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해외)

강남에 몰렸던 ‘김 여사’, 이제는 호주등 해외 부동산으로.세금도 낮고 투자 수익률도 높은 물건 물색.간접투자상품이용 바람직

Bonjour Kwon 2018. 10. 17. 08:08

2018-10-17

 

# 서초구 반포동의 평일 오전, 카페 스터디룸으로 40~60대 여성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15명 안팎의 모임 인원이 모이자 해외부동산 투자컨설팅 임원이 수익률이 좋은 부동산 상품을 2시간에 걸쳐 소개했다.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투자처는 호주. 모임의 한 구성원은 “강남 재건축 투자를 얘기하던 시절은 이제 서서히 끝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김 여사’들의 시선이 해외로 향했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옥죄기가 본격화되자 세금도 낮고 투자 수익률도 높은 해외 부동산 시장의 옥석 가리기에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동하자 금융업계도 기민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16일 강남구 압구정 일대의 공인중개사무소들은 최근 부동산 큰손 ‘김여사’들의 매수 문의가 부쩍 줄었다고 전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10명 내외로 몰려다니며 투자 수익률을 분석하고 보통 2∼3채씩 구매하던 중년 부인들이 최근 거의 자취를 감췄다”며 “요즘 매수 문의는 매수 타이밍을 확신하지 못하는 실수요겸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의 뒤를 이은 한국의 ‘김여사’들은 해외 부동산 투자시장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투자 리스크와 수익금 회수의 불편함 등 때문에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 부동산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규제도 많고 세금도 높은 서울 규제지역에 투자를 하느니, 해외 시장에 과감히 투자해 수익률과 자녀교육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모양새다. ‘김여사’들의 주요 투자처는 호주와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 최근 알려진 신흥국보다는 안정적인 선진국 투자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여사들의 호주 투자 관심도가 높은 이유는 2008~2009년 초기 호주 부동산 시장에 일찌감치 발을 들였던 투자자들이 소위 ‘대박’을 쳤기 때문이다. 2008년 호주 시드니에서 10억원 상당에 주거용빌딩을 구매했던 이들은 현재 30억원 상당의 시세 차익을 누린 사례가 기폭제가 됐다.

 

한 호주 교민 C씨(42세·여성)는 “호주 시드니에서 5억원 정도 살 수 있던 단독주택 가격이 현재 15억~20억원 안팎”이라며 “한국 교민들이 부동산 투자로 큰 이득을 본 후 한국 지인들에게 입소문을 내니, 요즘은 자녀 어학연수 때문에 호주를 찾은 학부모들이 꼭 부동산 투자도 물색하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덕분에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10월에 열리는 호주 부동산 투자 설명회만 무려 4건에 달한다.

 

설명회를 개최하는 한 투자 컨설팅 업체 임원은 “과거에는 굳이 복잡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지 않아도 강남 등 주요 지역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정부 규제로 수익률이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 안정적이면서도 여러가지 부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호주 등 주요 지역 투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며 “사전 등록률이 거의 만석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미국 캘리포니아 신축 부동산과 신흥국 중에서는 인도네시아 부동산 투자도 최근 주목받는 아이템이다. 인도네시아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기업들의 투자분석보고서와 함께 베트남과 중국 등 사회주의 기반 경제성장 국가들보다 자유로운 기업활동 분위기가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 여사들의 움직임은 간접투자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해외부동산펀드에 몰린 자금은 총 38조1478억원. 작년 같은 기간의 28조9600억원에 비하면 거의 9조원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특히 지난 8월에 비해 1조원 이상 늘어난 만큼 당분간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해외 부동산 펀드에 돈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률 때문이다. 요즘 출시되는 상품의 예상 수익률은 연 6~7%대다. 은행의 저축성 수신상품과 비교하면 최고 3배 이상 높은 셈이다. 올해에도 해외 부동산은 3.65%로 국내 채권형(1.95%)과 해외 주식형(-2.61%), 국내 주식형(-6.87%)을 압도했다.

 

전문가들은 ‘김 여사’들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주의할 요소가 많다며 우려를 표했다. 직접투자보다는 배당형의 간접투자를 권하는 분위기다.

 

박치우 신한대체투자운용 이사는 “2008년을 기점으로 기관투자자들도 해외 시장에서 전액 손실을 경험하며 현재는 방어적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상태인데 개인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매우 걱정스럽다”며 “해외 부동산 투자는 10년 단위 장기전으로 볼 때 방어적 자세를 취한 간접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챙긴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지희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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