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고 소송등

라임운용, 6200억 CB BW 등투자 펀드 환매 중단…리스크 큰 `코스닥CB.BW`쓸어담아 주가급락에 현금화 막혀 터질것이 터졌다.

Bonjour Kwon 2019. 10. 9. 08:58

 

2019.10.09

헤지펀드 1위 라임운용, 6200억 펀드 환매중단

 

만기도래시점 상환연기 아닌

불붙은 환매요청에 `중단` 대응

라임 "신속한 자산회수 노력"

일각선 원금손실 우려 목소리

판매사 30곳·총 설정액 5조

사모펀드업계 불안감 확산

 

설정액이 수천억 원대로 추정되는 라임자산운용 `플루토 FI D-1호` 펀드의 기초 투자자산은 대부분 발행회사와 인수계약을 직접 체결하여 편입한 사모 금융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성으로 인해 장내 매각 등을 통한 일반적인 자산 유동화가 용이하지 않고, 무리한 자산 매각을 하게 되면 금전적 손실이 크게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CB는 발행 조건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만기가 3년이고 라임자산운용의 메자닌 펀드 대부분은 2017~2018년에 설정된 것이 많다. 만기까지 가서 원금을 상환받아 환매를 한다면 내년 이후에야 가능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테티스 2호`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CB나 BW는 대부분 코스닥 기업이 발행한 것들인데, 대개 1년 또는 1년6개월 이후 전환 가격 대비 주가가 상승했을 때 주식 전환 후 매도가 가능하며 주가가 떨어졌을 땐 기다리거나 상환 청구를 통해 원리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운용사 측은 "7월 이후 코스닥 시장의 전반적인 약세와 관련 기업 주가 하락으로 인해 전환을 통한 현금화가 어려워졌다"며 "환매 대응을 위한 자산 매각 과정에서 오히려 자산의 무리한 저가 매각 등으로 펀드의 투자 수익률이 떨어져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운용사는 특히 "환매 중단은 누구는 환매해주고 누구는 해주지 않아 수익자 형평성을 위배할 가능성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펀드 가입자 보호를 위해서는 관련 펀드들의 환매를 중단하고 편입 자산의 안전한 회수가 제일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합리적인 가격 범위 내에서 자산들을 최대한 신속히 회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의 테티스 2호 펀드는 편입한 기업의 주가가 상승할 때는 CB 가치가 상승하면서 펀드 수익률이 높아지고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리픽싱으로 통해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펀드다. 그러나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막상 현금화를 하려고 하면 주가도 떨어지고 신용도도 낮은 CB를 굳이 매수하려 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테티스 2호 펀드가 편입한 CB 중 하나인 모바일 게임사 썸에이지는 작년 초 코스닥벤처펀드 붐에 힘입어 이자율 0%짜리 CB를 발행했고 주가도 5000원을 넘봤으나 최근엔 주가가 540원으로 떨어졌다. 수차례 전환 가격을 하향 조정해도 주식 전환이 불가능할 정도로 주가가 떨어지면 CB의 시장가치도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된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은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라임 Top2 밸런스 6M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3개 펀드에 274억원 규모 상환금 지급 연기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라임자산운용 측은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1200억원 규모 펀드들은 환매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메자닌이 디폴트가 나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지금처럼 코스닥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는 환매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대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은 조기 상환, 만기 상환, 자산 처분이 있는데 최근 코스닥 기업들도 자금난을 겪고 있어 조기 상환은 어려워 만기 상환까지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높다. CB를 팔아 자산 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야 가능하다. 주가가 전환 가격보다 높아야 CB를 주식으로 전환해서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이 지난번 상환금 지급 연기에 이어 펀드 환매 중단에 나서자 펀드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사모펀드를 둘러싼 시장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판매사는 은행과 증권사 등 30개다. 펀드 설정 금액은 약 5조원이다. 올 7월만 하더라도 라임자산운용 순자산은 6조원을 돌파했으나 펀드 환매로 인해 설정 금액이 크게 줄었다.

 

펀드 판매사들도 펀드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해당 펀드를 판매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운용사가 일으킨 문제이기 때문에 판매사로서는 따로 대처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운용사와 고객 간에 긴밀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중간에서 역할을 다해 고객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가 단순히 환매를 미루는 데 그치지 않고 원금 손실이 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임의 펀드들이 편입한 메자닌 발행 기업들이 신용도나 채권 유동성 면에서 다른 사모펀드보다 리스크가 높은 측면이 있는 만큼 만기가 돌아오더라도 신속한 원금 상환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환매 중단 사태가 라임자산운용을 넘어 사모펀드 업계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현금화가 쉽지 않은 메자닌으로 자금을 끌어모은 펀드가 라임자산운용 말고도 꽤 많다"며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일제히 환매 요구에 나설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김제림 기자 / 정슬기 기자 / 유준호 기자]

[ㅡㅡㅡ

 

터질게 터졌다"...시장 급성장에 부실 CB·BW까지 쓸어 담아

 

기사입력2019.10.09.

