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 발표..영업이익 38% 줄어 10조8000억
반도체사업 쏠림 부작용 현실화..내부선 "하반기 메모리업황 개선"
연간 매출·영업이익은 사상최대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도 초호황을 이어오던 메모리 반도체의 부진에 고개를 떨궜다. 지난해 4·4분기 예상을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로 시장의 우려가 높은 가운데 삼성전자는 실적을 좌우하는 반도체 시황이 상반기 바닥을 치고 하반기부터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8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4분기 연결기준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9.87%, 영업이익은 38.53% 급감한 수치다. 1분기 만에 흑자 규모가 7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전년동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10.58%, 영업이익은 28.71% 감소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243조5100억원,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1.64%, 9.77%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한참 밑돌았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악화를 예상했지만 13조원대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주류를 이뤘다.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악화된 건 초호황을 거듭하던 반도체 부문이 주춤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3·4분기 13조65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4·4분기에는 8조원대로 급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영업이익 10조원 벽이 무너진 건 2017년 3·4분기(9조9600억원) 이후 5분기 만이다.
예상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의 충격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9 출시로 성수기 효과를 노렸던 휴대폰 부문의 판매부진도 뼈아팠던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반도체 시황 악화가 단기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 직후 "4·4분기 잠정실적이 시장 기대를 크게 하회하는 상황에서 확정실적 발표일까지 시장과 투자자들의 혼선을 완화하고 사업별 실적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적하락 요인과 전망에 대해 설명하겠다"며 이례적으로 참고자료를 공시했다. 삼성전자가 매 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별도의 설명자료를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악화에 대해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메모리 사업이 수요부진으로 실적이 크게 하락하고, 스마트폰 사업도 경쟁심화로 실적이 둔화되며 전분기 대비 전사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메모리 사업은 계절적 비수기 및 매크로 불확실성 확대 속에 일부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의 재고조정 영향으로 4·4분기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모리 출하량이 3·4분기 대비 역성장하고 가격 하락폭도 당초 전망 대비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삼성전자 측은 "올해는 1·4분기 메모리 업황 약세가 지속되면서 실적약세가 전망되지만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이 개선돼 긍정적 실적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5G, AI(인공지능), 전장 사업 등의 대응을 위한 칩셋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부품기술 강화, 폼팩터 혁신, 5G기술 선도 등 사업 경쟁력 강화를 중점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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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도 실적 급감…4분기 영업이익 80%↓
매출 15.7兆·영업이익 753억
TV·가전부문 수익성 악화에 스마트폰 적자폭 확대 겹쳐
LG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어닝 쇼크’ 수준으로 급감했다. TV 및 가전 사업 부문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스마트폰 사업 부문의 적자 폭마저 커진 탓이다.
LG전자는 작년 4분기 매출 15조7705억원, 영업이익 753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668억원) 대비 79.5% 급감했다. 직전 분기(7488억원)와 비교하면 89.9% 쪼그라들었다. 최근 3개월간 증권회사들이 내놓은 실적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인 3981억원에도 훨씬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