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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국형 자원탐사선 .북극 바닷속 노다지…4D탐사로 캔다.전 세계 석유·천연가스 중 22% 매장된 `지구의 보고`

Bonjour Kwon 2019. 8. 11. 12:19

2019.08.09

 

금·납·다이아몬드도 풍부

 

반사파 수신기 매단 탐사선

해저에 인공지진파 일으켜

신호 분석해 지형·지층 파악

 

지질연, 2023년 `탐해3호` 도입

최대 6㎞ 깊이·48㎢ 영역 관측

시간대별 변화까지 입체 분석

韓 북극자원 탐사 `독립` 눈앞

 

◆ 2023년 한국형 자원탐사선 도입…북극해 미리 가보니 ◆

 

지구 최후의 노다지로 꼽히는 북극권 자원을 개발하고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북극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해저 심부 지층까지 3차원(3D)으로 꿰뚫어 볼 수 있는 다양한 해양 탐사 기술이 등장하면서 북극해 해저 자원 탐사도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천연가스 매장량의 22%에 달하는 자원이 북극권에 자리 잡고 있다. 금과 납, 구리, 은, 아연, 주석, 철, 다이아몬드 등 유용 광물 자원도 상당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각국이 앞다퉈 북극권 자원탐사를 위해 고성능 물리탐사선을 도입하고 있는 이유다. 한국은 2023년 극지에서도 운용 가능한 내빙(來氷)물리탐사선 '탐해 3호'를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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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현지시간) 오전 9시 북극 스발바르제도 스피츠베르겐섬 롱위에아르뷔엔 선착장. 북극해 출항을 1시간 앞둔 노르웨이 트롬쇠대학의 2052t급 내빙연구선 '헬머한센호' 선원들이 승선 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마티아스 포윅 트롬쇠대 지구과학과장(교수)은 "앞으로 일주일간 헬머한센호 연구진은 스피츠베르겐섬의 주요 피오르(빙하의 이동과 침식으로 형성된 협곡) 지역을 탐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헬머한센호는 1988년 건조된 어선을 연구용으로 개조한 내빙선으로 북극해에서 1년 내내 탐사활동에 투입되고 있다. 선장의 안내로 선박 안쪽 중앙부로 들어서자 벽면이 각종 모니터로 가득 찬 시스템 제어실이 나왔다. 헬머한센호의 시스템 엔지니어인 비외른 올센 트롬쇠대 선임엔지니어는 "제어실에서 항해를 위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해저 지형 영상은 물론 선박에 탑재되는 다양한 과학 장비로 얻는 데이터 신호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7일까지 이어진 이번 탐사에는 트롬쇠대 연구진뿐만 아니라 극지연구소 극지고환경연구부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해저연구본부, 고려대, 제주대, 포스텍 등에서 온 한국 연구자 10여 명도 참여했다. 연구진은 롱위에아르뷔엔에서 출발해 스피츠베르겐섬 중부의 이스 피오르와 노르드 피오르, 빌레 피오르, 반 미젠 피오르 등을 거쳐 7일 스피츠베르겐섬 최남단 서쪽의 혼순드 피오르까지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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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트롬쇠대의 내빙연구선 '헬머한센호' 안의 시스템 제어실에서 엔지니어가 북극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 일대에서 얻은 3차원(3D) 해저 다중빔 탐사 데이터를 보고 있다. [롱위에아르뷔엔 = 송경은 기자]

북극해를 항해하는 동안 연구진은 선상에서 해저 퇴적층을 시추하고 해저 지질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물리 탐사를 수행했다. 기후변화와 해양 단층, 대륙붕 석유·가스 자원 등 연구에 필요한 새로운 단서를 찾기 위해서다. 공기수 지질연 석유해저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피오르 일대를 항해하면서 3D 해저 탄성파 탐사를 통해 해양 단층과 해저 지질 관련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해저 탄성파 탐사는 에어건 등 음원 장치를 이용해 바다 밑에 인공 지진파를 일으켜 해저면 또는 지층 경계면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반사파 신호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해저 지형과 지층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음파는 매질에 따라 전파 속도가 바뀐다. 탄성파 탐사는 지층 형태와 성분, 밀도 등에 따라 반사파 각도와 주파수, 파장 등 특성이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해저 탄성파 탐사는 하이드로폰(수중청음기) 여러 개를 일정한 간격으로 줄에 엮은 '스트리머'를 배 뒤편 해수면 아래 5~10m 깊이에 띄워 해저에서 오는 반사파 신호를 수신한다. 6~8㎞ 길이의 스트리머 4~10개를 약 100m 간격으로 배열하는 것이 보통인데 심해나 암염, 현무암 하부 등 퇴적층 깊은 영역의 영상을 얻기 위해 스트리머 개수가 점점 더 많아지고 길이도 더 길어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소형 반사파 탐지기 여러 개를 직접 해저면에 설치해 해저 심부 지층까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다중 신호 탄성파 탐사 기술도 활용되고 있다. '해저면 케이블(OBC) 탐사' '해저면 노드(OBN) 탐사'가 대표적이다. 탐지기가 수중에 떠 있을 때보다 잡음 신호를 줄일 수 있고 종파인 P파와 횡파이자 변성파인 S파를 함께 탐지할 수 있어 P파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지하 석유·가스층 특성과 지층 공극을 채우고 있는 유체 성분, 균열의 공간상 분포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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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도입 예정인 국내 첫 내빙물리탐사선 '탐해 3호'의 운용 상상도. [사진 제공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2023년 도입 예정인 지질연의 5000t급 내빙물리탐사선 '탐해 3호'에도 OBN 방식의 다성분 해저 탄성파 장비가 탑재될 예정이다. 일반 탄성파 탐사용 스트리머 개수도 기존 '탐해 2호'는 2개였지만 탐해 3호는 8개로 늘렸다. 스트리머가 많을수록 더 촘촘하게 반사파를 감지할 수 있어 영상 해상도가 높아진다. 탐해 3호를 활용하면 선박 하부 48㎢ 영역을 최대 6㎞ 깊이의 심부 지층 구조까지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특히 내빙능력을 갖추고 있어 0.6~0.8m 두께 해빙에 부딪혀도 안전하게 운항이 가능해 향후에는 북극 등 극지 해역에서도 독자적인 해저 지질·자원 탐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탐해 3호가 큰 기대를 모으는 또 다른 이유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입체적인 지층 구조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4차원(4D) 탄성파 탐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강무희 지질연 석유해저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3차원에 시간 변수를 더한 4D 탐사는 탐해 3호에 처음 적용되는 기능"이라며 "시간에 따른 유체 변화를 감지해 빙하가 생겼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북극해 해저 지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다양한 자원을 탐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탐해 3호에는 다중 빔 탐사 장비도 탑재된다. 배가 전진하는 동안 음향 빔을 조밀하게 조사한 뒤 해저면에 반사돼 돌아오는 음파를 분석하는 장비로 배가 지나간 경로 아래의 해저면 지형을 입체 영상으로 만들어준다. 강 연구원은 "빙하 운동에 의한 해저 지형 변화를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저면에서 가스가 폭발하듯 새어나온 흔적을 찾아 가스전 유력 후보지를 파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1996년 건조된 2085t급 물리탐사선 탐해 2호는 그동안 주로 연안 대륙붕에서 탐사 활동을 벌여 왔지만 탐해 3호는 전 세계 모든 해역에서 운용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좋은 장비가 원활한 자원 탐사를 담보해 주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포윅 학과장은 "헬머한센호는 트롬쇠대에서 운영하지만 탐사에 나갈 때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연구자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며 "서로 다른 전문 분야의 연구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도 "다년간의 경험적 지식과 노하우가 탐사에 큰 영향을 준다"며 "극지에서의 연구가 대부분 개방적인 국제 프로젝트 형태로 추진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북극도 덥다 더워…빙하면적 관측 이래 최저

