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테크(P2P)

은행업무 3분의 1은 핀테크가 차지할 것.IT공룡들 본격적인 금융업 진출.한국도 `금융혁신지원 특별법(규제 샌드박스법)` 입법을 서둘러야

Bonjour Kwon 2018. 11. 16. 05:26

2018.11.15

◆ 명예기자리포트 ◆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연세대 특임교수

"미국과 캐나다 은행은 2025년까지 대출을 비롯해 결제·투자 등 수익의 34%를 핀테크 업체 등 디스럽터(disruptor·파괴자)들에 빼앗길 것이다."

 

씨티그룹이 올해 내놓은 은행 미래에 관한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산업 공룡들이 본격적인 금융업 진출을 예고한 가운데 국가 간 환전·결제 분야에서도 핀테크 기업이 빠른 속도로 은행 고유의 영역을 잠식해가고 있다.

 

2015년 영국에서 보통예금 계좌 송금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핀테크 업체인 레볼루트(Revolut)는 불과 3년 새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3억3600만달러를 투자받고 직원 수가 400명 규모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곳의 고객은 영국에 파운드화로 예금해놓고 해외에서 유로화 등이 필요할 때는 은행보다 유리한 환율로 23개국 통화로 환전·결제·ATM 인출을 할 수 있다.

 

 

 

이제 레볼루트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보험, 자산관리, 대체투자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투자은행들은 이 기업의 가치를 17억달러로 평가한다. 송금과 결제 등 영역에서 은행보다 `싸고, 편리하고, 빠른` 금융 서비스를 선보인 핀테크 기업이 4차 산업혁명 등 `데이터 혁명`을 거치면서 퀀텀점프를 하는 양상이다. IT와 금융을 결합해 빅데이터, 블록체인 분야로 급속히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핀테크 기업은 당초 금융회사의 일부 기능을 수행했지만 이제는 세분화된 금융 서비스를 통합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핀테크가 금융 분야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핀테크 경쟁의 주체가 금융회사에서 국가 간으로 확대됐다. 각국은 이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금융 거점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영국은 낙후된 런던 동부지역을 살리기 위해 2010년 `테크시티(Tech City UK)` 구축을 선언했다. 세제 측면에서 혜택을 주고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이 지역이 핀테크 혁명의 허브로 부상했다. 스위스는 국가 주도로 인구 12만명의 추크시를 130여 개 국가에서 건너온 3만8000명이 머무르는 `블록체인 성지`로 만들었다. 다양한 가상화폐 기술 개발을 위한 크립토밸리가 조성됐으며 주민들은 비트코인으로 세금을 납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금융혁신지원 특별법(규제 샌드박스법)`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15년부터 우리나라에서 핀테크 활성화 논의가 이뤄졌지만 각종 법 규제 때문에 지난 3년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모든 규제를 풀어주고 핀테크 투자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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