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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일반인 배달 시장, 퇴근길 알바?우버이츠와 쿠팡이츠에 이어 배민커넥트까지 '크라우드소싱' - 파격적인 배달비로 일반 배달 파트너 모객 경쟁

Bonjour Kwon 2019. 7. 15. 06:18

- 우버이츠와 쿠팡이츠에 이어 배민커넥트까지 '크라우드소싱'
- 파격적인 배달비로 일반 배달 파트너 모객 경쟁 치열
- 점심과 저녁 주문 몰리는 시간 배달 과부하 줄일 수 있는 장점 있어

[글·사진=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원조 ‘우버이츠’, 로켓배송의 ‘쿠팡이츠’,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배민커넥트’가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 기반 근거리(2km 이내) 배달중개 서비스로 맞붙었다.

크라우드소싱이란 배달의민족이나 쿠팡 등 플랫폼사가 나눠주는 업무 일부를 일반인이 맡아 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이들 3개 업체는 이런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배달일을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나눠주고 있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하루 3~4시간 원하는 요일에 ‘쏠쏠한 아르바이트’가 가능하다. 배달 플랫폼은 배달이 몰리는 시간대(점심·저녁)에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왼쪽부터 숄더백, 헬멧, 배달가방. 배민커넥트 라이더들에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물품이다. 단 보증금 5만원을 내야한다. 숄더백에는 휴대용 충전기 등 개인용품을 넣을 수 있다. 스마트폰에 찍힌 행로대로 가다보면 픽업과 배달이 완료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3사 플랫폼은 ‘크라우드소싱’ 시장 선점을 위한 가격 경쟁에 들어갔다. 배민커넥트의 경우 2km 미만 배달만 수행하게 설정돼 있지만 배달비(라이더가 배달을 완료하고 받는 수입)는 전문 오토바이 기사들보다 높게 시작했다. 건당 4000원 고정이다. 전문기사들이 받는 배달료가 비슷한 거리에서 3000~3500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일반인들은 건당 500~1000원을 더 받을 수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더 많은 수익을 라이더들에게 안겨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서울 일부지역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는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놓고 있다. 건당 배달비를 7000원까지 올려놓은 상태. 가끔은 1만원까지 올리기도 한다. 실제 지난달 29일 특별 프로모션에서는 배달비를 건당 1만원까지 올리는 이벤트도 했다. 배달 업계에서는 모객을 위해 쿠팡이츠가 출혈적으로 배달비를 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라우드소싱의 원조격인 우버이츠도 시장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서비스 지역을 서울에서 인천까지 넓혔다. 쿠팡이츠와 배민커넥트가 서울 강남 일대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빠른 행보다. 우버이츠는 운행 수입 외 추가 인센티브를 배달 멤버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디자인=김다은 기자)

배달업계에서는 이들 플랫폼의 경쟁을 통해 일반 대중들도 배달 일에 친숙해질 수 있다고 여겼다. 배달 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의 확산이다. 다만 전문 오토바이 기사와 비교해 배달 속도와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배달대행업계 관계자는 “오토바이 전문기사들은 3~5건의 배달을 한꺼번에 수행할 수 있다”면서 “배달 효율성 면에서 (전문 배달기사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진단에도 배달 플랫폼이 크라우드소싱을 확장하는 이유는 폭증하는 배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점심과 저녁시간대에 음식 배달 주문이 몰리곤 한다. 전문 배달기사들만으로는 서비스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

한 예로, 배달대행업계 1위 바로고에 따르면 하루평균 배달 건수(바로고 접수 배달콜 수 기준)는 지난 5월 20만건을 돌파했다. 연초(1월 평균치)와 비교하면 70% 정도 늘었다. 이중 대부분은 점심과 저녁 시간에 몰려있다.

한편 이 같은 방식의 일자리에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는 전문가도 있다. 소비자 보호와 노동자 인권에 취약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크라우드소싱이라기보다는 초단기 아르바이트로 볼 수 있다”면서 “사회 취약계층이 이 일에 내몰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달 사고에 따른 안전문제 등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장치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