에 오르는 등 투자업계와 인연을 이어갔다.

 

[남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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