['라임쇼크' 사모펀드 초긴장] <상> 메자닌펀드의 역습

라임 年1조 넘는 자금유입으로 덩치 커지자 무차별 편입

코스닥 출렁이자 주가 하락에 민감한 사채 시장 직격탄

사모펀드 수익·성장에만 집중...준법감시 소홀해 禍 자초

투자자 조기상환 풋옵션 행사 가능성에 시장 혼란 우려

원본보기

 

[서울경제] 전환사채(CB) 편법거래 및 수익률 돌려막기 등의 의혹에서 비롯된 이른바 ‘라임 사태’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 라임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커지자 최근 일주일 사이 운용자산이 2,000억원가량 빠져나갔고 라임의 펀드들이 투자한 자산들의 유동화가 쉽지 않자 급기야 라임은 투자자들이 환매를 하지 못하도록 조치까지 내렸다. 투자자들은 환매 중단 조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원금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사모펀드 업계가 수익과 성장에만 집중하고 내부 준법감시에는 무감각해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9일 금융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2012년 투자자문사로 업계에 발을 내디딘 라임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시점은 2015년 전문 사모 운용사로 전환하면서부터다. 라임은 헤지펀드와 대체투자펀드를 통해 고수익을 기록했고 프라이빗뱅킹(PB)과 고액 자산가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덩치를 빠르게 키워나갔다. 또 국내 증권사의 투자금융(IB) 네트워크를 통해 양질의 딜에 참여하기도 했다. 라임은 금호터미널의 금호고속 인수 금융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설정해 시장을 놀라게 했으며 해당 펀드는 1년 반 만에 11.9%의 우수한 수익률로 청산됐다. 이런 성과에 라임은 사모 운용사 설립 1년 만에 운용자산이 1조5,0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7월 라임의 운용자산은 6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자금 유입세가 가팔라지면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2~3년간 매년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쏠리자 비교적 부실한 자산까지 펀드에 담긴 것이다. 그런 가운데 집중 분야의 하나였던 메자닌에서 잡음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메자닌은 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띠는 투자 상품을 말한다. 투자 열풍이 불면서 코스닥 기업이 발행한 CB 등을 쓸어 담았는데, 당시 기업들은 표면이자율 0%로도 사채를 찍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스닥 시장이 출렁이자 주가 하락에 따른 리스크가 큰 사채에서 문제가 생겼다. 미공개 정보 활용 의혹이 불거지자 주 판매처였던 우리은행과 대신증권은 판매를 중단했다.

 

이번에 환매가 중단된 2개 펀드 역시 궤를 같이한다. ‘플루토 FI D-1호’는 사모채권을, ‘테티스 2호’는 CB와 BW를 편입하는 펀드다. 특히 테티스 2호가 담고 있는 CB·BW는 대부분 코스닥 기업이 발행한 것들로, 대개 1년에서 1년6개월 후 전환가격 대비 주가가 상승했을 때 주식 전환 후 매도가 가능하다. 7월 이후 코스닥 시장이 약세로 돌아서자 사채를 발행한 기업들 역시 주가가 빠지면서 상환이 어려워졌다. 라임운용은 현시점에서 회수에 돌입할 경우 펀드 수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환매를 중지했다. 이들 2개의 모펀드 규모는 약 1조1,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환매 중단 대상 펀드의 설정액은 약 6,200억원이다. 라임운용의 한 고위관계자는 “7월 이후 코스닥 시장의 전반적인 약세와 관련 기업의 주가 하락으로 인해 전환을 통한 현금화가 어려워졌다”며 “자산을 무리하게 저가로 매각해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라임뿐 아니라 다수의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준법감시 기능과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부실채권 등을 문제의식 없이 담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준법감시는 펀드매니저가 편법 또는 위법적인 수단으로 고객 자산을 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핵심 장치로 언급된다.