 

그린란드 평균기온 22도

하루 125억t씩 녹아내려

 

프랑스 파리의 기온이 섭씨 42.6도를 찍어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올여름 폭염이 유럽을 강타한 가운데 가파른 기후변화 여파로 북극 얼음도 유례없는 속도로 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덴마크 기상당국은 지난 1일 북극 덴마크령 그린란드에서만 하루 동안 총 125억t의 빙하가 녹아내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지역 빙하를 관측하기 시작한 1950년 이래 24시간 내에 가장 많은 양의 얼음이 녹은 것이다. 이날 그린란드 평균 기온은 섭씨 22도를 기록했고, 그린란드 전체 빙하 면적의 약 60%가 녹는점에 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기상협회(WWA)는 기후변화로 인해 올여름과 같은 열파가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극해 해빙(海氷) 역시 가파르게 녹고 있다. 미국 국립설빙데이터센터(NSIDC)는 올해 7월 북극해 해빙 면적이 759만㎢에 달해 동월 기준 관측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빙 면적이 기존 최저 기록인 2012년 7월보다 8만㎢ 적고, 1981~2010년 평균과 비교하면 188만㎢가 줄어든 셈이다. 실제로 올 7월은 전 세계 관측 사상 '가장 뜨거운 달'로 기록됐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프로그램은 "전 세계 월평균 기온은 1981~2010년 평균보다 0.56도 높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가장 강력한 엘니뇨 현상이 발생했던 2016년 7월보다도 0.04도 높은 수치다.

 

지난달 28일 기자가 찾은 북위 78도에 위치한 북극 스발바르제도의 스피츠베르겐섬 롱위에아르뷔엔 역시 일주일 내내 영상 10도를 웃돌았다. 노르웨이 기상학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7월 롱위에아르뷔엔의 월평균 기온은 8.4도로 평년 수준(5.9도)을 크게 넘어섰다. 1989년 7월의 월평균 기온은 5.3도였지만 1999년 6.3도, 2009년 7.7도 등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2017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금과 같은 기후변화 추세라면 2025년에는 스발바르제도의 가장 큰 섬인 스피츠베르겐섬 중앙부 6.8㎞ 구간의 빙하가 전부 녹아 섬이 2개로 나뉠 것으로 전망된다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 경우 스발바르제도를 이루는 섬은 기존 5개에서 6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2016년 여름 혼순드 피오르에서 다중빔 탐사를 통해 해저 지형을 관측하고 이를 인공위성으로 관측한 빙하의 경계선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강무희 지질연 책임연구원은 "빙하가 녹을 때는 육지 위쪽에서부터 크고 작은 암석들을 긁어 끌고 내려오는데 이때 해안가에서 바다와 만나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 얼음 안에 있던 암석들과 흙이 한꺼번에 쏟아져 수m 이상 높이의 더미를 이룬다"며 "이런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지형이 빙하의 끝자락, 즉 경계선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해저 지형을 관찰하면 위성 관측 이전의 빙하 경계선과 이동 패턴까지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용어설명

 

▷ 4D 탄성파 탐사 : 3차원(3D) 입체탐사에 시간 변수를 더한 것. 3D 탐사를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 수행해 같은 지역의 시간 흐름에 따른 해저 지층 변화 모니터링 가능. 지하에 매장돼 있는 석유·가스 등 유체 변화를 포착하는 등 에너지자원 탐사에 유용. 해저 단층의 지진위험 예측도 가능.

 

[스피츠베르겐 =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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