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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에 싸인 세계 경제…"불확실성지수, 1년 반 만에 최고 美·中·EU 경기 내리막길…글로벌 경제 3대축 `휘청`"

Bonjour Kwon 2018. 11. 1. 06:26

 

안개에 싸인 세계 경제…"불확실성지수, 1년 반 만에 최고"

 

미중 무역분쟁, 미국의 금리 인상, 신흥국 금융 불안 등 악재가 속출하며 세계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1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7일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 홈페이지를 보면 지난달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247.85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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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EU 경기 내리막길…글로벌 경제 3대축 `휘청`

최초입력 2018.10.26

 

 

美 3분기성장률 3.5%로 둔화

전망보다 높지만 `정점` 인식

中은 6.5%…10년만에 최저

EU 내년 1%대로 하락 예상

무역전쟁·美 금리인상 복병

 

세계 경제를 떠받치는 3대 축인 미국·유럽·중국 경제가 하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성장률이 올해 2분기 전기 대비 연율 기준으로 4.2%를 정점으로 3분기 이후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6.5% 성장하는 데 그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유럽 경제도 내년에 1%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세계 경제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는 미·중 무역전쟁이 좀처럼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오는 12월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까지 예고된 상태여서 세계 경제를 옥죄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는 26일(현지시간) 3분기 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으로 3.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시장 전망치인 3.4%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는 4.0% 늘어났지만 비주택 고정투자는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3분기 성장률인 3.5%는 4년 만에 최고치였던 지난 2분기의 4.2%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세계 1위 경제국인 미국이 3%대로 성장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이지만 문제는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밥 프린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경제가 '뜨거운(hot)' 상태에서 '보통밖에 안 되는(mediocre)' 상태로 옮겨가는 '잠재적 변곡점(potential inflection point)'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들어 지난 10일과 24일 미국 증시가 폭락한 것도 '미국 경제 정점'에 따른 위축된 투자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동안 미국 경제는 감세정책 등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호황을 누려 왔는데 점점 그 약발이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추가 조치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재정적자가 크게 불어나고 있어서다. 지난 9월 종료된 미국 2018회계연도 연방 재정적자는 7790억달러로 집계돼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은 감세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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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은 더욱 악화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자신들 불만을 해소할 구체적 협상안을 중국이 내놓을 때까지 무역협상 재개를 거부할 것이라고 WSJ가 양측 관리들 말을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백악관 고위 관리는 "그들(중국)이 우리에게 어떤 정보(협상안)도 주지 않는다면 결실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음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추진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자체가 불발되거나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성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미 중국 경제는 무역전쟁 여파로 충격을 받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1분기(전년 동기 대비 기준) 6.8%, 2분기 6.7%로 하락 곡선을 그리더니 3분기 6.5%까지 떨어졌다. 6.5% 성장률은 2009년 1분기(6.4%) 이후 9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경제 매체 시나차이징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국 경제가 하강 압력을 받고 있다"며 "4분기 이후 경제성장률이 더욱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9일 내놓은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9%, 내년 2.5%다. 올해 전망치는 그대로이지만 내년 전망치는 당초 2.7%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6.6%에서 내년 6.2%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 전망치는 당초 6.4%에서 0.2%포인트 떨어졌다. 미국·중국과 함께 3대 세계 경제권으로 꼽히는 유럽도 사정이 밝지 않다.

 

IMF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0%, 1.9%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0∼0.25%까지 내렸던 기준금리를 2015년 12월부터 인상하며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지만 유럽은 경제 여건상 여전히 '제로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5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 적어도 2019년 여름까지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2∼2.25%로 올해 들어 세 차례나 인상됐고 오는 12월에 이어 내년에도 세 차례 추가 인상이 예고돼 있다. ECB와 금리 차이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은 재정지출 대폭 확대를 골자로 하는 이탈리아의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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