 

투자자들은 특히 이번 환매 중단 조치가 내려진 펀드들의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라임 관계자는 “투자자산 매각 및 유동화 등을 진행해 최대한 손실이 없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운용사의 의지와 달리 투자자들은 자신의 자금을 정확히 언제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관측이 많다. 투자자들이 좌불안석이라는 설명이 나오는 이유다. 최악의 경우 CB를 발행한 회사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거나 재무상황 악화를 겪게 될 경우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라임 사태’가 확산하자 은행을 비롯한 판매사들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독일 국채금리와 연계된 파생결합상품의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사모펀드의 원금이 손실 날 경우 금융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라임운용 펀드를 판매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라임이 운용하는 펀드를 판매한 곳이 30곳에 이른다”며 “최근 은행권의 대규모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고객들의 우려가 심하다는 점에서 DLF와 달리 금리 등과 연동되는 상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일각에서는 이번 일로 대규모 ‘펀드런’ 사태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금화가 쉽지 않은 메자닌으로 자금을 끌어모은 운용사들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이 일제히 환매 요구에 나설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지는 못한다는 분석이다.

/이완기·김기정기자 kingear@sedaily.com

 

[서울경제 바로가기]

ㅡㅡㅡ

금감원, 라임운용 환매중단 사태 전격 조사 착수

최초입력 2019.10.09 17:53:48 최종수정 2019.10.09 19:45:04

 

페이스북 트위터

"경영 실패로 심각한 사안"

6200억 펀드 인출 중단

 

◆ 라임 환매중단 사태 ◆

 

금융감독원이 대량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펀드 가입고객에게 제때 수익금을 주지 못하는 신뢰를 저버린 부분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채권 편법거래 의혹으로 지난 8월 말부터 금감원의 현장조사를 받아왔으며, 대규모 펀드환매 중단 사태로 추가 현장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9일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에 `펀드환매이행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6200억원대 펀드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1일 200억원대 3개 사모펀드에 대한 환매 연기 사태가 발생했고, 8일에는 6200억원대 대규모 사태로 커지면서 라임자산운용에 추가자료를 요청했다"며 "고객의 펀드환매 시점이 자유로운 개방형 펀드가 아닌 자금지급 시점이 특정된 폐쇄형 펀드에서 문제가 생긴 만큼 라임자산운용의 경영·자금관리 실패라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개방형 펀드는 고객 선택에 따라 언제든 중도환매가 가능한 상품으로 일시적으로 환매요청이 몰리면 유동성의 단기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폐쇄형 펀드는 중도환매가 불가능한 상품으로 만기 시에만 수익금을 지급하는 경우다. 전날 6200억원대 환매중단 사태 상품 중 개방형 펀드는 4400억원, 폐쇄형 펀드는 18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펀드환매 시점이 지연되고 있지만 해당 펀드에 대량손실이나 부도 등의 이벤트가 생긴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금감원과 함께 사태를 살펴본 뒤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1일 1차 환매연기 사태 당시 받았던 라임 측의 환매이행계획서가 부실해 계획서를 다시 요청하고, 필요시 현재 진행 중인 채권편법거래 의혹에 대한 현장조사를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라임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내 자산별로 상환 스케줄을 정리해 환매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금감원에 꾸준히 펀드 유동성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며 "메자닌 기업 주가가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고객 수익 보호를 위해선 잠시 환매를 중단하는 게 낫다고 금감원과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앞서 라임 측은 상장회사 전환사채(CB)를 비상장회사와 편법으로 거래해 펀드 수익률을 관리해 왔다는 의혹을 받았다.

 

ㅡㅡㅡㅡ

라임운용, 리스크 큰 `코스닥CB` 편입…주가 급락에 현금화 막혀

최초입력 2019.10.09 17:50:32 최종수정 2019.10.09 23:30:42

 

페이스북 트위터

담보 있다지만 신용도 낮아

펀드 만기와도 상환 힘들수도

라임 "원금 최대한 지킬것"

 

다른 라임펀드도 구조 비슷

환매중단상품 확산될 수도

 

◆ 라임 환매중단 사태 / 펀드 어떻게 운용했길래 ◆

 

 

금융당국이 라임자산운용에 대해 추가 환매이행계획서를 요청하면서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조속한 환매 가능성과 함께 추가 환매 중단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대량 환매 중단을 촉발한 모펀드가 메자닌 자산을 주로 담는 펀드인 점에서 이른 시일 내 유동화를 통한 환매가 재개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환매 중단이 결정된 테티스 펀드에 들어 있는 메자닌 자산은 그동안 라임자산운용 성장의 일등 공신이었지만 이번에 유동성 문제를 촉발하는 부메랑이 됐다. 메자닌은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의미하는 것으로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채권을 뜻한다. 평상시에는 채권이지만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 초과 수익을 누릴 수 있다.

