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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대체투자 결정 `패스트트랙` 도입.5천만불이하 소위원회서 결정 "소규모 사업에도 적극 참여" 투자의결 8주→4주로 단축

Bonjour Kwon 2019. 5. 4. 18:03

 

2019.05.03

 

국민연금이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기 위해 투자 프로세스를 대폭 개선한다. 대체투자 부문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둬왔지만 운용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아 실제 투자집행이 목표치에 미달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3일 국민연금은 대체투자 집행 개선 방안을 의결하고 우량 대체투자 딜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5000만달러(약 585억원) 이하 대체투자 건에 대해서는 별도 소위원회를 설치해 투자 의사결정을 맡기기로 했다.

 

기존 대체투자 심의를 의결하기 위해서는 대체투자위원회를 열어야 했는데 시간이 통상 8주 이상 소요됐다.

 

국민연금은 대체투자 `패스트트랙`을 통해 대체투자 의사결정 시간이 4주까지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585억원 이하 투자 건에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는 것은 규모가 작더라도 기대수익이 높은 우량 딜이라면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헤지펀드 투자도 늘리기 위해 `싱글펀드`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2016년 11월 헤지펀드에 최초로 투자한 이후 그동안 재간접 펀드 방식으로 투자해 왔다. 블랙록과 그로브너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선택한 펀드에 간접 투자하는 방식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기금운용본부가 직접 헤지펀드를 골라 투자할 수 있게 됐다. 국민연금은 재간접 헤지펀드와 별도로 싱글펀드에 기금의 0.3%(3월 말 기준 2조원) 이내를 신규 투자할 계획이다.

 

싱글펀드 방식으로 투자하게 되면 위탁수수료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재간접 펀드는 헤지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운용사와 이들을 모아 펀드를 만든 운용사에 이중으로 수수료가 나가는 구조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신규 대체투자 자산을 일정 범위에서 탄력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기금운용위원회가 정한 대체자산 유형에 포함되지 않는 신규 대체자산은 투자에 제약이 있었지만 투자 집행 이후 기금위 보고가 가능하도록 허용됐다.

 

기금위는 이와 관련한 허용치를 국민연금 전체 자산의 2.4%(3월 말 기준 약 15조8400억원) 이내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 헤지펀드 등 개별 대체투자 자산군에 대한 목표 투자 비중을 내부적으로 세우고 있는데, 시장 상황과 운용 여건에 맞춰 대응할 수 있도록 운신의 폭을 넓혀준 셈이다.

 

국민연금 대체투자 부문은 증시 하락장에서 수익률 방어에 크게 기여해 왔지만 복잡한 투자 의사결정 시스템 등 운용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실제 투자 집행은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국민연금이 대체투자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우량한 딜 확보에 나선 것은 글로벌 시장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기금위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대체투자는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에 비해 위험과 수익 특성이 우수해 국민연금 수익률을 높이는 데 많은 기여를 해 왔다"며 "최근 운용 여건과 시장 상황 등에 따라 대체투자 비중이 미달하고 수익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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