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양판점,대형슈퍼

원가구조 혁신’ 정용진이 띄운 초저가 승부수.이마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첫선.초대량 매입·해외구입처 발굴 ‘가격 경쟁력’ 통한 새 활로찾기

Bonjour Kwon 2019. 7. 31. 21:41
ㆍ이마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첫선…와인 등 8종 연중 40~60% 저렴
ㆍ초대량 매입·해외 구입처 발굴 ‘가격 경쟁력’ 통한 새 활로 찾기 나서




“고객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중간’은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월 2019년 신년사에서 ‘초저가’를 화두로 던지며 한 말이다. 갈수록 프리미엄 시장과 초저가 시장으로 양극화돼 갈 것으로 예상되는 유통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이마트가 할인점의 본질인 ‘가격’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마트는 1일부터 일부 제품군의 가격을 시중 가격의 40~60%선까지 낮춘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은 연중 상시 가격을 낮췄다는 점에서 기존에 이마트가 진행해온 단기 할인 행사 ‘국민가격’ 프로젝트와는 차이가 있다. 2019년 화두를 ‘가격’으로 내건 이마트는 연초부터 매달 1·3주마다 단기적으로 농축산품 등 일부 제품군의 단가를 40~50%선까지 낮추는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전복, 계란, 육류 등 인기 있는 상품들을 큰 폭으로 할인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할인 대상 품목도 기존 ‘국민가격’ 프로젝트에선 신선식품 및 농축산물이 주가 됐다면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은 공산품이 주를 이룬다. 대량 구매 및 재고 관리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번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의 대표 상품은 와인(750㎖·4900원), 식품건조기(3만9800원), 보디워시(900㎖·2900원), 워셔액(1.8ℓ·1350원), 반려견 패드(100장·6500원) 등 8종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약 6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해당 제품들의 가격을 시중 유사 상품 가격대보다 40~60%선까지 낮췄다.

이마트는 저렴한 가격의 비결로 우선 초대량 매입을 꼽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은 세일 기간 원가를 낮추기 위해 통상의 5~10배 수준 물량을 추가 매입하지만, 이번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위해 수십~수백배 물량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와인과 비누가 이와 같은 초대량 매입을 통해 원가를 낮춘 경우다. 이마트는 연 3만개 판매돼온 다이알 비누를 연간 50만개 물량을 구매함으로써 값을 기존의 35%까지 낮췄다.

이마트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시 초저가 상품을 1일부터 선보인다고 31일 밝혔다. 대량매입 등을 통한 원가 구조 혁신을 통해 유사한 품질의 상품과 비교해 40~6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1차로 선보이는 제품은 와인, 비누, 보디워시 등 8종이다. 이마트 제공

생산 과정 분석 및 신규 해외 소싱처 발굴을 통해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식품건조기 담당 바이어는 물품을 자체 생산하는 것보다 검증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원가 절감이 된다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유통 상품 대비 약 55% 저렴한 3만9800원에 상품을 마련했다. 통상 중국과 미국 기업에서 사들여온 피넛버터를 인도 시장에서 들여옴으로써 비용을 크게 절감하기도 했다.

이마트의 이번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이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2분기 실적 공시를 앞두고 있는 이마트는 분기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마트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9% 급감했다. 대형마트의 실적부진은 비단 이마트만이 아니고 대형마트 3사는 최근 수년간 장기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는 ‘스페셜(창고형할인점 점포)’과 ‘신선식품’ 등을 무기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을 연중 상시 유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마진’이 남아야 한다.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적정한 수준의 마진을 남기면서 지속가능한 할인이 가능하도록 체질을 바꿔가고 있다”며 “대형마트의 본질인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돌파구를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