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
여시재·매경, 미래산업 토론회
맞춤형 식단 등 食문화 변화로
유전체 활용한 품종 개발 활발
글로벌 종자시장 80조로 `쑥쑥`
한국은 5400억으로 걸음마수준
美몬산토는 年2조씩 R&D 투자
한국도 투자 시스템 구축 시급
지난 28일 연세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그린바이오 산업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윤종록 가천대 석좌교수(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임용표 충남대 원예학과 교수, 김윤식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 조승목 부경대 식품공학과 교수. [김호영 기자]
"우리나라 종자산업이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동시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같은 미래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이 될 수 있도록 육성해야 한다."
지난 28일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매일경제신문과 재단법인 여시재, 연세대 미래도시와사회연구원 등이 공동 주최한 `대전환의 시대, 산업의 방아쇠를 당기자` 제4차 토론회에서 임용표 충남대 원예학과 교수 겸 골드시드프로젝트(GSP) 채소종자산업단장은 "배추 종자는 한 알에 3~5원이지만 김치는 5000원에 달한다. 1000배 이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와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시장 개척과 종자 개발 연구 방향`을 주제로 발제한 임 교수는 "종자는 모든 농업의 반도체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농업 발전의 원동력으로, 한 나라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의 수단"이라며 "기능성 식품, 식물 유래 의약품 등 종자를 활용한 제품 응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최근 종자산업이 식품·제약산업 등과 융복합화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전 세계 종자 시장 규모는 700억달러(약 83조원)에 달하지만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종자 시장 규모는 5408억원에 불과하다. 종자업 등록업체는 1490개지만 10인 이상 업체는 31개에 그친다. 그러다 보니 국내 종자 시장은 일부 채소 작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외국 종사회사에 잠식돼 있는 게 현실이다.
임 교수는 구체적인 종자산업 육성 방안으로 △친인간 농업 △연구개발(R&D) 투자 △농업 생산 시스템 연계 비즈니스 등을 제시했다.
친인간 농업과 관련해 그는 "모든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에 맞는 개인 맞춤형 농업으로의 과감한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유전체 정보 기반으로 개인 건강과 체질 정보에 맞는 맞춤형 품종을 개발·재배해 식품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맞춤의학과 친인간 농업에 접목해 의약품이 아닌 식품으로 처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R&D 투자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종자 개발은 R&D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그러나 종자 연구는 장기 투자가 필요한 분야다 보니 국가나 기업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정부가 종자 자급화 수출을 위해 `2020 종자산업 육성 대책`을 추진하기 시작했고, 글로벌 종자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골든시드프로젝트`를 기획·추진하는 것은 시의적절하다"면서도 "하지만 글로벌 농기업인 몬산토는 2014년 기준 R&D 투자비용이 약 17억달러(약 2조원)로 한국 전체 농업 R&D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 유전체, 유전자편집기술 등 기초기술 기반 과제와 품종 육성, 종자 생산 등 산업화 과제를 상호 연계해 기초 연구가 산업화에 직접 활용될 수 있도록 체계화된 투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임 교수는 "종자기업, 농업협동기관, 작목반 등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생산·가공·유통의 일관된 공동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육종 전문 강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소기업형 육종회사 간 파트너십, 중대형 육종회사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수산식품과 해양바이오 육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해양바이오산업이란 바닷속 생물 고유 기능을 확대하거나 개량해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산업이다. 바다달팽이로 만든 진통제, 해조류로 만든 화장품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조승목 부경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해양자원 기능성소재(원료) 개발과 산업적 활용방안` 발표에서 "해양바이오 기능성소재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안전성 입증과 표준화가 필수인데 연구자나 기업으로서는 하기 힘든 일"이라며 "표준화와 안전성이 입증된 표준 기능성소재 분양을 담당할 은행을 설립하면 R&D 기간 단축, 상용화 가능성 증대를 통해 해양바이오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도 해양생물자원관(해양수산부)과 식물추출물은행(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이 있지만 대부분 육상식물 중심이고, 추출물의 산업적 의미와 활용 방안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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