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F

'사람 고민' 깊어진 PE업계.상반기에 설립된 경영참여형 PEF는 80개..운용규제 완화에신규진입 늘어. 한화자산운용, PE사업 사실상 개점휴업

Bonjour Kwon 2018. 8. 8. 10:30

한희연 기자공개 2018-08-08 

지난해 국내 사모펀드(PEF) 신설 수는 사상 최대였다. 135개가 신설돼 연중 신설기준으로 최고기록(전년도 109개)을 갈아치웠다. 올해 역시 이 기록은 깨질 공산이 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상반기에 설립된 경영참여형 PEF는 80개였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59개의 경영참여형 PEF가 설립됐었다.

신설 PEF 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에 대해 금감원은 설립이나 운용 관련 규제 완화에 따라 GP의 신규진입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GP중에는 전업 GP의 점유율이 금융회사나 창투계 회사에 비해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기존 운용사에서 독립한 운용역들이 만든 소형 PEF는 금감원 통계 신규 플레이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성과에 대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했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기존 회사에 존속하기 힘들다고 생각한 운용역들이 회사를 박차고 나와 독립회사를 많이 차린 결과다. 이를 두고 회사가 키맨을 충분히 품어내지 못한, PE업계 전반적인 문제라는 평가도 나온다.

PEF 설립 증가는 시장의 건전한 경쟁 유도나 투자자 선택의 폭 확대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하지만 PE 분화현상은 핵심인재를 키우고 인력을 회사의 자산화해 글로벌시장에서 견줄 수 있는 로컬하우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좋지 않다.

최근 만난 PE 대표들은 '사람 관리'가 정말 힘들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PE업이야 말로 인적 경쟁력이 회사의 힘으로 이어지는 구조라 인력싸움이 곧 회사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가 된다. 좋은 인재를 어떻게 회사에 잘 붙잡아둘 수 있는가를 늘 고민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돈이나 복지 등을 통한 성과 보상은 한계가 있다는 게 대부분의 진단이다. 결국 비전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 안에서 열심히 일할 경우 파트너가 될 수 있고, 최고 시니어 파트너도 될 수 있다는 데 조직내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세대교체 이슈와 맞물려 있다. 국내 사모펀드 시장의 연혁은 그리 오래되지 않아 아직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가시화된 곳은 없다. 이제 막 고민을 시작하는 단계다.

최근 VIG파트너스가 기존 2인 대표 체제에서 4인 대표체제로의 전환을 발표하며 세대교체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H&Q나 IMM 등 초창기부터 활동해 온 토종 PE들도 미래의 조직 구성에 대해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알려졌다. 국내서 처음 시도되는 세대교체 작업들인 만큼 그 결과는 다른 GP에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시도가 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결과로 도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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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자산운용, PE사업 사실상 개점휴업 밥캣 프리IPO 이후 실적 전무…맨파워도 떨어져
2018.8.6


한화자산운용 사모투자(PE)사업에 대한 회의론이 점증하고 있다. 핵심 운용인력들이 하나둘 빠져나가면서 투자를 집행하고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인적 자원이 없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는 평가다. 칼라일 한국대표를 지낸 김용현 사장과 한화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출신 한우제 부문장이 PE사업을 포함한 대체투자 부문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평가다.

6일 PE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이 관리하는 신규 펀드는 현재 전무한 상태다. 2년 전 두산밥캣 프리IPO(상장전 지분매각)를 주도하면서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 시장의 이목을 끌기도 했었다. 하지만 두산밥캣 상장과 동시에 엑시트 한 뒤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에는 기존 2개의 블라인드 펀드와 1개의 프로젝트 펀드가 있으나 이는 모두 과거 한화인베스트먼트가 관리하던 펀드였다. 2015년 조직 개편과정에서 한화인베스트먼트 내 사모투자펀드는 한화자산운용으로, 벤처투자는 한화투자증권으로 각각 이관됐다.

포스코와 한화그룹 협력사에 투자하는 동반성장PEF(펀드명 코에프씨포스코한화케이비동반성장제2호)의 경우 KB인베스트먼트와 포스코기술투자, 한화인베스트먼트 등 세곳이 공동GP(무한책임사원)로 나서 2000억원 규모로 조성돼 총 여섯 곳의 기업에 1348억원이 집행됐다.

또다른 블라인드 펀드인 신성장PEF(펀드명 코에프씨교보한화그로쓰챔프20106호사모투자전문회사)는 교보증권과 한화인베스트먼트가 공동GP를 구성해 2010년에 만들어졌다. 약정금액 1000억원 중 673억원이 집행됐으며, 5곳의 강소 중견기업에 메자닌으로 투자됐다.

이밖에 KB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만든 프로젝트펀드 벨류업PEF 등도 있으나 실적은 미미하다. 특히 한화인베스트먼트는 이 펀드를 통해 삼미금속의 경영권을 인수했지만 핵심운용인력이 퇴사하면서 GP 지위를 반납, 현재는 KB인베스트먼트가 단독 GP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의 가장 큰 문제는 맨파워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두산밥캣 프리IPO 당시 외부 영입했던 운용역들이 회사와의 갈등으로 줄줄이 퇴사한 이후 새로운 인물이 책임자로 보강됐다.

그러나 PE 담당 상무로 영입된 인사 조차 작년말 개인 사정을 이유로 퇴사하면서 포트폴리오 관리와 새로운 펀드레이징을 담당할 인력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우리프라이빗에쿼티 출신 팀장과 과장급 한명, 대리급 사원 네명이 PE팀을 지키고는 있으나 의미있는 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사정이 이렇자 한화자산운용PE의 신규 블라인드 펀딩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칼라일 한국 대표를 지낸 김용현 사장이 직접 나서 PE사업 부활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마땅한 트렉레코드가 없는 한화자산운용에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지난해 초 산업은행이 출자하는 블라인드 펀드에 출사표를 던졌던 한화자산운용은 예상대로 서류심사에서 탈락했다. 특히 김 사장이 대표 운용역으로 출자 제안서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탈락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칼라일 한국을 이끌며 한화자산운용내에서 사모투자펀드 운용업을 키우고 싶어했던 김 사장의 상심도 컸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PE업계 관계자는 "한화자산운용의 현재 PE사업은 사실상 개점휴업에 가깝다"며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로서 시장에서 계속 활동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