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30
◆ 中企 매물 쏟아진다 ◆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은 꾸준히 등장하고 있지만 막상 매수자 측에서는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인수하기에 부담스러운 환경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은 떨어져 가는데 최저임금 상승, 주 52시간 근무제 등까지 겹치면서 인수를 통해 시너지 효과나 사업 다각화 효과를 얻는 게 쉽지 않은 셈이다.
결국 매각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은 사모투자펀드(PEF)를 찾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소·중견기업과 PEF의 협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 측에서 PEF에 각종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와 PEF가 자금을 지원하고 경영을 돕는 사례 모두가 활발하다. PEF업계 관계자는 "양쪽 모두가 윈윈하는 사례가 쌓이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던 기업들도 협업에 나서는 선순환이 생기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위기에 처한 기업이 PEF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크게 세 가지로 꼽힌다. 첫째로 자금 조달이다. 성장 가능성이 크더라도 당장 실적이 좋지 못하면 채권시장과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다. PEF나 벤처캐피털(VC)은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지분을 확보해 수익을 노린다. 인적 네트워크도 하나의 요인이다. 중소·중견기업은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PEF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끌어들일 수 있다.
기업에 투자한 뒤 추가 M&A에 나서는 '볼트온 투자'도 중견기업이 PE를 경영에 참여시켜 얻을 수 있는 효과다. 본사업에 집중하는 기업이 보지 못한 기회를 M&A 경력이 많은 PE가 잡는 형태다. IMM PE의 한독 투자가 대표적이다. 2012년 IMM은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과 함께 사노피 아벤티스가 보유하던 한독약품 지분 50%를 인수했다. 이후 한독약품은 태평양제약 제약사업부를 추가로 인수해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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