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길 기자
입력 2020-01-01 18:09
서울 '노·도·강' 재건축 연한 단지 많아 장기적인 투자가치 높아
총선·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혜택 끝나는 2분기가 집값 분수령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금리인하·총선 영향 강보합세 여전할 듯"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급등 현상 조정되나 상승 압력요인 남아"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
"무리하게 구입하면 리스크로 돌아올것"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
"매도물량 늘어나면 집값조정 여지 있어"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자년(庚子年) 새해에는 9억원 이하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서울 집값이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서울 집값도 9억 이하 아파트들이 밀집한 강북의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 지역이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정부가 작년 말 세제, 대출, 청약을 총망라해 내놓은 12·16 대책의 효과가 올해 본격화하는 가운데 서울 집값 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엇갈린 견해를 내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해 서울 집값은 강보합세가 예상된다"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 총선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다만 올해까지 서울 아파트값이 오르면 7년째 장기 상승세라 피로감이 크므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작년 하반기의 집값 급등 현상은 조정되나 만성적인 서울 진입 희망 대기수요와 누적된 공급 부족 심리, 학군 수요 집중, 유동성 등 잠재된 가격 상승 압력 요인으로 강보합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서울 전·월세 가격이 불안한 가운데,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시가 9억원 이하 주택들의 경우 실수요층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 본부장은 이어 "주요지역들은 장기적으로는 집값 하향 조정도 예상된다"며 "강남권을 비롯한 주요 지역의 9억원 초과 주택들의 거래가 점차 줄고 보유세 부담을 느끼는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던져 놓으면서, 시세를 리딩하는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하향 조정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가 중소형 주택들이 많은 강북권이나 강서, 구로, 금천 등의 경우 실수요자들이 많은 만큼 조정받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 지역과 실수요 중심 지역간 온도차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서울 집값은 강남보다 강북이 리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은 대출 규제로 매매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에 주택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이 많은 강북으로 이동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노원구와 도봉구, 구로구, 강서구 등이 올해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할 지역"이라며 "교통 여건이 좋으면서 서울에서 그나마 가격이 저렴한 반면, 재건축 연한에 있는 단지가 많은 만큼 장기적인 투자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올해 집값 분수령은 2분기로 꼽았다. 박원갑 위원은 "총선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한시적 혜택 마감이 겹친 4∼6월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경희 연구원은 "내년 6월 말까지 장기보유 다주택자에 한해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가 배제되고,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보유세 상승 이슈가 있기 때문에 보유세 기준일인 6월 1일 전 집을 팔려는 움직임이 일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 규제로 수요가 억제된 상황에서 매도 물량이 늘어난다면 집값이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 집 마련은 신중할 것을 조언했다.
장재현 본부장은 "보유세 규제뿐만 아니라 9억원 초과되는 주택들의 대출도 강력하게 적용되는 만큼 무리하게 집을 구입하는 방법은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며 "서울에서는 9억원 이하 주택,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 3기 신도시, 신혼부부희망타운 등 본인의 자금 여력 내에서 청약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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