 

 

 

만약 주가가 하락하면 리픽싱(전환 가격 재조정)을 통해 이익을 얻는다. 가령 전환 가격이 5000원인데 주가가 5000원에서 4000원으로 하락하면 전환 가격을 3500원으로 낮춰 초과 이익 1500원을 얻을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주식보다 안전하고 채권보다 수익성이 높은 자산으로 평가받아 왔다. 라임자산운용은 2016년 새턴 1호 펀드를 출시하면서 메자닌 펀드 사이즈를 키워 왔다.

 

메자닌은 작년 초 코스닥벤처 펀드 설립으로 몸값이 크게 오르며 `쏠림 현상`을 낳았다. 코스닥벤처 펀드는 의무적으로 코스닥벤처 기업 메자닌을 담게 했는데 코스닥벤처 펀드 규모가 3조원에 육박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비싼 값에 메자닌을 사들였다. 일부 CB는 제로 쿠폰으로 발행되기도 했는데 이는 이자는 받지 않아도 주식 전환에 대한 기대만으로 CB를 매입하려는 수요가 있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라임자산운용 메자닌 펀드 역시 지난해 연 10%에 가까운 수익을 내며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시장에서 호평받았다.

 

그러나 이렇게 비싼 값에 발행한 CB는 코스닥 시장이 침체하면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주식으로 전환할 실익이 없는 제로쿠폰 CB는 무수익 자산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편입한 CB의 발행 기업이 디폴트가 날 가능성이 적고 라임자산운용이 메자닌을 매입하면 충분한 담보를 잡았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적지만 만기를 기다려 현금을 얻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원래 예정된 자금 조달 계획은 있었으나 메자닌 유동화가 어려워진 데다 환매 요구까지 나오자 라임자산운용은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라임자산운용은 메자닌 자산을 헐값으로 처분해 환매 대금을 마련하기보다는 만기 상환까지 기다리더라도 원금 손실은 막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8일 환매 중단을 선언한 라임의 테티스나 플루토 펀드뿐만 아니라 새턴 등 대표 펀드도 대부분 메자닌 자산을 편입하고 있어 환매 중단 펀드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서비스본부장은 "앞으로 라임 펀드 환매 중단 규모가 어느 정도까지 나올지, 언제쯤 환매가 가능할지 당장 전망이 힘들다는 게 문제"라며 "특히 메자닌은 적정 시장 가격이 나오기 힘든 자산이라 원금 보전 가능성과는 별개로 현금화는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투협 관계자는 "공모 펀드는 유동성 규제도 있고 환매 중단을 위해 수익자 총회도 열어야 하는 절차가 있지만 규제가 덜한 사모펀드는 이처럼 환매가 연기되거나 중단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일단 라임자산운용은 이번주 안으로 고객에게 환매 일정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라임자산운용 관계자는 "일부 CB에 대해서는 풋옵션을 행사해 조기 상환에 들어갔고 만기 상환이 다가오는 CB도 있어 가능한 한 부분적으로 환매할 수 있는 일정이라도 알릴 예정"이라며 "이번에 환매 중단이란 조치를 내린 것은 고객 자산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이번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사모펀드 투자를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사모펀드 중에서는 라임펀드와 같이 메자닌 및 사모채권을 편입한 펀드가 많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사모펀드 전체에서 주식·채권과 같은 전통자산 비율은 32.9%에 불과하고 메자닌 등 특별자산이 21.3%를 차지할 정도로 메자닌을 담은 사모펀드가 많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라임자산운용은 자산운용 규모가 한때 6조원까지 갔으니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고객이라면 하나씩은 다 들고 있었던 셈"이라며 "라임자산운용의 메자닌 펀드에 담긴 자산이 일반적 사모자산 운용사 펀드의 메자닌보다 리스크가 높다는 특수성이 있는데도 지금은 메자닌 펀드를 다 위험 상품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 강북 지역 PB는 "라임 사태와 독일 금리 파생결합증권(DLS) 등으로 위험 자산에 대한 고객의 불안감이 상당하다"며 "과거에 메자닌이나 부동산 펀드는 중위험으로 평가받곤 했지만 이젠 수익률을 낮추더라도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 매일경제 &

 

라임운용, 리스크 큰 `코스닥CB` 편입…주가 급락에 현금화 막혀

최초입력 2019.10.09

 

담보 있다지만 신용도 낮아

펀드 만기와도 상환 힘들수도

라임 "원금 최대한 지킬것"

 

다른 라임펀드도 구조 비슷

환매중단상품 확산될 수도

 

◆ 라임 환매중단 사태 / 펀드 어떻게 운용했길래 ◆

 

 

금융당국이 라임자산운용에 대해 추가 환매이행계획서를 요청하면서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조속한 환매 가능성과 함께 추가 환매 중단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대량 환매 중단을 촉발한 모펀드가 메자닌 자산을 주로 담는 펀드인 점에서 이른 시일 내 유동화를 통한 환매가 재개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환매 중단이 결정된 테티스 펀드에 들어 있는 메자닌 자산은 그동안 라임자산운용 성장의 일등 공신이었지만 이번에 유동성 문제를 촉발하는 부메랑이 됐다. 메자닌은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의미하는 것으로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채권을 뜻한다. 평상시에는 채권이지만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 초과 수익을 누릴 수 있다.

