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민은행, 지준율 1%P 전격 인하.외환보유액 한달새 26조 줄어.올해 들어 네번째 유동성 확대.

2018.10.07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오는 15일부터 상업은행 등에 적용하는 지급준비율(지준율)을 1%포인트 전격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지준율 인하 조치는 올해 들어 네 번째다.

 

인민은행은 지난 7월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린 이후 석 달 만에 다시 인하에 나섰다. 최근 미·중 무역 마찰이 고조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 밑에서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고, 중소기업이 자금난에 빠지는 등 경기 위축 신호가 곳곳에서 터져나오자 인민은행이 추가 유동성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있는 시점에 중국이 지준율을 낮춘 것은 자금 유출을 감수하더라도 경기 부양 의지와 절박함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7일 인민은행은 "15일부터 은행에 적용되는 지준율을 1%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상 은행은 대형 상업은행과 주식제 상업은행, 농촌 상업은행, 외국계 은행 등이다. 이번 조치로 15일부터 상업은행 지준율은 기존 15.5%에서 14.5%로 낮아진다.

 

인민은행은 "중국 실물경제 발전을 지원하고 금융시장 유동성을 최적화하기 위해 지준율을 낮추게 됐다"며 "중소기업 등 민간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이번 지준율 인하 조치로 7500억위안(약 123조원) 규모의 유동성이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인민은행은 "지준율 인하를 통해 풀린 유동성은 일차적으로 오는 15일 만기가 도래하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4500억위안(약 73조8200억원)을 상환하는 데 쓴 뒤 추가로 7500억위안이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쥔 모건스탠리 화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준율 인하에 대해 "기업들이 대출받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중국 당국이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융자의 길을 더 넓게 열어주려는 의도"라며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있는 시점에서 자본 유출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지준율을 낮춘 것은 중국 기업 생존을 위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인민은행은 또 "이번 지준율 인하 결정은 금융 시스템 부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위안화가 절하 압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 보낸 신호로 풀이된다. 외환당국이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9월 한 달 새 중국 외환보유액은 26조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중국 외환보유액은 3조870억달러로 전월보다 226억9000만달러(약 25조6000억원) 감소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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