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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키디데스의 함정`…美·中 갈등 속 한반도 해법 ?

Bonjour Kwon 2018. 8. 29. 07:20

ㆍ함정(Thucydides Trap):신흥 강국 부상에 기존 패권국가가 두려움을 느껴 전쟁 등을 초래.

ㆍ그리스 펠로폰네소스전쟁이 급격히 부상하던 아테네와 이를 견제하려는 스파르타가 빚어낸 구조적 긴장관계의 결과였다고 설명

 

`투키디데스의 함정`…美·中 갈등 속 한반도 해법 찾는다

2018.08.28

 

10월 10~12일 세계지식포럼 미리보는 지정학 세션

 

◆ WORLD KNOWLEDGE FORUM ◆

 

오는 10월 10~12일 사흘간 서울 장충아레나·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9회 세계지식포럼에서는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에 빠진 국제 정세를 집중 논의한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 분쟁,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당사국과 주변국의 치열한 수싸움을 읽고 해법을 제시해줄 국제 전문가들이 올해 세계지식포럼을 찾는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같이 선진국 문턱에 다다른 '미들 파워(Middle Power)'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최근 전 세계를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몰아넣은 주범은 미국과 중국이다. 어느덧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오른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One belt, one road)' 정책을 앞세워 아시아를 넘어 유럽·아프리카까지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확장하자 양국은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패권을 놓지 않으려는 미국이 중국을 거칠게 견제하는 모양새다.

 

한반도는 이 같은 미·중 패권 다툼의 핵심적인 뇌관이다. 미국의 의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속마음을 꿰뚫어 볼 연사가 세계지식포럼에 온다. 트럼프 정부 첫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지낸 허버트 맥매스터는 미국 외교·안보 정책 라인 중 가장 최근에 백악관을 떠난 인사다. 트럼프 대통령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관찰해 그의 성향을 잘 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정통 군인 출신답게 북핵 등 외교·안보 사안에 대해 기본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뜻을 같이했다. 다만 올해 초 미국과 북한이 거친 수사를 쏟아내며 양국 갈등이 역대 최악으로 치달았을 때 '대북 선제타격은 최후의 카드'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설립자 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외교·안보 수뇌부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또 다른 전문가다. 퓰너 설립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멘토'이자 트럼프 행정부 외교정책 설계자로 알려져 있다. 그가 이끄는 헤리티지재단은 미국 내 대표적인 보수성향 싱크탱크다. 역대 미국 보수 정권의 정책 입안과 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중국을 대표하는 연사는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이다. 자칭궈 원장은 전임 원장인 왕지쓰 베이징대 교수, 옌쉐퉁 칭화대 당대국제관계연구원장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3대 외교·안보 석학이다. 그는 2001~2002년까지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동북아정책연구센터(CNAPS)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모국으로 돌아와서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 상임위원과 외무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할 때까지만 해도 한반도 비핵화가 급물살을 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실무 논의가 시작된 이후 눈에 띄는 진전 없이 지금은 교착상태에 빠지는 형국이다. 이에 올해 세계지식포럼에는 한반도 전문가들이 모여 북한 비핵화 협상을 전망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는 미국 내에서 한반도 문제를 가장 오래 연구한 학자 가운데 한 명이다. 그가 1986년 펴낸 '한국전쟁의 기원'은 이런 연구의 총아로 출간되자마자 많은 주목을 받았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주한 미국대사에 이어 2005년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역임했다. 비핵화를 둘러싸고 미국과 북한이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인물이다. 과거 북핵 협상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중국·북한의 움직임과 의중을 짚어 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평화 정착과 관련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들도 세계지식포럼을 찾아 비핵화의 당위를 전파한다. 2017년 노벨평화상 수상 단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 가와사키 아키라 운영위원과 1985년 수상 단체인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IPPNW)' 틸먼 러프 공동대표는 원폭 피해 생존자 사례 등을 전한다.

 

이 밖에 에스코 아호 전 핀란드 총리, 티에리 몽브리알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 소장 등 저명한 유럽 인사들도 참석해 얽히고설킨 국제 정세에 대한 해법을 내놓을 전망이다.

 

■ <용어설명>

 

▷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 : 신흥 강국 부상에 기존 패권국가가 두려움을 느껴 전쟁 등을 초래하게 된다는 이론. 정치학자인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저서 '불가피한 전쟁(Destined for War·2017년)'에서 글로벌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 서로 원치 않는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고 분석했다. 앨리슨 교수는 그리스 펠로폰네소스전쟁이 급격히 부상하던 아테네와 이를 견제하려는 스파르타가 빚어낸 구조적 긴장관계의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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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윤상호]美中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질까?

 

입력 | 2018-08-24

 

 

‘미 공군의 F-22 스텔스전투기가 비행 중 갑자기 폭발한다. 내부에 설치된 중국제 마이크로칩이 이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중국 해커의 기습으로 첩보위성과 주요 국방안보 전산망이 마비된다. 최첨단 드론과 로봇무기로 무장한 중국군이 하와이를 점령하고….’ 2016년에 나온 소설 ‘유령함대’ 속의 미중전쟁 시나리오다. 가상전쟁 소설이지만 미군 훈련 교재로 다뤄질 만큼 사실적이라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미국이 체감하는 중국의 위협은 소설 속 얘기만은 아니다. 중국은 2007년 1월 지대공 미사일로 낡은 자국 기상위성을 파괴했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위성 요격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미 정찰위성도 중국의 ‘사냥감’이 될 수 있음을 목격한 미국이 받은 충격은 컸다. 중국은 2045년까지 세계 최고의 우주강국이 되겠다는 로드맵까지 발표했다. 이에 미국은 2020년 우주군 창설을 선언하는 것으로 우주패권 쟁탈전을 예고했다.

 

▷중국의 올 국방예산은 약 1조1100억 위안(약 181조 원)으로 작년보다 8% 증가했다. 이 돈으로 항모와 신형 핵폭격기·장거리미사일 등 첨단무기를 대거 증강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도 내년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13% 증가한 7160억 달러(약 812조 원)로 책정하고 핵전력 현대화 등에 팔을 걷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안 서명 직후 “결코 그 누구도 우리에게 범접 못할 것”이라고 중국에 경고장을 날렸다.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신흥세력이 지배세력을 위협할 때 전쟁은 필연적이라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들어 미중 무력충돌의 위험을 경고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을 다룬 기원전 5세기의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쓴 ‘펠로폰네소스의 전쟁사’에서 따온 말이다. 앨리슨은 미중 무역갈등, 대만문제, 그리고 북핵 문제가 전쟁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했다. 만에 하나, 미중 갈등이 군사적 대결로 옮겨 붙는다면 그 틈에 낀 우리는 큰 불똥을 맞을 수밖에 없다.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두 강국의 세(勢)대결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겸 논설위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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