 

 

 

만약 주가가 하락하면 리픽싱(전환 가격 재조정)을 통해 이익을 얻는다. 가령 전환 가격이 5000원인데 주가가 5000원에서 4000원으로 하락하면 전환 가격을 3500원으로 낮춰 초과 이익 1500원을 얻을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주식보다 안전하고 채권보다 수익성이 높은 자산으로 평가받아 왔다. 라임자산운용은 2016년 새턴 1호 펀드를 출시하면서 메자닌 펀드 사이즈를 키워 왔다.

 

메자닌은 작년 초 코스닥벤처 펀드 설립으로 몸값이 크게 오르며 `쏠림 현상`을 낳았다. 코스닥벤처 펀드는 의무적으로 코스닥벤처 기업 메자닌을 담게 했는데 코스닥벤처 펀드 규모가 3조원에 육박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비싼 값에 메자닌을 사들였다. 일부 CB는 제로 쿠폰으로 발행되기도 했는데 이는 이자는 받지 않아도 주식 전환에 대한 기대만으로 CB를 매입하려는 수요가 있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라임자산운용 메자닌 펀드 역시 지난해 연 10%에 가까운 수익을 내며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시장에서 호평받았다.

 

그러나 이렇게 비싼 값에 발행한 CB는 코스닥 시장이 침체하면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주식으로 전환할 실익이 없는 제로쿠폰 CB는 무수익 자산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편입한 CB의 발행 기업이 디폴트가 날 가능성이 적고 라임자산운용이 메자닌을 매입하면 충분한 담보를 잡았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적지만 만기를 기다려 현금을 얻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원래 예정된 자금 조달 계획은 있었으나 메자닌 유동화가 어려워진 데다 환매 요구까지 나오자 라임자산운용은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라임자산운용은 메자닌 자산을 헐값으로 처분해 환매 대금을 마련하기보다는 만기 상환까지 기다리더라도 원금 손실은 막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8일 환매 중단을 선언한 라임의 테티스나 플루토 펀드뿐만 아니라 새턴 등 대표 펀드도 대부분 메자닌 자산을 편입하고 있어 환매 중단 펀드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서비스본부장은 "앞으로 라임 펀드 환매 중단 규모가 어느 정도까지 나올지, 언제쯤 환매가 가능할지 당장 전망이 힘들다는 게 문제"라며 "특히 메자닌은 적정 시장 가격이 나오기 힘든 자산이라 원금 보전 가능성과는 별개로 현금화는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투협 관계자는 "공모 펀드는 유동성 규제도 있고 환매 중단을 위해 수익자 총회도 열어야 하는 절차가 있지만 규제가 덜한 사모펀드는 이처럼 환매가 연기되거나 중단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일단 라임자산운용은 이번주 안으로 고객에게 환매 일정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라임자산운용 관계자는 "일부 CB에 대해서는 풋옵션을 행사해 조기 상환에 들어갔고 만기 상환이 다가오는 CB도 있어 가능한 한 부분적으로 환매할 수 있는 일정이라도 알릴 예정"이라며 "이번에 환매 중단이란 조치를 내린 것은 고객 자산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이번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사모펀드 투자를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사모펀드 중에서는 라임펀드와 같이 메자닌 및 사모채권을 편입한 펀드가 많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사모펀드 전체에서 주식·채권과 같은 전통자산 비율은 32.9%에 불과하고 메자닌 등 특별자산이 21.3%를 차지할 정도로 메자닌을 담은 사모펀드가 많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라임자산운용은 자산운용 규모가 한때 6조원까지 갔으니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고객이라면 하나씩은 다 들고 있었던 셈"이라며 "라임자산운용의 메자닌 펀드에 담긴 자산이 일반적 사모자산 운용사 펀드의 메자닌보다 리스크가 높다는 특수성이 있는데도 지금은 메자닌 펀드를 다 위험 상품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 강북 지역 PB는 "라임 사태와 독일 금리 파생결합증권(DLS) 등으로 위험 자산에 대한 고객의 불안감이 상당하다"며 "과거에 메자닌이나 부동산 펀드는 중위험으로 평가받곤 했지만 이젠 수익률을 낮추더라도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