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증시 부진·대출 규제에… 금융사들 자산운용전략 고심.자산운용사와 손잡고 대체투자처 발굴 열 올려

Bonjour Kwon 2018. 11. 21. 08:35

2018.11.20

 

자산운용사와 손잡고 대체투자처 발굴 열 올려

 

ㆍ 농협금융, IB부서 인력 보강 / 美 천연가스 발전소 지분 투자 ㆍ하나대체운용, 美호텔·땅 투자 /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진출도

ㆍ 하나은행, 투자상품·컨설팅 분리 / 상품개발·투자전략 기능 전문화

ㆍ신한대체운용, 블라인드펀드 출시

 

국내 증시가 내년에도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잿빛 우려들이 나오면서 국내 주요 금융사들도 주식과 채권을 비롯한 전통적 투자 자산 외에 기타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개발과 판매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강도 대출규제로 향후 수익성 악화가 전망되는 데다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출현 등이 예상되면서 ‘알짜’ 대체투자 상품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사들과 은행들은 올 들어 국내외 유명 자산운용사들과 양해각서(MOU)를 활발히 체결하며 유망 대체투자처를 발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NH농협금융지주 내 자산운용사, 증권사 인력 등이 공동으로 구성한 협의체(CIB)에서는 최근 미국 오하이오주에 건설되는 천연가스 발전소 대출채권에 대한 지분투자 등을 통해 대체상품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대체투자는 무엇보다 막강한 자금력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현재 (농협 금융 내) 계열사 자금이 100조원, 농협중앙회가 갖고 있는 자금이 100조원 정도라 투자 실탄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지주사 내 운용사들이 관심을 갖는 투자처는 향후 임대수익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진국 상업지역의 호텔, 상가 등이다. 리모델링을 하는 데 필요한 대출채권에 선순위로 투자하고 예·적금보다 높은 금리를 안정적으로 제공받는 사모펀드 상품들도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다. 하나대체투자운용은 지난 4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메리어트호텔과 토지에 대한 3억달러 규모의 대출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펀드를 설정했고, 미국항공우주국(NASA) 본사 오피스 펀드와 미국 드림웍스 본사 오피스 펀드 등 해외 부동산 펀드 등도 성공적으로 설정했다.

 

서재연 미래에셋대우 상무는 “기존 홈플러스 매장 44개를 리츠에 매각하고 매각한 매장을 홈플러스 리츠로부터 재임대해서 운영하는 방식의 공모펀드 판매를 앞두고 있다”며 “세계 브랜치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임대료가 배당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대체투자로 고려해 볼 만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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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뜨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하는 상품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지난 10월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한국전력기술과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및 발전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공동 진출했다.

 

대체투자가 은행권의 주요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내부 조직개편도 활발하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투자상품서비스부를 투자상품부와 투자컨설팅부로 분리 개편했다. 투자상품부는 펀드, 방카, 특화상품(부동산, 리츠, 구조화, 파생 등 대안투자 상품) 기능을 강화했고 투자컨설팅부는 투자전략, 교육 및 컨설팅 기능을 전문화했다. KB국민은행은 대체투자상품팀을 신설, 자율적으로 상품을 검토하고 출시하도록 했다.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춰 부동산 세미나도 활발하다. 부동산과 인프라 펀드를 주력 대체상품으로 설정한 우리은행은 일본 부동산투자 세미나 등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국내 투자 및 블라인드 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시장변동성 확대로 실물자산의 투자 선호도가 등락을 거듭하는 상황을 고려해 미리 투자 상품을 정해 놓기보다는 자금을 미리 모아 놓고 시장상황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펀드다. 신한대체투자운용은 “2018년에는 해외 부동산 인프라 실물투자에 주력했지만 2019년도에는 국내 투자 및 블라인드 펀드 등을 추가해 다각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은 “내년에 농협은행 쪽 투자은행(IB)부서 인력을 대폭 늘릴 예정”이라며 “계열사 내 자산운용, 증권 쪽 우수 인력들과 상호 교류를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